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계약을 했습니다.

이제 봄이 오려나 봅니다.

by 해이

오늘 나는 출판계약서를 받았다.
집배원이 직접 전해준 봉투였다. 오래도록 꿈꿔왔던 일이었다. 내가 쓴 글이 책이 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에 대한 계약서라는 사실. 이 멋진 문서 안에 내 이름을 적을 수 있는 날이 오다니,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나는 '작가'라는 호칭 앞에서 자주 고민했다. 5월 말, 브런치에 우연히 가입했을 때도 그랬다. 의욕보다 망설임이 컸고, 기대 따위는 할 수도 없었다. 다른 훌륭한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수록 나의 글은 초라해 보였고, 나는 자꾸만 비교 속으로 빠져들었다. "여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 그때마다 나를 동굴 속에서 꺼내준 무언가가 있었다. 댓글 하나, 라이킷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다. 커다란 응원도 아니고, 길게 적힌 조언도 아니었지만, "읽었다"는 흔적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됐다. 그 덕분에 나는 계속 썼고, 멈추지 않았다.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오늘로 이어졌다.


그 결과 마침내 출판계약을 하게 됐다. 계약서에 적힌 조건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이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누군가가 내 글을 '책'이라는 형태로 함께 만들겠다고 약속한 문서. 이건 호의도, 응원도 아니라 명확한 계약이었다. 그래서 더 벅찼다.


오늘은 2025년 12월의 마지막 날이다. 아니, 이제는 정말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새해를 앞두고 받은 계약서라 날짜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으면서도, 나는 이 하루를 오래도록(어쩌면 평생) 기억할 것 같다. 이 해는 나에게 "처음 출판계약을 한 해”로 남을 테니까.


잠시 후, 나는 볕뉘 작가님께 받은 만년필로 계약서에 서명할 것이다. 내 필명이 각인된 그 펜으로, 작가로서의 이름을 적는다. 그 순간이 아주 뜻깊고도 분명한 출발선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나는 새 인생을 시작한다.
언젠가 되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사람이 아니라,
출판계약을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고, 존경하는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출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빰빠밤빠밤 빰빠밤빠밤 빰빠밤빠밤!!)

이야기는 사실 몇 주 전부터 오가고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정식으로 계약서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제가 애정해 마지않던 <동화 외전>으로 말입니다.

한동안 동화 외전이 올라오지 않아 의아하게 느끼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 같아 이렇게 글로나마 먼저 소식을 전합니다. 그 시간은 글을 등한시했던 기간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준비하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가능했던 건,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하나, 라이킷 하나가 저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올 한 해,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이렇게 떳떳하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멋져진 모습으로, 더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그 약속만은 꼭 지키고 싶습니다.


언제나 애정합니다.



KakaoTalk_20251231_172943871.jpg 애정해 마지않는 마봉작가님의 뽀용뽀용한 릴카 굿즈와 필명이 각인된 나만의 만년필
KakaoTalk_20251231_171835411_03.jpg 샘터 2026년 1월호에 제 글이 실렸습니당
KakaoTalk_20251231_171835411_01.jpg 볕뉘 작가님께 선물 받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만년필"
KakaoTalk_20251231_171835411_04.jpg 좋은 것은 한 번 더, 그리고 크게 보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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