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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지 Jun 22. 2022

당신의 삶을 응원해요



 2010년부터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해 오며 그동안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메시지들을 받았고, 갖가지 사연들을 읽게 되었고, 수많은 이름 모를 사람들과 삶 그리고 마음을 나누었다.


 그들이 가끔 그리운 날이 있다. 그때 그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았던 분은 잘 지내고 있을까? 힘에 부쳐 얼굴도 모르는 작곡가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통째로 보내왔던 그 학생분, 지금은 뭘 하며 지낼까? 원하던 곳에는 잘 갔을까?


 평범한 어느 날에 문득, 그때의 그들이 반가운 연락을 취해오곤 한다. 안녕하세요 은지님 몇 년 전 메일을 보냈던 학생입니다, 사지방에서 메시지를 보냈던 군인입니다, 장문의 댓글로 고민을 달았던 취업 준비생입니다, 하고 말이다.


 당신이 8년 전 혹은 5년 전에 어떠한 경로를 통해 우연히 내 이야기를 접했고, 그때의 자그마했던 소녀로부터 위로를 받았고, 잊은 채로 한참을 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소식이 궁금해졌고, 기억을 더듬어 다시 알음알음 찾아왔을 때,


 나는 여전한 모습으로 당신을 환하게 맞아주고 싶다. 참으로 그리웠지만 연락할 방도가 없어 내내 소식만을 궁금해하던 벗을 만난 것처럼, 반갑게 한달음에 달려 나가고 싶다. 이게 얼마만이에요. 다시 소식 전해주어 고마워요.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당신도 나도 어린 학생이었는데 이제는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네요. 그때 그 일은 잘 해결되었나요? 원하던 일들은 다 이루었나요? 지금은 좀 어떤가요? 얼마나 고생이 많았어요.


 그때의 소녀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당신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풍랑을 몇 번이나 만났지만 그래도 용케 난파되지 않고 아직 바다 위에 떠 있다는 사실에, 간간이 노까지 젓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당신이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또다시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삶을 한껏 살아내다 문득 소식이 그리워지는 날이면 언제든 찾아와 주길.


 10년 뒤든, 20년 뒤든. 나는 이곳에서 나의 삶으로 당신의 삶을 응원하고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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