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탐구생활레터_쇼얼
함께 헤엄치며 서로를 키우는, 육추의 계절 이야기
우주의 고래 '수면 위 기록'
청명은 하늘이 맑고 밝아지는 시기라고 한다.
흐릿하던 것들이 조금씩 또렷해지는 때.
사실 나에게 봄은 큰 의미가 있는 계절은 아니었다.
지긋지긋한 추위가 물러가나 싶으면,
봄은 늘 짧게 지나가버렸고
미세먼지와 큰 일교차 속에서 감기에 잘 걸리던 계절,
딱 그 정도였다.
그런 봄날에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 이후로 봄은
찰나처럼 지나가도, 뿌옇고 흐리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되었다.
이번 쇼얼 레터를 준비하며
아이들의 탄생화가 논냉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후다닥 서랍을 뒤져 명함 한 장을 찾았다.
5년 전, 두 아이의 엄마로
인생 첫 번째 명함을 만들었던 기억.
‘두봄날’이라는 이름과 아이들 탄생화로 그려 넣었던 냉이꽃.
잊고 있던 것들이, 다시 또렷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땐 더 예쁜 탄생화가 아니라 아쉬웠는데
군락을 이루어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냉이꽃을 보니 아이들이 떠올라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는 꽃말에
늘 지나치던 자리도,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사부작사부작. 혼자 냉이꽃을 그리고 있는데 아이들이 하나둘 식탁으로 와 앉았다. 무엇을 그리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청명과 냉이꽃 이야기를 해주었다.
한 명씩 차례로 각자의 종이에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그림을 돌려 보기도 하고, 신나게 설명도 하면서.
같이 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시간을 그리는 것이 참 좋았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장면인데,
이상하게 또렷하게 남는 순간.
청명은 어쩌면 이렇게 지나가던 것들 중 하나를 다시 보게 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두봄날, 엄마라는 이름을 선물해 준 아이들이
오히려 내가 그 이름에 갇히지 않게 해 주었고
나는 봄날에 깨어나듯 생생한 이 감각들을 다시 느끼고 있다.
[ 함께 나누고 싶은 노래 ]
<Better Together> - Jack Johnson (Live in Paris)
“It’s always better when we’re together”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언제나 더 좋아”
“We’ll look at the stars when we’re together”
“우리가 함께라면, 별도 함께 바라보게 되겠지”
이번 레터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곡이다.
삶의 어려움이 올 지라도
함께 있음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다정한 가사.
반짝이는 별, 흐드러지게 핀 꽃을 닮은 무대.
공간을 가득 채운 관객과 호흡하는 라이브 영상을 공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6m6V0XlnVpI
우주의 고래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사십춘기, 아들 쌍둥이 워킹맘.
이제는 조금 내려놓을 때도 되었는데 틈만 나면 새로운 생각들이 밀려와 오늘도 사부작사부작거립니다.
우주의 고래, 수면 위 기록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장면을 사진과 글, 그림으로 담아냅니다.
더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림, 음악, 영상 등을 발견하고 함께 나누어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