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읽고 있다.
내 안의 결핍이라는 것이 어떻게 설계되고, 어떻게 나를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희미하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아주 또렷한 얼굴을 하고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늘 자유롭고 싶었다.
아무 속박 없이, 그저 훨훨. 내 영혼이 이끄는 흐름대로 살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내 앞에는 촘촘한 그물로 나를 감싸서, 땅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앞에서 나는 매번 절망하곤 했다.
그것은 때로는 직장이었고, 때로는 사랑하는 고양이들이었으며, 때로는 경제적인 문제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늘 생각했다. 이것들을 버리면,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진짜 문제는 훨씬 더 깊은 곳에 있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음의 상태도, 내리는 수많은 결정들도 모두 나의 경제적 결핍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장기간 쉬었던 시간들,
대학원과 상담 수련에 쏟아부었던 돈과 에너지,
오랜 시간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던 내 삶이,
결국 결핍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결핍은 내 정신 능력(mental capacity)을 갉아먹었다.
생각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숨 쉴 틈은 점차 막혀갔다. 충동적으로 움직이고, 통제가 잘 안 되고, 결국 더 깊은 결핍으로 되돌아가는 낡은 패턴 속에서 나는 오래도록 헤매었다.
그래. 그래서였다. 직장이, 고양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내 삶의 구멍을 채우느라 애를 썼고, 그러는 동안 내 정신은 더 갈급해지고, 더 예민해지고, 더 불안해졌다.
결국 내가 그렇게도 외치던 자유는
결핍이 만든 숨 막힘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간절한 몸부림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조금 숨이 트였다. 이제야 진짜 범인을 알아냈으니까.
내 시작이 거기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끝없는 미로 속에서, 내 삶을 망가뜨리는 충동 속에서, 잠시라도 쉴 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