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도 보고, 밥도 규칙적으로 먹으려고 했고, 운동도 일찍 하고 수면에 최적인 방식으로 방을 어둡게 했어요. 하루 이틀 되는 것 같다가, 계속 못 자니까 낮에 피곤하기도 하고 노력하기가 싫어지네요.
만약 여러분이 사랑해 마지않는 디저트가 있고 정말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드디어 오늘 오후에 먹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평소와 한 가지 다른 점은, 그 맛있는 맛이 정작 먹을 때는 무맛이고, 그다음 날에서야 느껴진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말이 안 되는 가정이긴 하지만, 아마도 그렇다면, 그 맛있는 디저트가 그리 큰 보상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먹는 순간에 감동이 없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보상이 오기 때문이죠. 이는 우리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 일을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 뇌는 보상회로를 통해 새로운 습관을 학습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뇌는 시스템 1이라는 원초적이고 감정적인 사고를 하는 본능 뇌입니다. 이 뇌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지금, 현재의 시점 이상으로는 잘 사고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힘들지만 미래에는 보상을 주는 행동에 대해서 본능 뇌는 그리 좋게 평가하지 못합니다. 행동이 끝나는 시점에 즉시 행동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수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당장 했는데, 바로 꿀잠을 못 잤다면 이 행동에 대한 가치를 낮게 여겨, 실망감이란 감정으로 행동을 멈추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문제는 수면습관을 잡는 데는 최소 7일~14일 정도가 걸린다는 겁니다. 그 사이에 잠을 조금 잘 잔 날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날도 있을 것이고 또한 해결하지 못한 문제(예를 들어 밤늦은 운동, 밝은 빛 아래 밤공부) 등이 남아 있을 수도 있기게 결과가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수면 습관이 괜찮아진다고 하더라도 이게 초고도비만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질 높은 수면은 직접적으로 살을 빼주는 게 아니라 살이 잘 빠지는 환경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기대감 즉 '목표'관리입니다. 절대로 7시간 수면, 혹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식의 내가 쉽게 통제하지 못하는 결과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그보단 '행동' 자체를 목표로 삼으면 좋습니다. 1. 아침에 '밝은 태양 아래' 10분 산책을 한다. 2 매일 언제 자고 일어났는지, 질은 어땠는지 수면을 기록한다. 3 자기 전에 핸드폰을 놓고 '시각' 콘텐츠에서 '음성'콘텐츠로 바꾼다. 등이죠. 이러한 능동적 목표는 결과와는 달리 통제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질 높은 수면이란 보상은 당장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도로 작은 보상을 주게 되면, 마치 강아지가 앉아 일어서를 그 행동 자체가 즐거워서가 아니라 간식과 칭찬을 주기 때문에 학습하는 것처럼 행동에 호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행동을 매일 꾸준히 했을 때 매일마다 혹은 일주일마다 작은 보상을 줍니다. 원하는 디저트 한 두 개도 좋습니다. 그리고 매일 잘한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정신적인 보상과 물질적인 작은 보상이 핵심입니다. 매일 목표를 성취했을 때 동그라미 기록을 하시는 것도 좋은 보상방법입니다.
만약 이런 것을 스스로 하기 어렵다면,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집어넣습니다. 남자들에게 안 좋은 기억의 시작이 보통은 훈련소인데, 밤새 게임하고 수면 패턴이 엉망이었단 사람들이, 훈련소 일주일 안에 밤 10시 반만 되면 꿀잠을 자는 사람으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즉 질 좋은 수면에 대한 자체적인 목적이 아니라 잠을 일찍 자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환경에 나를 집어넣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돈을 내고 미라클 모닝을 인증하는 그룹에 나를 집어넣고, 충분히 수면 패턴이 잡힐 때까지 모임 참여를 지속합니다.
초고도비만은 이외에도 살이 찐 것 때문에 수면무호흡으로 잠을 방해받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수면을 다루는 이비인후과와 상의해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체중을 빼는 기간 동안 양압기 대여 사용도 적극 권장합니다. 살 빠지면 코 안쪽도 같이 빠져서 숨쉬기 더 편해지실 거예요.(경험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