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엄마 때문에 미친다. 그렇게 아무것도 싸주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과일 곶감은 그렇다쳐도 좋아하지도 않는 견과류랑 미숫가루는 왜 넣고, 조기며 스팸이며 먹다 남은 돌김은 왜 넣은거야? 위문품이야? 구호물품이냐구.
근데 우리집에 간장 참깨 참기름 떨어진 건 어찌 알았대? 그리고, 깻잎찜은 이제 그만 주라고 했잖아. 안 먹겠다고 했잖아. 어릴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라 떨어지지 않게 놓고 먹었는데 작년에 엄마가 만든 거 보고 식겁 했잖어.
한바구니 가득 깻잎을 정성들여 씻고, 양념장 꼼꼼히 칠하고, 그걸 서너장씩 추려 후라이팬에 얇게 지지는데. 간단하게만 생각했는데 하루가 꼬박 걸리더라. 옆에서 돕는 것만으로도 정말 힘들었는데, 엄마는 평생 그렇게 만드셨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
그러니까 다신 하지 말랬잖아. 이제 다시는 깻잎찜 안먹을 거라고 했잖아. 근데 왜 또 만들었어. 왜 이렇게 많이 만들었냐구. 그러다가 허리 다쳐서 앓아 누우면 누구를 원망하려구. 누구 가슴을 찢어 놓으려고 그러냐구..
by 혜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