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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내리는 봄날 Aug 13. 2021

유사과학과 과학적 접근 - 수소수

수소가 담긴 물

수소 함유 음료가 미세먼지 제거나 아토피 등 질변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되어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일이 없도록 소비자 주의를 당부한다. - 대한민국 식품의약품 안전처


 수소수는 간단하게 말해서 물에 수소를 첨가한 물을 의미한다. 먼저, 수소수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주장은 유사과학이다. 이 점은 강조하고 글을 진행하겠다. 수소수는 먹는 물에 수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해 제조한 물을 의미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수소수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먹는 물 99.99%에 수소 0.00015%를 첨가해서 제조된다. 여기서부터 수소수가 효능이 있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인지는 느낄 수 있다. 만약, 효과가 있어도 저런 수준으로 넣은 수소가 큰 영향을 미칠 리가 없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는 이와 같이 밝혔다.

현재 사람이 수소수를 마시고 각종 질병예방과 치료에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연구결과의 임상적 근거가 부족해 사용을 권장할 수 없다.

 먼저, 수소수에 관해서 광고하고 수소수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을 정리해보자. 판매자들은 산화환원 전위 값을 측정해서 측정값을 통해서 수소수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산화환원 전위는 건강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로 전혀 작동할 수 없음을 밝힌다. 산화환원 전위는 양전하를 띤 이온이 중성이나 낮은 양전하 이온으로, 중성 원자가 음전하를 띤 이온으로 환원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위를 의미한다. 산화환원 전위의 정의만 보더라도 이 개념이 건강과는 관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화학 실험에서나 사용되는 개념이다.

 수소가 담긴 물을 마시면 수소가 활성산소의 유해성을 제거한다는 주장도 있다. 판매자들은 활성산소는 위험하고 이런 활성산소가 수소랑 만나면 물이 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게 변하기 때문에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수소가 활성산소의 유해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소가 담긴 물을 마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활성산소는 화학적으로 반응성 있는 분자로 생체 조직을 공격하거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이다. 즉,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가진 물질은 맞다. 먼저, 활성산소는 산소의 정상적인 대사과정에서 생긴다. 세포 신호와 항상성에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활성산소의 농도는 환경적 스트레스로 급증할 수 있으며 급증하는 경우에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소수가 활성산소를 없애고 건강을 지킨다는 주장은 사실인 것일까? 아니다.


수소가 활성산소의 유해성을 제거한다는 주장 자체가 증거가 부족하다. 또한, 가능하다고 해도 수소수의 담긴 수준의 수소로는 활성산소를 억제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소를 물에 담을 수도 없고 그 정도의 수소를 체내에 주입하면 과도한 수소 체내 농도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활성산소로 인한 문제보다 더 커질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이렇게 밝혔다.

상온 1 기압에서는 물 1 리터에 1.6mg 이상의 수소를 녹을 수 없습니다. 녹을 수 있어도, 몸속의 생리 작용에 관여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수소 분자는 무극성 분자로 물에 거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다. 물은 극성 분자이기 때문에 무극성 분자인 수소는 녹기 어렵기 때문이다.

 판매자들은 스틱식과 수소가스 주입식, 전기분해식, 캡슐용해식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수소수를 제작한다고 주장한다. 간단하게만 이야기하고 넘어가겠다. 스틱식은 마그네슘 합금으로 된 막대를 물에 넣어서 마그네슘 용해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수소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고 주장한다. 수소가스 주입식은 정수된 물에 고압의 수소가스를 집어넣어 녹이는 방식이다. 전기분해식은 물을 전기 분해한 후에 -극 전극의 물을 분리하여 수소수만 모으는 방식이다. 캡슐 용해식은 칼슘염이 들어있는 캡슐을 녹여서 만드는 방식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어떤 방식을 이용하든 수소를 물에 많이 녹일 방법은 없다.

 

 또한, 활성산소는 수소를 이용해서 제거할 만큼 유해하지도 않다. 수소수가 만약에, 아주 만약에, 활성산소를 줄이는 작용을 하더라도 이 효과가 건강에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올 확률은 사실상 없다.


 정리하자면, 수소수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 수소를 유의미한 양 물에 녹일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수소가 활성산소를 없앤다는 주장의 증거도 부족하다. 활성산소를 없앨 필요성도 크지 않으며 수소수에 담긴 수소가 활성산소를 없앤다고 해도 그 효과가 우리의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 즉, 수소수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유사과학이다.


 다음 글에서는 한국 역사에 남을 유사과학,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켜고 자면 사망할 수 있다. 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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