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엔드' 감상평
정말 이상한 영화다. 누구나 겪었을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인데 슬프게도 우리에겐 특별한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땅이 흔들리는지 아닌지 전등을 보고 판단한다. 전등은 지진에도 흔들릴 수 있고 내 머리에 부딪혀 흔들릴 수도 있는 거다. 네 머리에 부딪혔는지 내 머리에 부딪혔는지 다른 사람머리에 부딪혔는지는 아 무 것 도 상관없다.
지진을 그저 가만히 지켜보다가 일상으로 넘어가는 장면도, 각자의 책상으로 숨어 들어가는 장면도 모두 코우와 유타의 관계였나 싶다. 그렇지만 우리가 흔들리는 땅을 멈출 수는 없다. 그냥 같은 책상 아래 숨었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그래도 흔들리는 전등정도는 멈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왜 영원히 달라졌고. 왜 우리는 달라졌어도 예전처럼 즐거울 수 없는 거고. 왜 달라져도 영원할 수 없는 거고. 왜 우리는 같이 예전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예전 같은 관계는 될 수 없는 거야
결국 코우와 유타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는데 말이다. 참 많은 우리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도 언젠가 다른 길로 걸어갈 거다. 그래도 그 길이 같은 방향이라는 건 알고 있어
근데
다른 방향으로 가도 괜찮아
그냥 같은 땅 위에서 흔들리며 살자 그럼 된 거야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해피엔드를 끝내고 나왔을까 싶어서 심란했다. 살다 보면 언젠가 정말 사랑하고 소중했던 친구를 마음속에서 놓아주어야 할 때가 온다.
그래도 또 보자
우리의 행복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