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축산과 패스트 패션이 닮은 이유
공장식 축산과 패스트 패션의 공통점.
속도 그리고 대량생산.
생추어리란 단어를 접한 건 미샤 레슈코의 <사로잡는 얼굴들>을 통해서였다. 너무나 낯설고 생소한 단어
"생추어리"
이 책엔 구조된 동물들이 늙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름이 지고, 털이 숭숭 빠지고, 아프고 병든.
인간이라면 늙어가는 게 전혀 이상할 게 전혀 없지만 동물의 늙어가는 모습은 왜 이토록 어색한 것일까.
인간 옆에서 사는 동물은 모두 귀엽거나 사랑스럽다. 죽을 때까지 돌봐주고, 아낌없이 사랑해준다. 때리고 먹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반대로 인간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동물은 무섭거나 더럽거나 유해할 뿐이다. 들짐승이 그렇고 야생동물이 그렇다.
인간 옆에 사는 또 다른 동물이 있다. 바로 먹기 위해 기르는 동물.
살이 많고 맛이 있고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돼지, 소, 양은 인간에 의해 길러졌다. 그런데 고기를 원하는 사람들에 비해 고기의 양이 턱없이 부족해지자(정확히는 고기가 돈이 되자)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많이 빨리 고기를 만들어 팔 수 있을까 생각했고,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바로 동물을 공장으로 들여보내는 것.
옷 한벌 값이 꽤 비쌌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옷의 재료가 되는 천은 물론이고 한벌을 만드는 데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다보니 비싼 건 당연했다.
그러다 값싼 천(사실 천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아주 얇고 부드럽게 만든 플라스틱실로 만든 천)
이 등장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직 기계가 등장하면서
옷값이 싸지기 시작했다.
의류 공장에서는 수 분이면 수십 벌의 옷이 뚝딱하고 만들어진다. 아껴입을 필요도, 촌스러운 옷을 필요는 더 없어졌다.
문제는 고기를 먹는 사람보다, 옷을 입는 사람보다 물건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버려지는 것들이 늘어났다. 쓰이지 못하는 것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풍요롭게 사는 건 좋지만 그 풍요는 필연적으로 잉여와 낭비를 만든다.
하루에 버려지는 고기를 살아 있는 돼지로 따지면 수만 마리고, 인간의 몸에 걸쳐보지도 못하고 계절마다 버려지는 옷은 산을 만들 만들고 남을 만큼 엄청나다.
뭐가 문제냐고 물어본다. 남으면 버리면 될 일이고, 안 입는 건 재활용함에 넣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요긴하게 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생명이든 자연이든 한번 훼손된 것은 원래대로 돌아가지도, 재활용되지도 않는다. 그래봤자 우리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 만든 허상의 문구에 불과하다. 확실한 건 한번 죽은 생명은 돌아오지 않고, 한번 훼손된 자연은 쉽게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
***
인간의 욕심으로 오래 존재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겨우 글을 쓰는 것뿐이지만 이 미미한 것들이 사라지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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