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나는 도전과 용기를 사랑하는 젊은이였으나,
지금의 나는 참고 견디는 것이 제일인줄 아는
현실인이 되어 버렸다.
기억의 나는 덜 생각했고, 더 나아갔지만,
현실의 나는 한번 더 돌아가면 무너질까 무섬증이 나는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
자유의 기억을 가진 채
땅의 그물에 엉켜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회색빛인가.
그물을 찢고 나가려 할수록,
나의 가난이 밧줄이 되어 발목을 조인다.
가난하다고 하여 두려움이 없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그러나,
가난하다 하여
날아오르려는 나의 결정이
덜 정당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