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우주를 좋아했다. 처음엔 그저 까만 밤하늘이 좋았지만 알면 알수록 심오한 우주라는 공간에 매료되었다. 우주를 담고 있는 밤하늘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온갖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짧게나마 어학연수로 다녀왔던 뉴질랜드의 밤하늘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한국과는 달리 별이 선명하게 박혀있던 그곳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매일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애석하게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약간의 들뜸과 평온함 그리고 나를 단숨에 먼지와도 같은 존재로 치환시켜버리는 그 존재로부터 조금은 두려움도 느꼈던 것 같다.
그때의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은 내 눈엔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박혀있는 점처럼 보였다. 하지만, 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일주운동에 의해 우리 눈에 보이는 움직임 말고도 그 자체로 고유 운동을 한다. 점진적이지만 별들은 각자의 천구 위에서 이동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별의 궤적이 각기 다른 것처럼 우리 삶의 궤적 역시 다양하다. 누군가는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일찍이 사업을 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장사를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일찌감치 유학을 가서 해외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밖에도 돈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있을 것이고, 돈이 아닌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이 있을 것이다.
삶의 궤적에 옳고 그름이란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다. 각자가 살아가는 삶이 있고 타인에게 위해를 입히지 않는 한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요즘 들어서 삶의 궤적이 비슷한 사람을 주위에 두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무의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듯 각자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대다수의 삶의 궤적이 점점 비슷해져 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할 때면 내가 지나온 삶과 걷고 있는 삶,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고자 하는 삶을 가만히 반추해본다. 밤하늘의 별들이 지닌 수많은 경우의 수의 궤적들을 떠올리며 우리네 삶도 저렇게 다양한 궤적을 지닐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