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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근 코치 Mar 28. 2023

쓰기 전에 쓴다

쓰기 전에는 반드시 메모를 먼저 한다. 

쓰려고 마음 먹으면 일상의 모든 것이 글쓰기 소재가 된다. 책을 읽다가 좋은 단어,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한다. 강의를 듣다가 좋은 내용을 만나면 메모한다. 대화 속에서 얻은 영감이 있으면 빠르게 스케치하듯 메모한다. 


잊었던 기억들이 어느 순간 불꽃이 일어나듯 떠오른다. 바로 스마트폰 메모장을 꺼내서 메모한다. 그렇게 나의 메모장에는 글감들이 쌓여 간다. 실타래를 풀어나가듯 하나씩 글로 풀어낸다. 


좋았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 즐거웠던 추억들이 더 많이 떠오르면 좋을텐데. 나는 아직도 아팠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속상했던 기억, 상처 받았던 일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그런 글들은 굳이 SNS상에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페이스북에 한동안 힘든 이야기를 썼더니, 나를 생각해주는 한 지인이 SNS에는 그런 이야기를 안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힘든 이야기는 되도록 나만의 비밀 노트에 작성을 하려고 한다. 


SNS에는 잘 되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를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 희망의 이야기, 되는 이야기.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나까지 힘든 이야기를 쓰면서 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지는 않다. 


솔직한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글을 쓸때마다 솔직해지는 것이 힘들다. 계속 사람들의 평가에 나를 포장하는 글을 쓰게 된다. 아직 작가의 길은 멀기만 하다. 


한가지 글쓰기를 하면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힘든 일도 힘든 일로만 바라 보지 않고, 글쓰기 소재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얼마전 누군가 내 오토바이에 침을 뱉고 간 사건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씩씩 거리면서 화가 났겠지만, 보는 순간 그냥 떠올랐다. 


아! 글감생겼다.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마음의 요동도 조금은 잔잔해지고 있다. 어릴 때는 왜 일기를 매일 써야 하는지, 독후감 숙제는 왜 해야하는지, 사생대회를 하면 왜 꼭 글을 써서 내야만 했는지, 글쓰기 시간들이 주어질 때마다 고통 스러웠다.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글을 쓴다.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를 성장시켜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글쓰기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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