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에 나온 배우 신혜선 씨가 이런 얘기를 했다.
'취미가 있으면 인생을 사는데 삶이 더 윤택해지겠구나 생각한다.'라고.
(하지만 배우님 본인은 취미가 없으시다고...)
취미생활,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취미가 뭐예요? 하고 물을 때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취미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취미로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난 이력서에 취미와 특기 칸이 있던 시절의 사람이다.(옛날 사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도 이지안이 이력서의 특기란에 달리기라고 썼다.
요즘도 취미, 특기 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취미와 특기를 물어봐대는지 짜증이 났다.
특별한 취미도, 특기도 없는데 말이다.
그게 꼭 있어야 취직할 수 있는 거야?
지금 내 취미는 뮤지컬 관람이다.
아주 소소한 뮤덕(뮤지컬덕후).
한 달에 뮤지컬 스무 번 이상 보는 뮤지컬덕후도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정말 소소하게 보는 편.
한 달에 평균 5회 관람, 많게는 10회까지 관람한다.
(최근 연말정산에서 도서공연비를 확인하고 줄여야겠다 생각하긴 했다.)
앉아서 보기만 하는 뮤지컬 관람이 생각보다 힘들다.
대극장 공연은 인터미션(쉬는 시간)을 포함해 160~180분 정도.
약 3시간을 공연장에서 있어야 한다.
소극장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100~120분 정도이다.
소극장의 불편한 의자에서 약 2시간을 견뎌야 한다.
앉아만 있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다.
이렇게 취미생활은 돈과 체력이 드는 일이다.
그 어려운 것을 2017년부터 꾸준히 해왔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취미를 유지했는지 생각해 봤다.
과연 내가 시간과 돈이 많아서 취미생활을 유지했을까?
절대 아니다.
부자도 아니고 시간이 많지도 않다.
그저 뮤지컬을 보면 마음이 동한다.
무감정의 일상이 잠시나마 감성적으로 변한다.
가끔은 뮤지컬을 보면서 눈물도 난다.
물론 2017년 이래로 한 손에 꼽는다.
이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나를 가끔 울리는 게 뮤지컬이다.
어떤 트위터리안이 이런 글을 썼다.
취미는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첫 번째는 감정 소모 있는 취미
두 번째는 생각 없이 하는 취미
세 번째는 몸이 힘든 취미
어쩌면 뮤지컬은 이 중에 못해도 두 가지는 충족하지 않을까.
이제 남은 하나의 취미를 만들고 싶다.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난 관심 있는 분야는 이것저것 원데이 클래스를 해본다.
지금까지 도전해 본 취미만 여러 개다.
아이스하키, 댄스, 클라이밍, 폴 댄스, 태권도, 서핑, 공예...
지금은 그림과 캘리그래피를 알아보는 중이다.
활동적이거나 정적인 취미 가리지 않고 모두 도전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취미를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꼭 원데이 클래스를 추천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취미를 갖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원데이 클래스!
주변 사람들에게 취미가 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의외의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다.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도 좋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부담은 갖지 말자.
취미가 없다고 누가 혼내기라도 하나.
그냥 하루 노는 거다.
혹은 데이트하러 겸사겸사 가보자.
국어사전에서도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혹시 아나?
운명의 취미를 만나 꾸준하게 하게 될지.
마음을 줄 취미가 있다는 건 좋다.
나도 모르게 직장에 매몰된 나를 꺼내준다.
나의 경우가 그렇다.
꼭 취미를 만들라고 강요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저 지루한 일상에 신선한 일 하나 만들자는 거다.
취미가 있든 없든, 윤택하고 풍성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