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의 만남
어느 날 우연히 책 한 권을 펼치면서 내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책을 사랑하게 되었고, 더 많이, 더 깊이 읽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이 열망은 나를 수많은 서점과 도서관으로 이끌었고, 다양한 독서법 강의를 찾아다니게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나는 독서법 강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이 오십은 얼마나 위대한가』를 읽으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독서의 본질은 '어떻게' 읽는가보다 '왜' 읽는가에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기술적인 방법보다 독서의 목적과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나에게 일깨워주었다. 나는 그때부터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두 가지 핵심 이유를 발견했다. 첫째, 책을 읽고 삶에 적용하기 위함이고, 둘째, 책을 읽고 그 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반쪽짜리 독서다. 진정한 독서는 책의 내용을 내 삶에 녹여내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반드시 하나라도 내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좋은 문구를 발견하면 따로 적어두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적용점을 찾았다. 이렇게 책의 가르침을 하나씩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예를 들어, 『마음의 평정』이란 책에서 배운 '하루 5분 명상법'을 실천했을 때, 평소 쉽게 흥분하던 내 성격이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도 이 변화를 알아차렸고, 관계가 개선되었다. 또한 『습관의 힘』에서 배운 '작은 시작' 원칙을 적용해 매일 10분씩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저술 활동으로 이어졌다.
책과 가까이 했을 때 나의 삶은 풍요로워졌고, 책과 멀어졌을 때 삶은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졌다. 특히 삶이 힘들 때 책을 멀리하는 악순환에 빠지곤 했다. 가장 필요할 때 독서를 외면하고, 어두운 방 안에서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순간일수록 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은대 작가의 책들은 그런 암흑기에 나에게 빛을 비춰주었다. 그의 따뜻한 위로와 실질적인 조언은 내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었다. 그래서 나는 동기부여가 되는 책, 삶의 변화를 이끄는 책에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책에서 얻은 지혜는 나누어질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나는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두 가지 방식으로 전한다.
하나는 말로, 다른 하나는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내게는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책에서 배운 내용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내 생각이 정리되고, 책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매주 무료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을 모집하고, 강의장을 대관하고, 회비를 관리하고, 매달 저자를 초청하는 과정은 많은 에너지와 헌신을 요구한다.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독서모임을 통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취업 준비생이 자신감을 되찾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했다는 소식, 우울증을 앓던 참가자가 다시 웃음을 찾았다는 메시지, 부부관계가 개선되었다는 감사 인사. 이런 순간들이 내가 이 활동을 계속하는 원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읽기만 하는 독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좋은 문장을 블로그에 옮겨 적는 습관을 들였다. 여기에 나만의 생각과 경험을 더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 속 좋은 문장은 마중물이 되어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생각과 경험을 끌어내주었고, 백지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었다.
개인 저서 2권과 공저 5권을 출간했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고 때로는 어색하게 느껴진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사라지지만, 글은 오래 남아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조금씩 독서하고 글을 쓰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들에서 나를 붙잡아 준 것은 다름 아닌 독서와 글쓰기였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읽으며 자신의 문제를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식탁 위에 놓인 일기장에 내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삶이 바빠지고 피곤할 때면 여전히 책에서 멀어지곤 한다. 망각하고, 나태해지고, 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책장을 펼치고, 펜을 들어 글을 쓴다. 책을 읽고, 적용하고, 나누는 이 여정은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다.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책 속에서 만난 수많은 지혜와 통찰은 내 삶을 풍요롭게 했고, 그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깊이 연결되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간다. 책을 통해 다른 이의 이야기를 만나고, 글쓰기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 순환은 삶의 아름다운 선물이다.
오늘도 나는 한 권의 책을 펼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