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범용의 습관홈트 Jul 25. 2021

중소기업 다니던 내가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

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요. 지금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제조 판매하는 삼성 SDI에 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딱 3가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노파심에서 한 말씀드리면, 삼성이란 기업에 근무하는 것이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일은 절대 아닙니다. 저의 개인적인 꿈 중의 하나였을 뿐입니다. 그런 저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여러분들도 여러분들만의 목표나 꿈을 이루는데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썼다는 점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중소기업 다니다가 삼성에 경력 입사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배터리 산업에서의 직장 경력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삼성에 입사할 당시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절대 강자는 납축 배터리였거든요. 그런데 삼성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제조하는 회사이다 보니 강력한 경쟁 제품인 납축 배터리 전문가가 필요했던 상황이었죠. 


제 전체 이력 중에 납축 배터리를 제조하는 중견기업에서 6년이나 근무한 경력이 있었는데 이 경력이 도움이 되었던 거죠. 실은 저도 대학 졸업 후 삼성 공개 채용에 지원했다가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서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중소기업에 다닐 때만 해도 제가 삼성에 입사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요. 다행히 경력 입사할 때는 삼성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안 봐도 되더라고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지금 여러분이 중소기업에 다니든, 중견기업에 다니든, 대기업에 다니든, 어느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건 그 일에 전문가가 된다면 분명히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지 제가 납축 배터리 경력이 있다고 해서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납축 배터리 경력이 있는 사람은 저 말고도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요. 첫 번째 이유만으로는 충분히 설명이 안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납축 배터리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에 영어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되었기 때문에 삼성 입사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삼성 면접 당시 실무진과 임원들 앞에서 납축 전지 시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발표하라는 미션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해외 영업을 담당해야 하니까 영어 실력도 서류 심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합격 요소 중 하나였다고 저를 뽑아주신 임원 분에게 입사 후에 직접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제가 어디서 이렇게 영어 실력과 프레젠테이션 실력을 쌓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중소기업 다니면서 MBA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저에게 MBA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었는데 왜냐하면 39살이란 늦은 나이도 걸림돌이었지만 경제적으로도 모아 놓은 돈도 없었고 회사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회사 지원 MBA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닌 중소기업이다 보니 자비로 MBA 수업료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나이에 GMAT (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이란 영어 시험을 공부한다는 것도 커다란 도전이었습니다. 


또한 결혼하고 2년이 갓 넘은 상황이었고 아내는 MBA를 하라고 응원해 주었지만 돌이 막 지난 첫째 아이를 아내에게만 맡겨 놓고 홀로 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는 것도 힘든 상황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제가 MBA를 결심한 이유는 바로 제 전공분야(해외영업)의 임원이 되어 큰 조직을 이끌어 나갈 전문성과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랬다는 거죠. 지금은 더 가치 있고 나에게 적합한 다른 방향으로 제 인생 항로가 변경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정말 중요한 사실 하나는 바로, 그때 MBA 진학을 포기하고 그냥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았다면 삼성 입사도 힘들었을 것이고 나중에 나이 들어서 ‘아 그때 MBA 갈걸’ 하고 후회만 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뭔가 하려고 망설이다가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일단 행동하면 그 행동이 다음 행동을 이끌어 주기 때문에 너무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방법은 찾아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니까요



저는 MBA를 통해 확실히 2가지는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첫 번째는 영어 실력의 향상입니다. MBA 진학 전에도 캐나다 어학연수, 영어 동아리 활동 등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토익 점수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는 것을 MBA 첫 수업에서 뼈저리게 깨우쳤는데요. MBA 수업이나, 조별 토론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격이 달랐거든요. 제가 토론에 참여하려고 몇 분 전부터 머릿속으로 준비한 영어 문장을 용기 있게 말하면 캐나다, 호주, 미국, 중국, 싱가포르 학생들은 멀뚱히 저를 쳐다봤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죠. 


그래서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영어 표현 메모하는 습관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말한 내용 중 이해 못하는 표현은 발음 나는 대로 한글로 노트에 적어 놓고 나중에 찾아보고 외웠습니다. 남들은 시험공부한다고 원서를 읽고 문제를 푸는데 저는 원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표현 나오면 메모하여 정리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투자했습니다. 시험 범위까지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데 영어 문장을 노트에 필사나 하고 앉아 있으니 당연히 시험 성적은 1학년 때 거의 꼴찌 수준이었죠. 비록 영어 공부하는 데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영어가 조금씩 늘어나긴 했습니다. 한국 나이 40살인 아저씨에겐 눈물겨운 성장이었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두 번째는 프레젠테이션 실력이 늘었습니다.  부끄럽긴 하지만, MBA 전에는 정말 회의 석상에서 5분 프레젠테이션도 버벅 거리고 엄청 떨었어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순간이 바로 자기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요. 회사에서든 개인적인 모임에서든 자기소개만 하려 해도 심장은 두근거리고 목소리는 갈라지기 일쑤였죠. 그런데 MBA 공부하면서 20번 넘게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했던 경험은 회사 발표뿐만 아니라 제가 습관에 관한 강연 하는 데 있어서 내공을 쌓게 해 주었습니다.  


자, 지금까지 제가 중소기업 다니면서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2가지를 소개했는데요. 첫 번째는 배터리 산업에서의 직장 경력, 두 번째는 영어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었습니다.




 

그럼 마지막 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번째 이유는 바로 '업글인간'입니다. 


업글인간은 업그레이드 인간의 준말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트렌드 코리아 2020>이란 책에서 선정한 2020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이유가 바로 제가 업글인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MBA에 입학하기 위해 GMAT 영어 시험을 공부하려고 새벽 5시에 회사에 출근해서 영어 공부하고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도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할 때 저는 분명히 업글 인간이었습니다. 



MBA에서도 영어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키우려고 남들보다 피나는 노력을 더 했지요. 이후 삼성에 입사하고 다시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하게 직장 생활하다가 습관 책 한 권을 읽고 다시 5년 동안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실천한 결과, 책을 3권 출간하고 이를 통해 월급 이외 9개의 수입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N잡러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매일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업글인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업글인간은 퇴근 후 늘어난 여가 시간을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편히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대신, 책을 들고 카페로 향하거나, 러닝을 위해 한강변을 달리거나,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콘텐츠를 촬영하며 삶의 질적 변화를 꾀하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마라톤에 도전하는 여성 동료, 산행을 하고 캠핑하는 동료, 국가 기술 자격증을 취득한 동료들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이 회사 게시판에 소개되고는 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서관에서 자신의 성장을 위해 업무와 관련된 전공 분야를 공부하는 직장 동료들의 영상이 특집으로 방송되기도 합니다.  



행복 연구의 권위자 폴 돌런 교수는 행복은 즐거움이란 감정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데요. 퇴근 후 시원한 맥주와 치킨 그리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은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행복에는 즐거움이라는 감정과 목적의식이란 두 개의 축이 공존한다고 그는 강조하는데요. 목적의식이란 내가 원하는 활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 의미, 보람과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직장인들이 행복한 순간은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그리고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서 일보 전진했을 때인 것이죠.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면, 제가 중소기업 다니다가 삼성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 3가지는 배터리 산업에서의 직장 경력, 영어와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업글인간 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반추해 봅니다. 


여러분이 지금 아름다운 석양이 지는 하와이 어느 해변가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무척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해변가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날이 일주일이 넘고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어 간다면 그때도 행복감이 계속 유지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가장 핵심은 ‘행복의 경제학’을 주창한 폴 돌런 교수의 말처럼 퇴근 후 치맥에 드라마 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여기에 더해서 내가 중소기업 다니든 대기업 다니든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 간절히 하고 싶은 일에서 목적의식을 갖고 일보 전진했을 때에 완전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마가렛 대처의 말이 오늘따라 귀에 울려 퍼지는데요.



“가장 만족스러웠던 날을 생각해 보라.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히 쉬기만 한 날이 아니라, 할 일이 태산이었는데도 결국은 그것을 모두 해낸 날이다” 



여러분도 업글인간이 되는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PS. 위의 글은 아래 유튜브 영상의 초기 원고였습니다. 초기 원고를 그대로 읽어 내려가면 14분이나 걸리더라고요. 유튜브 시청자 입장에서 14분은 꽤 긴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여러 번 다시 읽어 보고 글의 흐름상 꼭 필요한 내용만 추려서 8분짜리 아래 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 편한가요? 아니면 글로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편한가요? 아래 영상을 시청하신 후 여러분은 어떤 형태 (동영상 vs 글)가 이해하는데 더 편안한지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youtu.be/41LGR-BuZS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