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에 고3처럼 산다는 것

by 이범용의 습관홈트

정말 변하고 싶었다.


신세한탄만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나 자신이 죽도록 미웠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내 삶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었다. 술과 담배에 의존했고 툭하면 가족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나의 감정에 따라 가족 분위기가 좌지우지되었다. 얼마나 웃긴 일인가? 아내도 두 딸들도 내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다니 말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변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사람이 어디 쉽게 바뀌겠는가? 일단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싶어도 시간이 부족했다. 핑계지만 책을 펼치면 아이들이 방문을 시도 때도 없이 벌컥벌컥 열고 들어왔다. 거실에서 크게 들려오는 TV 소리는 실낱같이 남아있던 나의 집중력마저도 도둑질해갔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찾아내야 했다. 여러 시도 끝에 출근하기 전 새벽 시간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솔직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 배부른 고민처럼 들릴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코로나 19로 자녀의 습관에 관심이 높아진 부모님들이 많아지면서 아이 습관 강의가 많아졌고 어른들을 위한 습관 강의도 부쩍 늘어났다.


특히 아이 습관 강의는 습관 변화 학교라는 주제로 9주 동안 진행하다 보니 평일엔 퇴근 후에 강의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0시가 훌쩍 넘는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졌다. 어제도 12시가 다 되어 잠을 잤더니 오늘 새벽은 눈이 더 안 떠졌다.



3.PNG 눈이 안 떠져서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려는 나


12시에 잠들어서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야 하니 고등학교 3학년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그런데 나이는 못 속이는가 보다. 몸이 피곤하면 나의 뇌는 어김없이 장난을 걸어온다.


"야 이범용, 너 그러다 한 순간에 쓰러진다. 그러니 잠을 더 자~"


몸이 피곤하면 일어날까 말까 이렇게 내 마음과 줄다리기를 한다. 이런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어나서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들을 떠올린다. 강의 자료를 준비하는 일, 아이 습관 프로그램, 어른 습관 프로그램 준비하는 일, 습관 노트 디자인 구상하는 일, 회사 조직문화 향상에 관한 아이디어 등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면 몸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온다.


난 요즘 고등학교 3학년 때처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고3처럼 하루를 사는 것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난 내 삶에 승부수를 던졌다. 태어나서 한 번쯤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치열하게 살아 보고 싶었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나에게 무엇이 남을까? 경제적 자유? 아니면 여전히 돈에 얽매여 사는 삶? 신만이 아는 영역 이리라.


다만 한 가지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오늘을 어떻게 사는가? 이 태도가 미래의 나를 결정해 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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