주말마다 가는 시골집 정원이 기다려진다. 봄부터 꾸준히 피던 장미들을 가지치기를 해주자 또다시 조금씩 피어난다. 맨드라미와 비슷한 여우꼬리가 눈에 들어왔고 토풀, 과꽃이 가을 꽃꽂이에 재미를 준다. 정원일을 하다 보면 지금의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얼마를 버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가 중요하지 않다.
꽃이 시들면 새로운 꽃을 위해 가지를 쳐준다. 이 꽃 저 꽃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컸는지 확인하고 그래도 할 게 없으면 일주일 동안 먹을 허브를 수확한다. 그리고 흔들의자에 앉아 따듯한 햇빛을 받으며 잠을 잔다. 백수라 할 수 있는 프리랜서의 1인분을 어디서 채워야 하는지 고민했던 주중의 피로가 사라진다.
정원에는 돈을 벌지 않는 사마귀가 있고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는 청개구리가 있다. 다양한 생물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비틀어지고 사냥을 하지 않으면 배고파 죽는다는 사실만 안 채 보이지 않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에 있다. 나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