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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Sep 05. 2024

1. 지금

나도 몰랐던 나의 지금에 대해..

지금, 

여기, 

현실을 살다가 문득..

내가 이렇게 40대를 보내고 있을지 몰랐다는 생각에 잠시 모든 것을 멈추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앞만 보고 살았기에 나의 나중 시간은 막연하게 스쳐 지나갈 뿐이었지만, 그래도 이런 시간이 스치듯이라도 지나간 적은 없었다.


스쳐 지나간 나의 나중 시간은..

난 여전히 유치원에서 일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할머니 원장 선생님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주 오래 지나야 할 시간들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한 일은 없는데 말이다.

의심이 없는 어린아이 같음 마음으로 모든 것들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중간일 것 같은 지금 시간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고, 하루하루 닥친 시간을 너무 열심히 살아내느라 나의 먼 훗날의 시간도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 믿었던 것 같다.


그렇게 직진으로만 달리던 나의 인생 차선은 깜빡이를 켜고 차선 바꿀 준비도 안 했는데,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버렸다. 급차선 변경에 놀란 마음 쓸어 담은 후에야 내 노선이 바뀌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꾸 뒤를 돌아보며 내가 갔어야 하는 길을 돌아보느라 불안했고, 얼마나 돌아가야 하는지를 몰라 두려웠다.

사실 지금도 원래 가고 있던 자리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바뀐 차선을 받아들이며 안정적으로 가려고 노력 중이다. 돌아가다 보니 얼마큼 돌아가야 하는지 몰라 답답할 때도 있지만, 돌아가는 길에서 보는 것은 너무 귀하고 값진 것들이 많았다. 돌아가지 않았으면 절대 몰랐을 일들을 알게 되고, 보게 되고, 깨닫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모두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괜찮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머무르고 싶기도 하다가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너무 하고 싶지만 진짜 하기 싫기도 한..

하루에도 끝과 끝을 왔다 갔다 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세상만이 아니라 나의 양면성과도 매일 만나며 그 순간의 나를 잘 받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도 열심을 떨며 움직이는 나와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극과 극의 내가 오락가락 중이다.

지금은 잠시 열심을 떠는 내가 움직이며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부디 귀찮음에 빠지는 나를 잘 밀어내 보길 열심 떠는 나에게 부탁해 본다.


어느덧 40대의 끝자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나는..

여전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고 가며 정신이 없다.


◆ 엄마의 생각하는 의자 ◆

    : 나의 양면성에 아이가 혼란스러워 한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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