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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리 Dec 08. 2021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첫 역성장. 원인과 전망은?

어느덧 11월의 마지막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사이버먼데이'라고 하네요. 지난주 금요일, 대대적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있었죠. 그치만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매출이 역성장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이유가 무엇이고 앞으로 유통업계에서 블랙프라이데이가 어떤 식으로 진화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사 요약

美 블프 올해 온라인 매출 10조원대에 그쳐 사상 처음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유 1. 코로나로 달라진 쇼핑 패턴

이유 2. 물류 공급난: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재고 확보된 물건부터 밀어넣는 마케팅으로 전략을 수정

이유 3. 블랙프라이데이 사전 세일 행사 

유통업계에서 블프 의미가 감소하고 있으며, '사이버 먼데이'에 더 사활을 걸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의미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매자가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할인 기간에 다른 할인 상품을 구매할 기회를 상실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 접수된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 중 19.1%가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이 365일인 것을 감안할 때 약 20%의 비율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할인율이 높아 구매하더라도 주문을 취소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릴 이유가 없겠습니다.

둘째, 물류 대란으로 인해 '블랙 노벰버'가 되면서 소비자의 피로감이 증가한 점입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의 영향 탓에 전세계적으로 물류 이동이 어려워졌습니다. 재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블랙프라이데이 사전 세일 행사가 증가하여 11월 초부터 (빠르면 9월부터) 세일 행사를 하는 기업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11월 넷째주 목요일의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한달을 뜻하는 '블랙 노벰버'로 변질되었습니다. 쇼핑 시즌은 길어지는 반면 할인율은 내려가면서 소비자들은 싫증을 느끼는 것이죠. 


셋째,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증가한 점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이전부터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문제점이 거론되어 왔습니다. 최근 기후위기와 더불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막자는 '블락 프라이데이' 슬로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배송으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폐기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델핀 바토(Delphine Bathot) 전 환경부 장관이 이끄는 입법위원회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금지하자는 수정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를 꺼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매출이 증가하니 당연히 이득이라 예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과도 연결됩니다. 


첫째, 과한 물류 비용 탓에 남는 게 없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블랙프라이데이의 시초는 오프라인 물류 창고의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기 위함이었으나, 이커머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사실상 그 의미가 퇴색된 것입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매출이 증가할수록 유통업체의 비용이 증가하여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커머스 경쟁이 과열되면서 점점 더 제 살 갉아먹는 식의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죠. 막대한 물류 비용을 지불하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한 수익이나 매출을 기대하기보다는 홍보 효과를 발생시키고 소비 욕구를 촉진하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환경 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입니다. 소비자들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 습관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를 이용하여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동안 세일 대신 환경 보호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리사이클 브랜드 '프라이탁'은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쇼핑 대신 갖고 있는 가방을 새 가방으로 교환하는 가방 교환 플랫폼S.W.A.P 만 열어두어 소비를 지양하는 메세지를 전하기도 했죠.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동안, '이케아'는 사용하지 않는 가구를 되팔면 매입가의 50%를 받을 수 있는 바이백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케아 '그린 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는 또 뭐야?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주목받고 있다는 사이버먼데이는 무엇일까요? 사이버먼데이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주 첫 번째 월요일을 뜻하는 마케팅 용어입니다. 이는 연휴가 끝난 뒤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도록 독려한데서 유래되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사실 오프라인 재고 소진을 위한 행사였다고 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위에 사진에서 보다시피 블랙프라이데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을 골라야 하고, 엄청난 대기줄을 서야하는 스트레스가 있죠. 보기만해도 기가 빨립니다ㅎㅎ 오프라인 쇼핑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증가하고 인터넷 쇼핑이 급증하면서 사이버먼데이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왔습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의하면 사이버 먼데이 매출은 '온라인 기반'인만큼 매년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누굴 위한 블랙프라이데이일까?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고찰 �

블랙프라이데이 밈


위의 사진은 블랙프라이데이 전후로 가격이 같음에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유로 NOW!! 를 외치며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직구족에게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저는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동안 폴로에서 맥시멈 비용을 채워 직구로 구매했습니다. 대대적인 할인 행사 마케팅에 혹해서 사이즈가 조금 안 맞더라도 구매한 옷은 잘 입지 않게 되었습니다. sold out 제품이 늘어날 때마다 마음이 급해져 장바구니에 물건을 얼른 담고 결제했죠. 


폴로 이메일 수신 허용을 해놓았더니 생각보다 할인행사를 자주 하더군요.. 굳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급하게 여러 벌의 옷을 구매해야 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마케팅에 속았고 FOMO 증후군에 시달렸던 것 같네요.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은 국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같은 가격임에도 블랙프라이데이만 붙이면 더 저렴해보입니다. 소비자가 내내 가격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비슷한 가격이어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유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죠. (물론 블프 기간동안 평소보다 높은 할인율을 내거는 쇼핑몰도 있습니다.) 


이번에 조사하면서 재밌었던 점이 있습니다. 기업 역시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해 무조건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과도한 물류비용 때문에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적자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이쯤에서 누굴 위한 블랙프라이데이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오염과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블랙프라이데이를 반대하는 시위는 몇 년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마케팅에 속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그린 프라이데이'와 같은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 윈윈을 만드는 기업이 늘어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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