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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흐니 Nov 03. 2023

N년 전 첫 교육현장에서의 나와 지금 교육현장에서의 나

10문 10답 내 맘대로 쓰는 교육일지 질문 2

  첫 질문에서 이미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변화한 점을 중점으로 글을 썼다면, 이번엔 변하지 않은 모습을 중점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 있다면, 또 변함없이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 나는 교.진.녀 (교육에 진심인 여자)


  교육현장에서 일을 하는 기회가 전보다 많아졌고, 또 많아져야만 하기에 아이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특별하거나 설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엔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고 또 그랬기에 성장하는 폭도 컸던 것 같다. 하루에 느끼고 경험하는 바가 아주 많았다. 교실이 특별하게 느껴질 때나, 지금처럼 아주 익숙한 공간이 되어버렸을 때나 그 언제나 나는 진심이다. 아이들이 이 시간을 진지하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늘 이 마음 때문에 아이들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내 수업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도 있지만 이런 진지함이 나는 싫지 않다. 나의 진심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따뜻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늘 그럴 수는 없다. 이런 진지함이 내 강의의 에너지이고 힘이다. 



- 과거보단 현장에 익숙? 아니 능숙해진 나!


  너무나 순수했고 열정적이었고 내가 가진 열정을 숨기지 못하는 시절이 있었다. 내 열정을 세상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시절. 가끔은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이 되는 시간들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현재의 나를 선택하고 싶다. 달라졌기에 좋은 것들도 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닌 성장한 나의 모습이니까. 여전히 불타는 열정을 가진 것은 아니어도 능숙하게 일처리 하는 현재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교육 현장은 그야말로 돌발상황의 향연이다. 와이파이가 안 되는 문제부터, "선생님 저희가 행사가 있어서요. 일찍 끝내주실 수 있나요?" 이런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요청까지 엄청 다양한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예전에는 땀을 흘리며 속으로 나는 왜 존중받지 못하나 욕을 했었더랬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롭게 생각한다. '일찍 끝나면 나도 좋지 뭐, 짧고 굵게 아자!' 꼭 전달해야 할 내용과 아닌 내용을 빠르게 구별해서 시간 내에 진행한다. 


  벌써 강의 경력 8년 차 여전히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싸울 때..?). 그래도 달라지고 성장한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나만의 무기를 장착하는 태도가 생긴 거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동안 경험해 온 것들이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어떤 상황이 생겨도 그 순간을 잘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돌발상황에 쫄았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엄청난 스킬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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