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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용의 습관홈트 Apr 11. 2021

사장님, 그 말은 제발 하지 말아 주세요

이봐, 이대리, 자네 넥타이 색깔이 왜 그렇게 빨갛나?
좀 더 차분한 색깔로 바꾸게~ 



이 말은 고작 대리 신분에 불과했던 몇십 년 전의 나에게 회사 대표이사가 짜증 내며 내뱉은 말이다. 



난 30대 초 중반에 이 회사 저 회사를 떠돌아다녔다. 그렇게 여러 회사 문턱을 들락날락하던 시절에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중견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이상한 규칙이 하나 있었는데 모든 직원은 한 달에 한 번 꼭 대표이사와 일대일로 업무 보고를 해야만 했다. 신입 사원이든 대리든 부장이든 예외는 없었다. 대리 직급으로 경력 입사한 나도 대표이사와 독대를 하며 업무 보고를 해야 했었다. 대표이사와 일대일 업무 보고라니 한 달 한 달이 지옥 같았다. 대리가 부장, 팀장 등 일반적인 보고 라인을 다 건너뛰고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이 얼마나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인지 직장인이라면 공감이 될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보고를 하기 위해 대표이사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면 꼭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이상한 소리를 하곤 했었다. 퇴근 시간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 넥타이 색깔이 너무 빨갛지 않으냐 등 태도에 대한 지적을 남발했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 내가 그 대표이사의 나이가 되어보니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된다. 분명히 대표이사는 좋은 의도로 나에게 조언을 했을 것이다.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에게 조언을 해주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사람이 변할 것이라 기대했음에 틀림없다. 그 기대 속에는 내가 넥타이 색깔을 고민하면서 외모에 신경 쓰는 대신에 맡은 업무에 좀 더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것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표이사의 좋은 의도에 월급쟁이로서 충실했던 나는 앞에서는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방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금방 잊어버렸다. 




사장과 대리는 직급 간 거리가 서울과 부산만큼이나 멀다. 이렇게 먼 거리의 직원에게는 당장 해야 할 일이나 근무 태도를 지적해서는 동기부여가 안 된다. 회사의 비전, 미래의 도전 과제 등에 관한 대화를 해야 동기부여가 된다.






동기부여엔 2가지 방법이 있다. 회피 동기와 접근 동기가 그것이다. 



회피 동기는 지금 당장 해야 할 구체적인 것,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적합한 동기 부여 방식이다. 즉 단기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만약 당신의 상사가 1분기 매출 실적을 일주일 이내로 보고하라는 업무 지시를 내렸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상사가 "이 대리, 이 일 잘 마무리해서 지난번처럼 재보고 하는 불상사는 막자고~"처럼 말하는 것이 회피 동기의 좋은 예다. 달리 말해, 성공했을 땐 안도감을 느끼고 실패하면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꼭 당장 해야 하는 일, 이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무능력자로 낙인찍히는 일 등 예방적 목표, 단기적 목표에 회피 동기가 적합하다. 




반면에, 접근 동기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해야 하는 일, 성취하면 기쁘고 희열을 느끼는 일 등 꿈 또는 비전에 관련된 일에 어울리는 동기부여 방식이다. 예를 들어, "네가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네가 원하는 일을 찾아라"처럼 동기부여하는 방식이다. 




나는 습관홈트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습관 목록을 정할 때 개인적 또는 직업적 목표와 연결하여 엄선하라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접근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습관을 실천하면 당신의 소중한 꿈이 이루어지고 원하는 것, 되고 싶은 당신이 되어서 행복해질 것이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만약 내가 이렇게 조언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습관을 실천 안 하면 평생 실패자로 살 것이며 가난을 못 벗어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여러분의 기분은 어떤가? 동기 부여가 되는가? 아닐 것이라 짐작이 된다. 왜냐하면 습관은 먼 미래에 성과가 나오는 일인데 가까운 미래에 성과가 나오는데 적합한 회피 동기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이렇게 잘못 짝지어진 동기부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대표이사와 직원들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잘못된 방법으로 동기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자. 



"너만의 꿈을 찾아라.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 



여기서 꿈을 찾으란 조언은 먼 미래의 일이고 접근 동기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조언은 회피 동기다. 두 개의 동기가 혼재된 잘못 짝지어진 동기부여 방식이다.




세상엔 어울리는 짝들이 참 많다. 신발도 왼쪽 오른쪽이 짝을 이룬다. 양 발에 오른쪽 신발만 신으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겠는가? 동기부여 방법도 마찬가지다.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를 잘 매치하여 조언해주는 현명한 사장, 엄마 아빠, 선생님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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