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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ena Apr 14. 2018

Grand Canyon

불친절의 끝.

우리가 간 곳은 제일 서쪽에 위치한 west rim. South rim도 있고 north rim, east rim도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제일 가까운 west rim으로 선택했다. 솔직히 나는 아주 어렸을 때 가족들과 함께 north rim을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솔직히 이 west rim에는 아주 많이 실망을 했다. 그랜드 캐년의 장관을 볼 수 있는 포인트 몇 군데와 바닥이 유리로 된 sky walk 빼고는 딱히 뭐가 없었다. Sky rim에서는 개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게 해놓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포토그래퍼만 사진을 찍어 팔 수 있게 해놓았다. 말로는 핸드폰으로 사진 찍으면 안전하지 않아서 못 가지고 들어간다고 하는데 다 자기 내들 돈 벌라고 하는 수작같이 보였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sky walk 보다 우리를 짜증 나게 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였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좀 구경하고 걷고 하다 보니 배가 고프기 시작한 우리는 sky walk 앞에 있는 카페에 가서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시켜 먹기로 했다. 주문을 하려고 주문 창에 가서 "2 croissant sandwiches please, "라고 말을 하자마자 졸린 건지 약에 취한 건지 거기서 일하는 종업원이 나를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내 말을 못 들은 건가? 하고 다시 한번 주문을 했지만 계속 쳐다보길래 무안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가락으로 옆 창구를 가리키더니 저기로 가서 시키라고 짜증내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약간 당황했지만 미국에서 살다 보면 별의별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그냥 옆에 창구로 가서 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주문받는 여자는 거기서 같이 일하는 남자 요리사랑 계속 얘기만 하고 있고 주문을 받지를 않는 거였다!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한 나는 "Excuse me, I'm ready to order"이라고 얘기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 요리사와 계속 얘기하는 채로 내 주문을 받기 시작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내가 온 창구를 손으로 가리키며 저기서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다!!!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나는 지금 나 저기서 오는 길이다, 여기서 주문을 해야 한다더라 라고 말을 했더니 갑자기 아까 주문받은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며 거기서 샌드위치 만드는 거라고 하며 둘이 싸우기를 시작, 나는 너무 어이가 없는 나머지 그냥 안 시키겠다며 뒤돌아 서는데 거기 매니저 인지 뭔지 하는 여자가 미안하다며 자기가 오더를 받겠다고 해서 겨우겨우 샌드위치 2개 주문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얼마큼 오래되었는지 모르겠는 사막의 모래보다 더 드라이한 빵과 계란 껍데기가 들어간 프라이 그리고 다 식어빠진 소시지 패티가 나왔다. 한입 먹고 도저히 못 먹겠어서 쓰레기통으로 넣어버렸다. 가서 따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너무 지쳤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고 나니 여행이고 뭐고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자고 싶었다. 분명 음식을 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기분 좋게 있었는데 말이다. 음식이란 게 이렇게 사람 감정을 좌우하다니! 그래도 남편은 처음 온 그랜드 캐년인데... 너무 속상했다. 어쨌든, 그곳은 절대 절대 절대!!!!!!! 가지 말 것을 강추한다.

거의 모형 수준의 샌드위치. 먹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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