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파봉

(아빠 6학년)

by 재학

오늘부터 아버지께서는 장파봉에서 일하신다.

우리 문중산인 장파봉에서 나무를 베는 것이다. 아침 일찍 벤또를 싸 지게에 매달고 가셨다. 동네 일가친척 남자들은 모두 가셨다. 소풀을 베어다 놓고 집에 오니 저녁이 되었는데도 아버지가 안 오셨다. 마중을 나갔다. 깜깜한 하천을 따라 효문동을 지나는데 조금 무서웠다. 멀리 남양리 있는데서 어른들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어둠 속에 노랫소리만 들려오니 영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했다. 얼른 아버지를 찾아 큰 나무 하나를 어깨에 메고 왔다.

당숙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쪼끄만 놈이 무거운 것 지면 키 안 큰다.'

하지만 난 걱정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이 무거운 것을 장파봉에서부터 지고 오셨다.


1975. 9. 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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