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이 목회자, 제프리 조던-피켓을 만나다
게이 목사로서 그가 걸어온 길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후소에버 메트로폴리탄 커뮤니티 교회(WhoSoEver Metropolitan Community Church)에서 제프리 목사(Jeffrey H. Jordan-Pickett )를 만나 인터뷰 형식의 짧은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목사님의 동의하에 인터뷰 내용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목사님. 우선 목사님께서 목회하고 계신 후소에버 메트로폴리탄 커뮤니티 교회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후소에버 메트로폴리탄 커뮤니티 교회는 기독교 공동체로 1971년에 세워졌습니다. 저희 교회는 MCC 불리는 메트로 폴리탄 커뮤니티 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저희 MCC는 1968년 뉴욕의 스톤월 항쟁이 있기 바로 1년 전에 만들어진 교단입니다.
목사가 되기로 결정하신 건 언제쯤인가요? 목사님의 "소명 Calling "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전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서 곧잘 말하는 재주가 있단 걸 알았어요. 부르심을 받았을 건 1984년, 그러니까 제가 21살 때였어요. 전 AME (African Methodist Episcoal) 교회에 등록을 했고, 같은 교단에서 1989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태어나 활동하신 곳이 웨스트 버지니아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필라델피아로 오게 되셨나요?
전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으로 있으면서, 펜실베니아 호샴 지역에서 고정적으로 열렸던 대학 여름캠프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선 AME 교단 (African Methodist Episcopal Church)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에 위치한 교회들로 구성되어 있는 AME 교회 제3교구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설교 목회자로 섬기며, 동시에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에서 일했습니다. 90년대 초반 전 교회로부터 아웃팅을 당했고, 저의 그간 경력은 모두 날아가 버렸습니다. 같은 시기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에서도 해고를 당했습니다. 전 성직과 세속직 모두를 잃고 그전에 일하던 대학 여름캠프 쪽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당시 AME 교회에서 일하셨던 시절 그리고 그곳에서 나가야만 했던 일들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웨스트 버지니아 메디슨에 위치한 St Paul AME 교회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AME 교회의 제3교구 정기총회가 있던 때였습니다. 전 감기에 걸려 참석하지 못하고 집에 있었어요. 그러던 중 어머니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어머니는 저희 교단에 속하지도 교회에 다니시지도 않았고 웨스트 버지니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계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제게 물어보시더군요, 혹시 게이바에 드나든 적이 있냐고요. 전 어머니께 왜 그러시냐고 여쭈었죠, 그러자 어머니는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 AME 총회에서 저를 두고 토론이 열렸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총회에선 제가 게이 클럽을 다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두고 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 전화를 받은지 이틀 후, AME 교회 지도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사역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어떻게 후소에버 교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1994년 11월 퀴어퍼레이드에 우연히 참가하며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하던데 당시 이야기를 좀 들려주시겠어요?
제가 펜실베니아 허샴 지역의 대학 캠프에서 일하고 있었던 때입니다. 1993년 6월 어느 토요일이었어요. 전 필라델피아 센터시티로 향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하루를 보냈어요. 일요일 아침,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퀴어 퍼레이드를 위해 일어났죠. 거리는 온통 무지개로 덮여있었고, 드렉퀸과 웃통을 훌러덩 벗고 속옷만 입은 남자들이 보였어요. 웨스트 버지니아에 있던 저는 그런 풍경은 이전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어요. 제겐 그것이 생애 첫 퀴어 퍼레이드였습니다.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퀴어 퍼레이드에서 한 작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리 세련돼 보이진 않았습니다. 남루했지만 그들은 노래하며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사람들을 목격했을 때, 전 옆에 서서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그날 전 가능하면 최대한 이 교회에 출석하기로 결심했고, 이 교회의 구성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1994년 1월 전 필라델피아의 메트로 폴리탄 커뮤니티 교회에 합류했고, 같은 해 여름 목사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공식적으로 목사로서 목회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소에버 교회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목회 프로그램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희 교회는 여러 루트로 퀴어 공동체와 교류해왔습니다. 퀴어 퍼레이드와 집회, 다이크 행진, 트랜스젠더 보건 컨퍼런스와 HIV 예방 회의에 참여해왔습니다. 주기적으로 60,000개 이상의 콘돔을 기부하고 있고, 교회 구성원들의 법적 공증 작업 및 법률 보조를 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성서와 동성애란 주제의 강좌를 제공하고 있고, 매년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의 평등권을 위해 데모하고 있고, HIV에 감염된 사람들을 위한 정의 투쟁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퀴어 공동체 내에 도움이 필요한 개인 혹은 기관들을 지원하고 있고, 매년 겨울 크리스마스에는 퀴어 청소년들에게 의류를 제공합니다.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에 트랜스젠더들을 지원하는 기관에 시트와 목욕가운, 세면도구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HIV 감염인인 두 과부가 있는데 이들을 지원하고 있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역시 결혼 평등(동성결혼 법제화)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목사님이 처음 필라델피아에 오셨을 때 현재를 비교해보면 어떤 변화들이 있는 것 같나요?
저희 MCC 교단은 1960년대 이래로 결혼 평등을 위해 선두에서 싸워왔습니다. 동성결혼을 둘러싼 많은 진보적 변화들은 저희 교단이 선두적으로 투쟁해온 국제적인 투쟁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996년 5월, 폴 워싱턴 신부와 저는 필라델피아 지역 신문과 텔레비전 미디어에서 다뤄진 동성커플의 혼인을 집례 했습니다. 2004년 필라델피아 메트로 폴리탄 커뮤니티 교회는 지역 언론과 뉴스에서 다루어진 수많은 결혼식을 집례 했습니다. MCC 만큼 결혼 평등을 위해 싸운 교단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공동체 내의 연인들은 정서적, 영적 결혼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결혼하여 이성애자 커플들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개신교 교단들이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쪽으로 변화했음에도 여전히 호모포비아적인 기독교인들의 반발은 거셉니다. 해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혐오는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전 교육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와 관련한 얘기 말고, 후소에버 메트로폴리탄 커뮤니티 교회의 다른 특별한 점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희 교회가 그리스도와 닮아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 이것이 제겐 매우 중요합니다. 모두를 위한 정의와 평등을 위해 사회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야 말로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 모두에게 요청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처럼 우리는 억압받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자유를 추구해야 합니다.
목회를 꿈꾸는 신학생들에게 한 말씀해주시겠어요? 제게도 덕담 한마디 해주세요. (웃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의 소명을 진실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 세기 동안 해온 방식대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부르심 받은 게 아닙니다. 우리는 새로운 하나님의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부르심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끝으로 혹시 오늘 나눈 대화와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자료들이 있다면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책 세 권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Troy Perry 의 Don’t Be Afraid Anymore, Jeff Miner 목사의 The Children Are Free, 그리고 Rembert Truck 박사가 쓴 Steps To Recovery From Bible Abuse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