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너무 자유롭게 의견을 풀어놔서 처음엔 의미를 발견해 가면서 읽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개씩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해가고, 공감이 되는 글귀를 머릿속에 남겨 가면서 뭔가 나를 짓누르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교수인 작가, 대학원생에게는 대학 내에서는 그의 말 한마디가 매우 절대적인 힘을 가질 터이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교수는
SKY 캐슬에 살고 있는 고귀한 존재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속한 조직의 부조리를 가감 없이 발설한다는 점과
자신이 아직 이 사회에서 미약하던 시절의 기억을 어떠한 감정의 왜곡 없이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글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한 줄의 수식으로 정리되는 것처럼 삶에 대한 통찰이 깊을수록 그 사람의 삶은 가벼워진다.
그래서 작가의 언어는 한없이 가벼웠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통찰은 매우 심오했다.
지금까지 나는 삶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었나? 삶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인생에 대한 고민 없이
나 자신의 여정을 드라마에서 본 사람의 그것과 내가 아는 누군가의 그것과 은연중에 동치 시키고 있었기 대문은 아닐까?
불평등, 고독, 부조리, 권태... 등등 많은 것들은 내 안에 그리고 내 밖에 존재한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려는 것 또는 그것이 당장 해결되어야 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
그런 생각들이 나의 삶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목적지가 에베레스트 산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과도하게 많은 짐을 지고 산을 오르려는 사람처럼.
나에게는 비워내고 잘라내고 후련해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다.
물론 복잡하게 꼬인 내 생각을 리본 줄 당기듯 한순간에 스르륵 풀어버릴 수는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