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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도연 Nov 22. 2024

겜알못 게임로그 여담5: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

Dualsense™ 무선 컨트롤러 - 30주년 기념 한정판

지난번 듀얼센스에 대한 여담에서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가 갖고 싶지만 예약구매 추첨은 아무래도 되지 않을 것 같으니 스털링 실버 듀얼센스를 샀다고 했었습니다. 그 글을 쓰고 나흘이 지난 뒤에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 예약구매 당첨 연락이 왔어요. 3차 추첨인 걸 보니 당첨되고도 구입을 하지 않은 사람이 제법 있었나 봅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스털링 실버 듀얼센스를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맥북 에어까지 샀다 보니 컨트롤러에 또 돈을 쓰는 건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러다가 결국 스털링 실버 듀얼센스는 중고로 팔고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를 예약 구매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30주년 기념 컬렉션

플레이스테이션 3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라인업은 소니가 지난 9월에 발표하고 이번 11월에 발매가 시작되었습니다. 30주년 기념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는 한정판답게 12,300대만 생산된다고 하고요. 30주년 기념 플레이스테이션 5와 듀얼센스, 듀얼센스 엣지,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포탈 역시 한정판이라고는 하는데 몇 대나 생산되는지는 따로 언급이 없네요. 그냥 한정기간 생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달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살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30주년 기념 플레이스테이션을 응모해 봤는데 소식이 없네요. 당첨되었더라도 실제로 구입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싼 전용 무선 헤드폰을 따로 사야 하고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쩌다 보니 가장 원했던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는 손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본 순간 이건 갖고 싶다! 고 외쳤던 물건이라 제값 주고 산 물건인데도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네요.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 상자 앞뒷면, 내면, 그리고 기존 제품 상자

30주년 기념 한정판은 일단 상자 디자인이 다릅니다. 기존 듀얼센스의 상자는 흰색 상자에 본체의 정면 사진이 인쇄되어 있는 간결한 디자인입니다. 애플의 영향인지 요즘 이런 느낌으로 나오는 전자제품들이 많지요. 반면 30주년 기념 한정판은 옛날 전자제품 상자 느낌처럼 검은색과 탁한 노란색의 모노톤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로선으로 듀얼센스가 그려져 있네요. 플레이스테이션 최초 출시 당시에 보편적이던 CRT TV 느낌을 담으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큰 의미 없는 디자인 요소일 수도 있고요. 상자 내면에는 플레이스테이션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의 그림이 담겨 있는데, 저는 플레이스테이션 관련 제품을 써보는 건 듀얼센스가 처음이라서 알아볼 수 있는 게 얼마 없네요. 플레이스테이션 팬에게는 소소하게 반가운 요소일 것 같습니다.


다른 디자인의 30주년 기념 한정판 상자

그런데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본 다른 나라의 상자는 또 다릅니다. 검은색 바탕에 조금 더 세련된 느낌으로 사실적인 앵글의 본체 사진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네 가지 색깔로 된 오리지널 로고도 있고요. 그래서 노란 상자를 봤을 때는 내부에 저 검은 상자가 있을 줄 알고 열었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 판매처에 물어보니 국가마다 혹은 일부 각가에 따라서는 상자 디자인이 다르다고 합니다. 일본도 노란 상자인 걸 보니 아무래도 아시아와 서양이 다른 것 같네요. 노란 상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정판의 컬러가 담긴 상자를 기대했다 보니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왼쪽: 공식 이미지, 오른쪽: 직접 찍은 것)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는 일단 예쁩니다. 30년 전에 나온 오리지널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컬러링을 따왔다고 하는데 저야 그걸 써 본 적도 없고 실물을 본 적도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예쁘니까 좋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렇습니다. 옛날 플라스틱 제품에 자주 쓰이는 회색에 요즘에는 흔하지 않은 컬러풀한 로고가 포인트로 들어 있어서 조금 장난감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그건 그거대로 매력인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버튼의 문양에 색깔이 들어가 있는 게 좋습니다. 저런 둥글고 광택 나는 어두운 색의 버튼에 색깔 문양이 들어가 있으면 왠지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엑스박스 컨트롤러도 기본 색상인 카본 블랙과 로봇 화이트를 제외하면 모든 버튼이 단일 색상으로 들어가 있어서 좀 아쉽기도 했고요(엑스박스 컨트롤러는 디자인랩에서 주문하면 색을 넣을 수는 있기는 하지만).


△3○×□ 미끄럼 방지 문양(왼쪽: 공식 영상 캡처, 오른쪽: 직접 찍은 것)

컬러링 외에 따로 언급할 만한 특징이라면 아랫면에 있는 미끄럼 방지 패턴이 조금 다르다는 게 있습니다. 기존에도 그냥 돌기가 아닌 △○×□ 문양이 불규칙하게 들어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30주년 기념이라는 의미를 담아 △3○×□ 문양이 가지런히 그리고 빼곡히 들어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디테일이네요.


그 외의 다른 건 기존 듀얼센스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에 연결하면 특별한 배경화면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던데 저는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개인적으로 좀 흥미롭게 다가온 건 엑스박스 20주년 기념 컨트롤러와의 차이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30주년 기념 컨트롤러가 출발점을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레트로 컨셉이라면, 엑스박스 20주년 기념 컨트롤러는 검고 반투명한 외장 아래로 기계 장치가 보이는 조금 테크니컬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엑스박스 쪽도 상자에 자외선을 비추면 1세대 컨트롤러의 모양이 나타나는 걸로 출발점을 기념하기는 하지만, 자외선을 써야 보인다는 점에서 이미 테크니컬하죠. 물론 엑스박스 20주년 기념 컨트롤러의 검은색과 형광 계열 녹색 조합에서 오히려 2000년대 디지털 열풍의 레트로를 느끼시는 분도 있겠지만요.

왼쪽: 엑스박스 20주년 기념 한정판 컨트롤러. 오른쪽: 30주년 기념 한정판 듀얼센스

엑스박스 20주년 기념 컨트롤러는 배터리 커버 안쪽에는 엑스박스 게이밍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필 스펜서의 서명과 함께 "When everybody plays, we all win (모두가 즐길 때, 우리 모두가 이긴다)."라는 말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30주년 기념 듀얼센스는 뒷면에 "PlayStation 30th Anniversary"라고 간결하게 인쇄되어 있네요. 게임패스 같은 서비스를 통해 엑스박스라는 하드웨어에 속박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콘솔 시장을 거의 지배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굳히고 있는 소니의 태도가 보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냥 느낌입니다.


아무튼 저는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본 적도 써본 적도 없는데 어쩌다 보니 20주년 30주년 한정판 컨트롤러는 갖게 되었네요.


그나저나 듀얼센스의 버튼 문양이 △○□×인 건 사소하게 불편하기도 합니다. 키보드로 입력하거나 관련 정브를 검색할 때 좀 번거로워요. 엑스박스의 ABXY는 어디서나 똑같이 사용되고 쉽게 입력할 수 있지만, △○□×는 특수 문자를 써야 하는데다 그마저도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기되기도 하니까요(△▵△◯⚪︎○◻︎×⨉x✖️X⬜︎□ㅁ, 모두 조금씩 달라요). 게다가 세모나 삼각형, 동그라미나 원처럼 풀어서 쓰는 경우에는 더 다양해지고 언어별로도 달라지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제는 △○□×가 플레이스테이션의 개성이자 상징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지만요.


엑스박스 스톰클라우드 베이퍼 컨트롤러

메인 컨트롤러는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은 질감부터 모양까지 가장 손에 잘 맞는 엑스박스 스톰클라우드 베이퍼일 것 같지만, 최근 틈틈이 플레이하고 있는 <레이어스 오브 피어(Layers of Fear, 2023>를 이 한정판 듀얼센스로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빠른 조작이 필요한 게임은 아니라서 천천히 듀얼센스의 대칭 레이아웃에 익숙해지기에 적당할 것 같네요.


원래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제대로 마무리가 되거나 진척되기 전에는 게임을 하거나, 무관한 글을 쓰거나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결국 아낀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기보다는 유튜브나 웹서핑 등에 허비하고 그 덕분에 정작 써야 할 글을 써야 하는 시간도 후회와 죄책감에 빠져 보낼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틈틈이 게임과 잡다한 글, 독서로 쉴 때는 제대로 쉬기로 했고요. 대신 다른 곳에서 허비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유튜브나 SNS나 무의미한 웹서핑 같은 것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는 해봐야지요.


왼쪽: <레이어스 오브 피어>, 오른쪽: <바이오하자드 RE:2>

지금 기대하고 있는 건 <바이오하자드 RE:2 (Resident Evil 2, 2019)>입니다. 지포스나우를 통해서 한 번 클리어하기는 했지만 맥(+아이폰, 아이패드) 버전으로 나온다고 하니 맥 네이티브로 꼭 해보고 싶네요. 올해 중에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얼마 전에 12월이라고만 되어 있던 발매 예정일이 12월 10일로 고정되었더라고요. 캡콤이 열심히 일을 해주고 있는 것 같스니다. 기왕이면 <바이오하자드 RE:3 (Resident Evil 3, 2020)>도 맥 버전을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너무 많이 바랄 수는 없겠지요.


아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듀얼센스가 생겼으니 <레이어스 오브 피어>로 손에 좀 익숙해진다면 <바이오하자드 RE:2>의 2회 차는 듀얼센스로 해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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