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간단한
밖에서 흔히 사먹게 되는 음식 중엔 은근히 아쉬운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나에겐 ‘버거에 추가로 시키는 칠리프라이즈’라던가, ‘미트칠리 쬐끔 올려서 내는 나쵸’가 그러하다. 슬프게도 꼭 감튀나 나쵸에 비해 고기가 모자란데, 그렇다고 고기 추가가 있는것도 아니지 않나.
그러다보니 주로 그런 음식들은 집에서 만들게 된다. 애매하지 않게 듬뿍 먹어보겠다는 심산이다.
본 레시피의 타코 미트는 살짝 드라이한 느낌으로 만들어 냉장고에 쟁여놨다가 팬에 휘리릭 데워서 먹는 용도로 만들게 된 것이다. 감튀, 나쵸 이외에도 맥앤치즈 또는 숏 파스타에 곁들이거나, 구운 감자에 올려도 꽤나 그럴싸한 맛을 낼 수 있다.
재료
소 다짐육 400 g
양파 반개 (다진 것)
월계수잎 2장
후추 취향껏
소스
옥수수전분 1.5 큰술
칠리파우더 4.5 작은술
갈릭파우더 0.5 작은술
어니언파우더 0.5 작은술
스모크파프리카 0.5 작은술
큐민 0.5 작은술
넛멕 0.5 작은술
케이엔페퍼 0.25 작은술
소금 0.5 작은술
설탕 0.25 작은술
치포뜰레 큐브 2개 (선택 사항)
물 250 mL
고기는 코스트코가 싸고 용량이 커서 좋으나, 동네 정육점에서 미국산 냉동육을 바로 갈아달라고 해도 좋은 가격에 훌륭한 다짐육을 구할 수 있다. 향신료는 대부분 국내에서 구할 수 있고, 칠리파우더는 마트엔 없지만 아이허브에서 구하면 된다. (나는 해외 출장에서 사온 것을 사용중이다) 다만, 저 크노르 치포뜰레 큐브는 스모키한 느낌을 주려고 쓰는 것이라 꼭 넣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것도 해외에서 구해온 것)
1. 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뒤, 월계수잎과 다진 양파를 넣고 볶는다. 양파가 살짝 투명해질 때 까지 볶아야 한다.
2. 소스가 될 향신료는 미리 섞어둔다. 작은 볼에 분량대로 넣고 섞어두면 된다. 나는 계량 스푼을 사용하는데, 큰술이 15 cc, 작은술이 5 cc 이다. 굳이 계량 스푼이 없어도 숟가락으로 하면 된다. 비율만 맞춘다 생각하면 무방하다.
3. 양파를 다 볶았으면 중불에서 고기를 볶는다. 후추를 이 때 뿌려도 되고, 그냥 향신료 섞을때 섞어놔도 큰 문제는 없다. 다른 레시피를 보면 고기 볶을때 나오는 물을 버리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귀찮기 때문에 버리지 않는다.
4. 고기가 다 익으면 향신료 배합을 넣고 볶는다.
5. 얼추 향신료가 엉기지 않고 볶아졌으면 물을 부어준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이고 눌러붙지 않게 틈틈이 저어주면 된다. 나는 치포뜰레 큐브를 이때 넣는다.
6. 수분감이 많이 줄어들 때 까지 잘 저어주면 옥수수전분에 의해 살짝 걸쭉한 상태가 된다.
7. 이대로 식혀서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보관하면 아주 되직한 질감이 되는데, 쓸때마다 팬에서 살짝 볶아주면 다시 촉촉해진다. 너무 되직하다 싶으면 물을 약간 부어주면 된다.
8. 생각보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데, 오키나와식 타코라이스를 하기도 좋고, 구운 감자에 올려도 꿀맛이다. 숏파스타를 할 경우, 시판 사골육수 좀 부어서 자작하게 만들어주고, 취향에 따라 체리토마토도 좀 볶아서 넣어준다거나, 정 귀찮으면 케챱을 좀 넣고 파스타와 볶은 뒤 치즈를 뿌려주면 간단한 미트파스타가 된다.
9. 갈은 고기는 없고 냉동 소고기패티가 있을 때, 그걸 해동해서 써도 꽤나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또, 소가 아니라 돼지 다짐육이어도 상관없었다. 핵심은, 한가득 만들어두고 생각날때 꺼내먹는 것. 다만, 냉장보관이라 할지라도 1주일 이내에 다 먹는게 좋다.
10. 김치냉장고에 쨍하게 넣어둔 라거를 얼려둔 잔에 따라서 마셔보자.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하지만 칼칼한 칠리와 IPA도 훌륭한 조합이다. 홉의 스파이시한 아로마와 매콤한 타코 미트의 조합은 이미 검증되어있다. 아무튼, 맥주 안주로는 이만한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