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필수 뮤지컬 고스트 베이커리

마음 따스해지는 공연

by 해도



12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곧 2월 말이면 끝나는 극이 있다.

요즘 내가 그나마 보는 극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봄소리 배우님이 나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마음 따뜻해져 여러 번 보게 된 극이다.


순희 역에 이봄소리 배우뿐만 아니라 다들 잘 아는 박진주 배우, 박지연 배우도 나온다.


하지만 개인적 애정으로 이봄소리 배우님을 추천한다.






낡은 공간에서 피어난 따뜻한 기적


한낱 빵 한 조각이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며, 삶의 의미가 된다.

뮤지컬 〈고스트 베이커리〉는 그런 빵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한 공간에 엉켜버린 두 존재의 기묘한 인연을 그린다.


1969년 서울, "국내 최고의 베이커리"를 꿈꾸는 순희는 한 가게를 계약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머물러 온 유령이 있다.

꿈을 좇아 앞만 보고 달려온 현실의 인간과, 떠나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무는 영혼.

서로를 밀어내려 했던 둘은 결국 같은 공간에서 빵을 굽고, 때론 부딪히며, 천천히 서로를 이해해 간다.



서툴지만 단단한 성장의 기록


순희는 사람과의 관계가 서툰 인물이다.

오직 제빵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 외에는 우정도, 사랑도, 그 어떤 감정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계약한 공간에는 떠나지 못한 유령이 있었고, 둘의 신경전은 가게를 운영하는 과정 속에서 기묘한 파트너십으로 변해간다.


처음엔 위협적인 존재였던 유령. 하지만 그의 모습 속에서 알 수 없는 쓸쓸함이 서려 있다.

그가 가게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의 시간을 1969년 서울의 한쪽에 붙잡아둔 것일까?


이들의 관계 속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 영수와, 질투와 경쟁심으로 가득 찬 나상모, 그리고 든든한 지원군인 순영까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깊어진다.



음악, 감각적인 서정성과 감미로운 멜로디


〈고스트 베이커리〉의 음악은 한 편의 동화 같다.

박천휴와 윌 애런슨 콤비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멜로디, 그리고 한국의 근-현대적인 정서를 녹여낸 따뜻한 감각이 조화를 이룬다.

마치 따뜻한 빵이 구워지는 과정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멜로디는 관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진다.


특히, 순희와 유령이 처음으로 빵을 함께 만드는 장면에서는 서로를 밀어내려 했던 두 인물이 점차 가까워지는 감정을 음악으로 섬세하게 풀어낸다.

하나의 빵을 굽기 위해 손을 맞추는 과정이 어쩌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따뜻한 잔향을 남기는 이야기


이야기의 끝, 고스트 베이커리는 단순한 빵집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꿈을 좇던 한 사람과 과거에 머물러 있던 한 존재가 함께 빵을 굽고, 서로를 이해하며,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간다.


이 작품은 단순한 유령 이야기, 혹은 성장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이곳에 머물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쩌면 각자의 방식으로 떠나지 못한 공간, 혹은 감정 속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빵을 구우며 서로를 이해했던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 따뜻한 향기가 감도는 공간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고스트 베이커리〉는, 그런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이미 연말은 지나갔지만 2월에 마지막 공연이 고스트 베이커리를 다들 꼭 보았으면 한다.

각박한 사회에서 따스함을 한 아름 얻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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