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투자자들의 기준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취준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표가 약속한 스톡옵션에 대해 이야기가 흐르곤 합니다. 초기에는 대표들이 임원들이나 전문성 높은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편이었지만 근래 들어 전 직원에게 행사하는 경우도 드물게 볼 수 있습니다. 대표들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시그널과 성과보장을 약속하는 편이지만 현실적으로 스톡옵션으로 미소를 짓는 직원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야기에 앞서 스톡옵션에 대해서도 내용을 가볍게 다루어보겠습니다.
스톡옵션이란 현재 정해진 가격으로 미래에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이 이익을 가져다주려면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커가는 것이 당연 필요할 것입니다. 스톡옵션은 비상장회사의 경우 사내 임원에게만 부여할 수 있으며, 회사에 2년 이상 근무를 해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더하여 스톡옵션이 효과를 보려면 회사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거나 우상향 성장을 이루어 주식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와야 함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가 스타트업이라 매출도 적고, 앞으로 비전도 확실치 않은 경우 도대체 이 기업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나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궁금하실 것입니다.
상장기업들의 주식과 달리 비상장 기업들이 주식, 더하여 스타트업들은 당장 이전 몇 년의 재무제표도 나와있지 않은 경우도 대다수인데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어떤 데이터로 가치평가를 받고 투자를 받는 것일까요?
오늘 알아볼 내용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의 통상적인 평가방법과 기업가치의 내용들입니다. 이 글을 꼼꼼히 정독하여 개개인의 정보력으로 갖추게 된다면 여러분은 스타트업들을 단지 일반 회사처럼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가치를 보유한 집단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저 이론적인 이야기를 다루어봅니다.
먼저 스타트업들이 투자시장에 대거 등장하기 전 통장석으로 많이 활용되던 비상장주식들의 밸류에이션 평가 방법은 DCF(현금흐름할인법)을 활용하는 편이었습니다. 현금흐름할인법은 예상되는 미래현금흐름에 기초하여 현재가치를 적용해 오늘날의 투자자산의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스타트업의 시장과는 결이 맞지 않기에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1. 팀원들의 역량이 곧 기업의 가치!, 극초기 기업들을 평가하는 핵심인력가치평가법
극초기 기업들은 기술력만 있고 사업실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렇기에 '엔젤투자자'들 또는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거나 창업팀의 역량을 담은 'IR자료'를 통해 투자를 받기도 합니다. 여기서 창업팀의 개인 보유역량은 무척 높게 평가가 됩니다. 테크기반 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가 만약 5인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그들이 특급전문가라면 그 전문성에 높은 가치를 매기고 인원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또는 톱다운의 방식으로, 엑셀러레이터들은 일반적으로 초기기업들의 기업가치를 5~10억 정도로 임의평가하는 편인데 성장역량을 보며 조정해 나가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2. 나랑 비슷한 사람의 몸값이 곧 나!, 유사기업 비교를 통한 직접 가치평가법
제일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바로 유사한 비상장 스타트업의 지표를 찾아 비교하고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입니다. 스타트업 A의 비즈니스모델과 무척 유사한 스타트업 B가 기존 시장에 있을 경우 매출, 영업손실, DAU 등을 비교하여 기업가치를 매기는 방법입니다.
DAU : 일일 활성 유저로 24시간 동안 기업의 서비스 앱을 사용하는 순 유저 수를 의미합니다
3. 동종업계의 평균가치가 곧 나!, 유사기업 비교를 통한 상대가치 평가법
직접가치와 달리 상대가치 평가법은 더욱이 간단합니다. 말 그대로 중간값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상장주식의 가치평가는 보통 PER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주식을 조금 해보신 분들은 다들 아는 용어이지 싶습니다. 주가수익비율입니다. 스타트업은 상장기업과 달리 순이익이 플러스인 경우가 매우 드물기에 PER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PSR(price sales ratio, 주가매출비율), PBR(Price to Book Ratio : 주가순자산비율)을 활용합니다.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주당 매출액이 주가보다 높을 경우 1배 이상, 낮을 경우 1배 이하로 책정됩니다. 두 가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기업들의 지표에서 중간값을 책정하여 기업의 가치책정에 활용을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산출법은 예상데이터를 많이 쓰고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흔히 말하는 거품이 안 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시장의 뻥튀기에 대해서도 우리는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편하게 열어볼 수 있는 나스닥, 코스닥 상장 기업과는 달리 스타트업 또는 초기기업들은 공개가 되어있지 않고 일반투자자들이 관여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평가가 어렵고 공개가 되어있지 않은 기업에 대하여 소수의 참여자가 가치를 평가하고 주식거래를 하는데, 그들이 바로 VC의 심사역들입니다.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한지평의 역할이 그 예이죠. 벤처캐피탈리스트를 통해 초기 기업들의 가치가 대부분 평가되고 그렇기에 이 평가는 무척 신중하고 복잡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데이터에 의해서가 아닌 사람에 의해서 평가가 되기에 당연 주관성이 많이 개입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드라마틱하게 평가자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한 대로 기업가치가 10배, 50배 우상향 성장하는 좋은 예시도 있지만, 기업 가치가 커보여야하는 스타트업들과 심사역들 간 합의를 통해 대폭 가치를 높게 조정하여 이야기하는 긍정적이지 않은 사례가 대다수입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통 '오버벨류'라고 부릅니다.
물론 적정가치에 대한 평가는 정답이 없습니다. 100억이라 가치평가된 기업이 2000억의 규모로 상장이 될 수도 있기에 말이죠. 두 기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적자가 난다고 무조건 저평가 스타트업인가? : 쿠팡
초기 단계에서는 이익을 가져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쿠팡도 마찬가지로 만년 적자 스타트업으로 평가를 받아왔었지만 흔한 커머스 스타트업과 달리 소비자들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긴 13년의 마일스톤을 거쳐 23년도 1분기 7조 4천억의 매출, 7분기 연속 흑자전환유지, 10조 원 가까운 투자유치등 놀라운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이익의 상승이 기업가치로 이어지고, 시장 내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하여 나스닥에서 수십조의 시가총액을 기록 중입니다. 단순히 흑자를 스타트업의 본질로 보았다면 쿠팡의 기업가치는 절대 좋게 평가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업가치 60조 원, 하지만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됐던 스타트업 : 위워크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인 위워크는 고평가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50조를 넘기도 한 나스닥 상장기업입니다. 저금리 경제현황에서 기업고객수 65만 명, 700개 이상의 전 세계 공유오피스보유등의 성과와 달리 유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점, 경제이슈에 직접타격이 들어가는 현실, 지속적으로 흑자전환이 힘들었고 결국 2023년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이처럼 스타트업 기업가치평가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뻥튀기도 많고 반대로 저평가도 많기에 올바른 가치를 발견해 내고 확신을 가져주는 투자자, 전문가들이 정말 능력자라 생각됩니다.
국내 시장은 2023년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은 2조 3천억 원 정도로 전년에 비하여 70% 가까이 하락하였습니다. 시장의 분위기는 당연 경제상황과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고평가 받던 기업들의 시장에서 하락세가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 하여도 무방합니다.
국내 시장에서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평가받던 왓챠, 패스트파이브, 클래스 101등은 고평가 받던 시절의 밝은 모습과 달리 2023년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클래스 101은 임대료와 관리비도 지급하지 못해 내용증명을 받은 사실도 있으며, 왓챠의 경우는 헐값에 경영권 매각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되었습니다. 여러 유망스타트업들이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된 사례도 금방 찾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 투자자들 관점에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왓챠의 경우 기업의 적정가치는 3800억으로 평가받았었는데 현재 부채총계는 1000억여 원 정도, 완전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지속하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현재는 많은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를 하향조정하는 편이라 합니다. 그럴싸하게 보이는 매출에 비해 현실적으로 순이익 비율이 적고 지속력이 적다는 단점을 모두 꽁꽁 숨겨버리는 뻥튀기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합니다. 상장사들처럼 투명한 정보로 평가받는 밸류에이션이 아니기에 초기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무조건 높여부를 것이 아닌 어떠한 모델과 수익구조로 현실적으로 얼마나 오래 성장해 낼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오늘은 기업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제 또래 취준생,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단지 들어본 이름의 기업이라고 대기업, 중견기업인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투자자는 아니지만 알게 된 기업이 어떤 재무상태와 투자라운드를 돌고 있는지, 어느 정도 가치를 받고 우상향을 하고 있는지 자본잠식상태인지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조금 더 영양가 있는 대화들을 주변에 알리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들의 커리어가치평가와도 무척 유사하다 생각됩니다. 시니어 전문가들과 달리 주니어 전문가들의 이력을 본다면 물론 훌륭한 역량에 대한 이력을 확인할 이력서, 자료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업무에서의 효율적 전문성에 대한 평가는 어렵습니다. 디자이너의 경우 그럴싸하게 취업용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 개발자의 경우 학원에서 배워서 나온 코드, 작업 데이터를 그대로 취업용 자료로 쓰는 사례등, 본인의 진실된 역량을 뻥튀기해 보이는 것이 무척 유사하지 않은가 조심스럽게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가치평가내역보다 고성장을 이룩하는 기업들은 그저 성장과 이익추구를 꿈꾸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을 위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곤 합니다. 주관적이지만 마찬가지로 업계에서 헤드헌팅되는 능력 있다 평가되는 전문인재들은 단지 취업 뚫기, 대기업취업 타이틀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전문가로서의 다분야 전문성과 전반적으로 기업이 본인의 다양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실무력을 다듬는데 목표를 두는 편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것에 정해진 답은 없지만 단순화된 프레임보다는 진실됨을 담는 것 하나는 두 분야에 긍정 시그널에 있어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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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의 이론데이터는 VC스타트업(김기영 저)의 이론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음을 명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