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개월을 한꺼번에 회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 때마다 채워 넣었던 키워드를 삼 분기 마지막 날인 오늘 다시 훑어본다. 바닥이 꺼질 듯한 슬픔의 순간도, 구름 위로 날아오를 듯한 희열의 순간도 있었지만 석 달 정도 평균 내어보니 역시 그 중간값 어드메쯤 있었다. 사실 현재 통과하고 있는 시간의 덩어리는 좀 버거운지라 온통 괴로움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것도 육 개월쯤, 아니 2019년 한 해를 놓고 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동의 일부로만 남을 것임을 이제는 경험으로 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 3년쯤의 데이터를 보면 된다. 그래도 아니라면? 한 5년쯤. 안되면 10년 정도. 정 안되면 평생을 놓고 보면 되지.
사실 모든 삶은 비슷한 정도의 기쁨과 슬픔이 콕콕 찍혀 그려진 점묘화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삶이라면, 당장 찍히는 점의 색깔이 무엇인지에 연연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결국 이 점들이 큰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선과 면과 색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