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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키 Oct 24. 2024

미술 기자가 먼 타국에서 살아남는 법

마주한 큰 산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예술학 석사를 졸업하고, 신문사와 웹진, 월간지를 횡단하며 '기자' 혹은 '에디터'라는 직함으로 약 5년 가까이 지내왔다. 그러던 중 학부시절부터 꿈꿔온 모 미술 전문지에 입사하게 됐고, 그 이후의 나는 '날아다녔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전문지 기자로서 전시를 맘껏 보고, 좋아하는 작가와 기획자를 만나며 동시대 한국 미술신이 어떤지 감히 가늠해 봤고, 그 안에 나만의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다양한 이들과 이야기 나누며 시의 적절한 혹은 평소 흠모해 온 주제로 특집 기사도 기획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카르타, 밀라노 등 해외 출장을 다니며 타국의 미술신을 취재하고 발 딛지 않았던 나라의 정서와 무드, 생태계를 이른바 '찍먹'하는 기회도 얻게 됐다. 



전형적인 암스테르담 시내 풍경, 시내 구경을 처음 나온 날에 찍은 사진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유학을 결심했다. 서른이 넘는 나이에. 친한 친구는 둘째 출산 소식을 전해왔고, 또 다른 친구는 청약 당첨과 승진 소식을 전해오던 무렵이다. 친구들을 더 놀라게 한 건 내가 선택한 유학의 무대가 네덜란드라는 연고도 없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모국어로 영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영어를 가장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글쟁이인 내가 이곳에서 '글'로 밥벌이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일해온 직장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에 몇몇 매체와 해외통신원 계약을 앞두고 있으나, 한없이 적은 한국의 원고료로 이곳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제 탈출구를 모색할 때다. 한국어를 재료 삼아 인생을 쌓아온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년 석사 입학까지 1년이 남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전략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앞으로 펼쳐질 고군분투기,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사유와 선택을 해나갈지 브런치에 담아낼 계획이다. 기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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