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로 바라보다
사단 법인 코드에서 마련한 4월 커먼즈펍을 다녀오고 나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 커먼즈펍을 정리했고, 지금은 커먼즈펍에서 접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접근할 때 사용하는 키워드는 C.O.D.E. 의 커먼즈(Commons), 개방성(Openess), 다양성(Diversity), 약속(Engagement)이다.
우선 지금 처한 환경을 요약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악 생산자들은 음악 생산에 대한 댓가가 만족스럽지 않다. 경제적인 기준뿐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가치적인 기준에서도 만족스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MC 메타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알바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중을 믿었다. 시장 사업자들이 왜곡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다양한 음악을 접할 것이라 믿는 것 같았다.
커먼즈펍에 나온 말 중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 음악 서비스 사업자가 음악인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방법은 사업자들이 ‘돈’이나 ‘수입’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가치’ 그러니까, ‘음악이 가치 있게 소비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작은 우리들의 핵심 키워드인 ‘커먼즈’부터 시작해 보자. 커먼즈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_ com·mons [kɒmənz]_
명사pl.
[고어] 평민, 서민; [C~] 서민 계급
com·mon [kɑ:mən]
<형용사>
흔한
(英 못마땅함) 천한, 저속한
<명사>
[C] (한 도시나 마을에서 넓게 트인) 공유지, 공원
[sing.] commons (美) (학교 등의) 식당
(출처=[네이버 영한사전])
커먼즈를 흔히, ‘공유’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커먼즈라는 뜻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공동의, 공통의, 보통의, 평범한, 공유지, 공원, 공동 식탁 같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 생산자들의 불만족은 ‘공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현재 음악 시장은 기울어져 있다. 예를 들면, ‘유통사가 제작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음악가들은 유통사의 힘이 막대한 만큼, 제작을 하는 음악을 편파적으로 밀어주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들은 음악 차트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내 음악 서비스의 ‘추천곡’을 신뢰하지 않는다.
음악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 간에는 일종의 커먼즈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커먼즈를 바탕으로 음악 종사자들은 서로 연결 되게 된다. 커먼즈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그런데 음악 시장에는 기초적인 신뢰마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음악 시장 참여자들 간의 커먼즈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_- 누군가, 음악 종사자들이 단체 행동력이 약하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이것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연결하는 커먼즈의 실종.
서로를 연결하는 커먼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음악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권리가 보장되는지, 공정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도는 각 참여자의 자치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몰려있는 권한을 분리해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음악 시장의 주체들의 자율성과 자치성을 보호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거대 자본과 작은 자본 간의 힘의 균형이 맞는지 조사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유통하면서 제작도 하는 회사가 자사의 음악만 잘 팔기 위해 노력하는지 감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약속(Engagement)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연대(Engagement)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소비자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음악의 가치를 향유했다면, 자신에게 음악을 선사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급해야 한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기본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매우 기초적인 약속이다.
이제는 사업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다양성은 커먼즈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다양성을 중심으로 사업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간단히 말해 보려고 한다.
커먼즈 펍에서 들었던 이야기 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확인한 것이기도 한데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다양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청취자들이 다양한 음악을 듣지 않고, 어느 한쪽의 음악만을 듣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쪽은 높은 수익을 얻고 그렇지 못한 쪽은 생활고에 시달려야 한다. 대중적 인지도가 너무 많은 영향을 가지고 있는 시장은, 결국 자본의 입김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기획자로서 생각해보면 이런 현재 상황은 결코 전체 시스템이 긍정적이지 못하다. 이렇게 벨런스가 망가져있는 시장은 오래가기 힘들다. 더군다나 예술, 문화, 음악 시장에 있어서는 다양성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서비스의 기획 측면에서부터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실례로 하나를 든다면, Top 100 리스트를 메인화면에서 없애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서비스 제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이 다양한 음악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개방성이다. 우리는 다양한 경험에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사업자, 청취자뿐만 아니라 음악가에게도 마찬가지다. 음악가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 ‘디지털 음원’등 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개방적인 태도는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시스템을 단순히 받아들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개방적인 태도라 함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성찰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일단 열려 있지 않는다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알 수 없고, 알 수 없다면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다. 왜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하는지 음악가 스스로 성찰할 필요가 있고 그 결과물을 음악인 그리고 음악인이 아닌 사람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 즉, 개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성찰한 결과물 들을 사업가나 일반 청취자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커먼즈부터 개방성이라는 마지막 키워드까지, 총 4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이 문제를 다뤄보았다. Commons는 Openness, Diversity, Engagement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단 하나의 키를 꼽으라 한다면 ‘Commons(커먼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이 음악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향유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떤 Commons(커먼즈)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음악가들이 Openness(개방성)을 가지고 성찰한 결과를 나눠 커먼즈를 형성하는 것, 서비스가 Diversity(다양성)을 추구해 커먼즈를 형성하는 것, 사업자와 청취자들이 Engagement를 지키고, 연대함으로써 커먼즈를 형성하는 것 말이다.
"우리가 커먼즈를 추구하는 것 자체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