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경 Apr 13. 2018

진보의 본질적 리스크, 진보의 본질적 약점

: 진보의 태생적 성질, 그 한계

Photo by John Noonan on Unsplash



나는 주관성 탐색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요즘에 한 논문을 읽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 모델 이미지의 어울림에 대한 내용이다. 사람들은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관련해서 생각을 하다가, 최근 사건들에 대해 글의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해볼 만한 해석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해석’을 한 번 해보고자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 이 글은 '해석'이다.  '사실'이 아니다. 


 

일단 진보와 보수의 이미지부터 살펴보자. 

보수= 규범/사회 존속/ 현상 유지 

진보 = 발전/사회 개혁 / 현상 변화


현실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것보다 현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많은 공이 들고 힘들다.  마치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게 하는 것보다 방향을 바꾸는 것이 더 많은 힘을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 속에는 바꿔야 할 것이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개혁해야 하는 관행을 수용하고 받아들였다면 그것은 진보에게는 커다란 약점이 된다. 하지만, 보수는 진보보다 큰 상처를 입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미지의 불일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기존에 영웅 같던 사람은 영웅 같아야 한다. 불량하던 사람의 불량한 행동보다 기존에 모범적이던 사람의 불량한 행동의 자극성이 크다. 이러한 이미지와 이미지의 어울림을 정합성이라고 한다.  


정합성 덕택에 보수는 사회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문제가 있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지 않는다. 보수의 잘 못은, “기존에도 문제 있는 사회” = “이 사회의 반복” = “현상 유지”라는 이미지를 갖춘다. 그렇게 어느 정도는 이미지가 어울린다.  그렇게 어느 정도 정합성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보수에도 도덕성은 핵심 가치다. 하지만 이 도덕성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도덕관념을 유지하는 것이고,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진보의 상대적 불리함이다. ) 같은 원리이지만 진보는 손해를 본다. 진보의 이미지는 발전, 사회 개혁, 현상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제적 행동은 모범생의 불량한 행동처럼 간주된다. 그들의 흠은 상대적으로 보수 진영의 인물보다 큰 흠으로 인식된다. 왜냐면 그들에게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기대는 “개혁, 진보, 발전, 더 착함” 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간이라 함은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하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긍정적인 사건은 생존(정확히 말하면 존재 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부정적 사건은 생존(존재 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진보의 약점은 이렇게 확대된다. 정합성이 없는 것도 부정적이며, 다소의 흠결도 부정적인 것이다. 보수가 정합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여기서 매우 큰 장점이 된다. 


 

예를 들어서 쉽게 다음과 같은 모델을 세워 볼 수 있다. 


“정합성(진보) X 다소의 흠결(진보) = 진보에 대한 평가” 
“정합성(보수) X 다소의 흠결(보수) = 보수에 대한 평가” 


보수와 진보가 각각 흠결을 있는 행동을 할 때, 진보와 보수의 흠결이 같다고 생각한다면, “정합성 부족” 항목에서 진보는 보수에 비해 불리해진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보수의 정합성이 진보의 정합성보다 크다. 따라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보수의 흠결에 대한 부정적 반응 < 진보의 흠결에 대한 부정적 반응” 

 

지금 나는 이런 현상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현상은 매우 자연스럽고, 진보와 보수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매우 강성 진보층은 같은 진보 세력의 흠결에 정말 강렬하게 반응한다. 왜냐면 그들에게 진보라는 이미지는 정말 부정, 부패, 반개혁과 어울리지 않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매우 강성한 진보층 이건, 매우 보수적인 진보층이건 보수의 흠보다 진보의 흠이 커 보인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인간의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첫 째, 우리 인간이 이런 성질(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경향성(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특성, 관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 이런 특성을 조금이라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 진보층의 흠이 보수의 흠보다 크게 느껴지는 것을 보정하는 게 우리의 판단을 좀 더 균형 있게 만들지 않을까?


Photo by John Noonan on Unsplash


보수와 진보가 같은 잘못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진보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는 게 과연 긍정적인 일일까?
우리에게 어떤 경향성이 있다면, 이 경향성을 인정한 뒤 예의 주시한 다면 이런 경향성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구매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