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대장장이에게 바치는 경외심
제목부터 모순이다.
삶을 감히 '완벽한 날들'이라 부른다.
완벽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래, 백 번 물러나 완벽한 '하루'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매일이 완벽할 수는 없다.
사회에 출현한 인간은 어떠한 리듬을 가진다. 그것은 반복되며, 반드러운 땀을 흘린다.
각자의 루틴이 탄생한다.
내게 주어진 땅에 선다.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단단히 힘을 준다.
망치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쥔다. 내 정수리 위로 날쌔게 번쩍 들어 마침내 내리친다.
대장장이가 된 모두의 땀은 경외롭다.
우리는 주인공 히라야마의 습관과 일상을 반복적으로 본다.
이윽고 그의 하루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익숙함과 조금의 지겨움을 느끼게 된다.
나는 그대로인데, 나의 세계에는 바람이 분다.
왜 계속 이렇게만 있을 수는 없는 거지?
지나치게 안정된 일상이다.
그런데 자꾸만 바람은 불어오고, 불청객은 불쑥 찾아온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나의 상황과 처지도 달라진다.
내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오만이었다.
그러나 아침 현관을 열고,
근처 벤치에서 점심을 먹고,
화장실 이용객을 기다리며 벽에 기대있을 때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그 그림자는 변할 수 없다.
가만히 아름다운 것도 있다.
木漏れ日. 풀과 나무와 햇빛과 그림자는 히라야마의 하루를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꾸린다.
복잡하고 알 수 없어 고뇌하던 삶이,
그렇게 단순해진다,
다음은 다음이고 지금은 지금이지.
삶을 운전하는 히라야마의 마지막 장면.
물기 어린 눈가와 오묘한 입가는 결코 슬퍼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