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33세
설 쇠고 올라 왔다.
어머니, 며칠 북적거리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참 쓸쓸하실거다.
출발하기 전 아버지 산소 들렀다.
어머니 건강, 자손들 앞 길 잘 살펴 주시라고 엎드려 빌다.
한식날 올 약속은 못하겠지만,
여름방학에 오겠습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픔이 많다.
아버지를, 자식을 충분히 알기 전에 가셨다.
이 차는 코너 돌 때 100km를 넘기면 안 될 것 같다.
밖으로 넘어갈 것처럼 미끄러진다.
핸들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럴 때면 등에서 땀이 쏙쏙 솟는다.
직선에서도 120km를 넘지 못하겠다.
8시간 걸렸다.
1995. 2. 2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