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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보 Jun 13. 2023

Bi111ie - the 4th Mini Album

the Billage of perception:chapter three

키워드 리뷰

메세지 : 사라진 ‘빌리’를 잊어가는 멤버들과 그 세계에 여전히 살아있는 멤버들, 두 평행세계의 모습을 비추고자 한다 

키워드 : 몽환 / 아련

레퍼런스 : 트와이스 / 뉴진스 (교복 및 Y2K 소재)

컨셉 : 하이틴 / 몽환


뮤직비디오 리뷰

공간

크게 나누면 일반적인 생활을 보내는 ‘학교’와 ‘학교’ 안의 또다른 세계로 통하는 공간,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체육관에서는 특히 두 세계의 멤버들이 모두 등장하면서 두 세계의 멤버들이 만날 수 있음을 시사


의상

크게 둘로 나누자면 핑크와 블랙을 메인으로 한 환상 속의 멤버들과 교복을 입은 멤버들로 나뉜다

등장하는 착장은 약 4가지로, 교복 컨셉의 의상이 2가지, 핑크 블랙이 한 가지, 다른 공간에 있는 멤버들을 그리는 캐주얼한 의상 총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메인 컬러

‘마젠타’

두 세계, 특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마젠타’라는 신비로운 느낌의 색을 선정한 것으로 추정

특히 가사에 ‘파랑’과 ‘보라’가 많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푸른끼가 많이 도는 자주색인 ‘마젠타’를 사용했을 것


레퍼런스 추측

디카 등 Y2K 요소들이 다수 등장

색감과 춤 추는 모습의 구도, 교복이라는 의상 등

이 두 가지 요소로 최근 큰 화제가 되었던 뉴진스를 레퍼런스로 했음을 알 수 있음


컨셉포토 리뷰 

a) 교복 컨셉

b) 환상 속 컨셉

두 세계에 동시에 공존하는 빌리 멤버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평범한 교복을 입은 멤버들과 몽환적인 조명 아래 (파랑, 보라, 핑크색을 주로 사용) 캐주얼한 복장을 입은 멤버들을 표현

대체로 뮤직비디오의 의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


앨범 크레딧

     Pixelwave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1번 트랙과 타이틀에 모두 참여한 프로듀서로, SQUAR과 WOOON으로 구성된 프로듀서 팀     주로 NCT U, 그중에서도 ten의 솔로곡 paint me naked나 nct u의 rain day에 참여하는 등 sm과 함께 작업한 이력이 있음

     YOUHA
싱어송라이터로, 본인의 곡들을 프로듀싱하는 것 외로는 이달의 소녀 PTT 등에 참여한 이력 있음

     Le’mon
줌바스 소속의 작사가로, 빌리의 지난 앨범 곡들(긴가민가요부터 계속)에 참여한 것은 물론, 엔시티 드림과 127 앨범 수록곡의 작사가로도 이름을 올림. 가사에 세계관이 상당히 많이 녹아있는 빌리의 특성상, 함께 했던 작사가와의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할듯


앨범 리뷰


상당히 이지리스닝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2번 트랙 라이언하트를 제외하면 매우 튀는 트랙이나 사운드 없이 전반적으로 듣기 쉽고 나른한 느낌의 곡들로 이루어져있다.

타이틀곡 EUNOIA 역시 예외는 아니다. 레트로한듯한 사운드 이펙트와 신디사이저나 펑키한 베이스라인이 포인트가 되는 곡으로, 벌스부터 프리코러스, 코러스까지 이어지는 전개가 매우 부드럽고 특히 튀는 구간이 없이 유려하게 흐른다. 특히 코러스에서 반복되는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드미컬한 베이스, 비트가 어우러져 최근 빌보드 차트에서 유행하는 베드룸팝의 느낌을 펑키하게 풀어낸듯한 인상을 받는다. 반복되는 단순한 느낌의 멜로디도 최근 숏폼을 위주로 유행하는 팝들을 의식했다는 느낌이 있다. 아주 세련되게 잘 만들어진 곡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확실한 타이틀곡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앨범의 타 수록곡들의 퀄리티가 준수하다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수록곡에 비해 특히 공을 들였다거나 특이하다거나 특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달리 말하면 큰 임팩트가 있는 곡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록곡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2번 트랙 lionheart와 5번 트랙 extra-ordinary를 꼽고 싶다. 물론 최근 유행하는 디스코 리듬을 빌리에 맞게 가벼우면서도 몽환적으로 풀어낸 1번 트랙이나, 독특하면서도 레트로한 느낌의 신디사이저, 보코더 사운드가 포인트가 되는 미디움 템포의 3번 트랙, 준수한 알앤비인 6번 트랙 역시 상당히 괜찮은 곡들이다. 실은 하나 튀게 느껴지는 곡이 없이, 1번부터 6번까지 순서대로 재생하는 것이 가장 이 앨범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는 느낌이 든다. 치밀하게 설계해 비슷하면서도 나른한 분위기의 곡들을 골라 배열한듯한 A&R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번과 5번 트랙은 각각 레게톤, 재지한 funk 리듬을 매우 세련되면서도 ‘아이돌’스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국적인 특유의 리듬과 기타 사운드,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함께 엮인 2번 트랙은 앨범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빛깔을 하고 있다. 5번 트랙 역시 재지한 베이스 라인과 나른한 보컬의 목소리가 엮여 있다. 이지리스닝을 표방하는 부드러운 앨범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각 ‘강렬함’과 ‘농밀함’을 매우 잘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유달리 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의 앨범에 대해서는 두 가지 우려를 표하고 싶다.


첫 째는 ‘빌리’만의 정립된 색이 없다는 점이다. 대중들이 가장 익숙해 할 ‘긴가민가요’, 그리고 바로 이전 앨범의 ‘Ring ma bell’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애초에 가장 최근 앨범의 두 곡 자체도 매우 상반된 느낌을 준다. 전자는 하우스 장르의 톡톡 튀는 듯한 댄스 음악 그 자체였다면, 후자는 하드록 장르를 표방한 조금은 아이돌스럽지 않은 음악이었다. 그나마 두 개의 곡들은 ‘독특함’이라는 키워드로 엮을 수라도 있었다면, 이번엔 그렇지가 않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들고 나온 곡 ‘EUNOIA’는 전혀 독특하지 않다. 오히려 요즘 흥행하는 곡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듯도 하다. 레트로함, 신스팝, 몽환적이면서도 캐치한 코러스까지. 세련됐지만 특이하진 않다. 이지리스닝의 전형이다. 여기까지 오면 우리는 ‘빌리’가 대체 뭘 하는 그룹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비주얼적으로 연결성이 있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렇게 말하면 아마 미스틱 스토리와 빌리의 팬덤은 억울할 거다. 왜냐면 그렇게 한 이유가 있거든!


문제는 그 이유가 내가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우려다. 지나치게 매니악하다. 빌리의 가사들은 대체로 처음 들어서 이해할 수 없다. 빌리라는 그룹을 알고, 그 세계관을 알고 이해해야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그럼 이렇게 되물을 거다, 케이팝에 세계관 복잡한 그룹이 빌리 하나 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빌리보다 더 매니악하고 어려운 컨셉과 세계관을 가진 그룹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점을 지적하는 건, 타 그룹들은 적어도 타이틀곡만은 그 세계관과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가장 대중적이어야 하는 걸그룹의 타이틀곡은 사전 정보 없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은 곡을 공부하려 들지 않는다. 쉽게 즐기고 신나게 듣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 요즘 세대의 대중은 더 그렇다. 갈수록 더 짧은 곡과 더 단순한 구성의 곡을 원한다.


빌리는 그 어떤 그룹보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 멤버들의 탄탄한 기본기는 물론,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세계관, 귀신 같이 좋은 곡들을 뽑아오는 A&R까지. 소속사가 빌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여러모로 더 잘 될 수 있는 그룹이 그 정도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빌리만의 색을 찾고, 묻혀있는 빌리의 수준 높은 음악들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인식되길 바랄 뿐이다. 언젠가는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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