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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내리는 봄날 Jun 03. 2024

영재고에서 "공부만" 하기 힘든 이유

고등학생이 대학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게 되면

흔히들 영재고라고 하면 오로지 “공부만” 하는 학교로 보이기 쉽지만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공부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쏟아서 몰두하고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할애하는 일은 영재고보단 일반고에서 하는 일에 가깝다. 오히려 영재고에서는 소위 말하는 딴짓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학교 차원에서도 이를 종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론 딴짓이라는 것이 무슨 게임을 하고 놀러 다니고 그런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영재고나 특목고 같은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특이한 활동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딴짓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은 연구다.

고등학생이 연구를 한다고 하면 두 가지 의문점이 든다. 일단 왜 연구를 하지? 그리고 연구를 해봐야 뭐 가볍게 하겠지? 일단 두 번째 질문에 답을 하자면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아마 중학교나 초등학교 때 탐구상? 같은 것을 따기 위해서 실험이나 얕은 연구를 진행해본 사람이 있다면, 그 정도 수준의 연구를 생각하고 있겠지만, 실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아예 대학교 교수님과 연결되어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기도 하고, 어떤 연구실은 매주 논문 리뷰를 하기도 하며, 꽤 많은 학생들이 국내 학회지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논문을 작성해서 제출하기도 한다. 학회에 나가서 발표까지 하게 되는 학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애초에 수준이 중학교,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 대학교, 가끔은 대학원 수준에 가깝게 연구를 하게 된다.


고등학생이 연구라, 굉장히 유익한 경험으로 보이는가? 유익하긴 하지만 꼭 좋지는 않다.


일단 연구를 수행하게 되니 자연스레 내신 공부나 수능 공부, 입시 공부 등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당연한 이야기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고등학생 신분으로 연구를 하려고 하니, 원래 고등학생들이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학교 공부나 입시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한 연구라는 과정 자체가 생각이상으로 정신력을 많이 소비하는 활동이다. 일단 고등학생이 영어로 된 논문을 읽는 일부터가 어려우며, 주제나 분야라도 잘못 선택하게 되면 이해도 안되는데 재미도 없는 연구를 짧게는 반년에서 길게는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하게 된다. 시간과 체력 등을 모두 허비하게 될 수도 있다.


단점만 있지는 않다. 분야만 잘 찾으면 생각이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이다. 논문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도 올라가며 나중에 대학교나 대학원에 가서 연구 활동을 할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점은 대학에 진학해서 연구 활동을 수행할 때, 더 수월하게 시작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연구에 적합한 사람인지, 논문을 읽을 만큼의 영어 실력은 갖추었는지,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등을 잘 고려해서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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