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하얗게 샌 밤

(아빠 29세)

by 재학

하룻 밤 동안 무척 많은 생각을 했다.

합의를 하느냐 마느냐.

결국 법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온 밤을 지새웠다.

하룻밤 만에 머리가 하얗게 샜다는 고사는 맞다.

생각이 몸으로도 전해지나 보다.

이불이 축축하게 젖었다.


오후에 원매자가 사람을 보냈다.

태도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법률 지식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하나?

수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새벽에 설핏 잠이 들었다.

너무 생각은 몸을 축낸다.


하느님 힘을 주소서.

용기를 주소서.

굳건한 힘을.


1991. 3. 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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