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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핏자 Jan 15. 2022

막연히 눈길을 끄는 장면을 기록하는 @김준환, 작가

[Fitzza Friends] #01


'핏자 프렌즈'는 창작자들의 생생한 작업환경을 전달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허허 웃으며 "맥주나 한 잔 하시죠!"라고 제안하는 털털한 성격을 가진 준환 작가님은 경호님이 작업실을 같이 사용하면서 큰 영감을 줬던 작가 3인방 중 한명이다. 경호님과 준환님은 대략 3년 정도 작업실을 같이 사용하면서 다양한 협업들을 진행했고, 그 경험이 핏자 탄생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경호 :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어색어색)


준환 : 저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지금은 평면 회화 작업을 하고 있는 35살 김준환이라고 합니다. 하고 있는 일은 현재 송곡여자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 드로잉 수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경호 : 어디에 거주하시고, 주로 작업하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준환 : 저는 동대문구 전농동에 살고 있고, 작업실은 망우동에 있습니다.




하염없이 쳐다볼 수 있는 장면의 기록


경호 : 작가들마다 영감을 얻는 방법이 다양한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품은 주로 어떻게 시작되나요?


준환 : 이번 작업 같은 경우에는 예전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한 5-6년 전 습관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하곤 했는데, 이전 사진들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다가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발견하면 그 사진을 토대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경호 : 그럼 특별히 촬영하시는 피사체가 있나요?


준환 : 음... 그냥 막연히 눈길을 끄는 장면들을 찍는 것 같아요. 기준을 좀 더 이야기하자면, 하염없이 쳐다볼 수 있는 장면들이나 조용하거나 차분한 순간의 느낌들을 촬영하곤 해요. 그래서 시간이 지난 후 그 사진들을 다시 바라보며 작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장면들을 찾고 있어요.


경호 : 그럼 그 피사체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풍경이 될 수도 있는 거네요?


준환 : 네, 그런데 풍경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경호 : 그럼 받은 영감에 따라 이용하시는 작업 도구가 다를까요? 아니면 같은 도구로 기법이나 스타일을 다르게 하시나요?


준환 :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들을 살펴보면 재료나 기법은 항상 다양하게 바꿔보려고 노력했던 편인 것 같아요. 최근 작업은 형광펜을 주로 작업도구로 사용하고 있는데, 형광펜 특유의 색감과 그릴 때 나오는 직선적인 느낌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 지금은 형광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호 : 가장 애정 하는 작업 도구는 당연히 형광펜이겠네요?


준환 : 네


경호 : 왜 형광펜을 선택하신 거예요?


준환 : 제가 주로 그리는 그림들은 풍경이 밤인 경우가 많은데, 그 밤이 가진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을 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재료 특성상 너무 어두워지는 느낌이 아니라, 좀 밝고 화사한 느낌? 그런 고유한 색감이 지금은 좋네요. 형광펜은 원래 재현을 위한 도구가 아닌데, 이 도구를 가지고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 과정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경호 : 주로 찍은 사진에서 영감을 얻으신다면, 이 외에도 이미지를 위해 챙겨보는 사이트가 있을까요?


준환 : 주로 작업을 위한 영감은 온라인에서 찾는 편은 아닌 것 같고요, 전시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이나 아트바바 사이트 두 곳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공모전은 인스타그램에서 의도치 않게 보거나 주로 지인을 통해서 아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고정적으로 보는 플랫폼은 없습니다.


경호 : 주로 경험에서 영감을 얻으시네요. 그렇다면, 혹시 현재 이용하시는 서비스에 불편한 점은 없을까요?


준환 : 뭐, 인스타그램은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찾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보다 보면 보이는 그런 자료들이라 특정 정보를 찾을 때에는 불편함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전시 정보나 예술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핸드폰으로도 손쉽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아직 모르는 걸까요? 허허


경호 : 열심히 저희가 자료들을 모아볼게요! ㅎㅎ



방황하던 시기의 작업실 친구들



경호 : 현재 작업하고 있는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준환 : 원래는 제 친구들 둘이서 먼저 이 작업실을 구했거든요. 제가 기존 작업실을 정리하게 되면서 다른 작업실을 찾다가 친구들이 같이 써도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세 명이서 작업실을 함께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한 친구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되면서 빈 공실이 생겨 자리를 조금 더 여유 있게 쓰게 되었습니다. 벌써 이 공간에서 작업한 지 5년이 되었네요.


경호 : 거주하는 곳이랑 현재 작업실 거리가 있는데 왜 이 동네에 작업실을 구하셨나요?


준환 : 작업실을 구할 때 당시에 저희가 다 같은 곳에 직장을 두고 있었어요. 직장이 이 동네였고요, 직장이랑 가까운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경호 : 혹시 지금 쓰는 작업실 평수나 이용금액을 알 수 있을까요?


준환 :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20평이 좀 안 되는 것 같고, 월세는 50, 보증금은 천만 원입니다.


경호 : 작업실 구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준환 : 적당한 거리요. 너무 멀면 가기 싫어지고,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경호 : 그래서 직장이랑 가까운 곳으로 잡았나 봐요. 집이랑 먼 듯, 가까운 그런 느낌


준환 : 네, 직장이 가까우니깐 시간이 뜰 때 와서 쉬거나 간단하게 밥을 먹기도 하고, 혼자 영화 보거나 가끔 친구들 놀러 와서 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약간 아지트처럼 사용하는 것 같네요.


경호 : 작업실을 함께 쓰시는 다른 작가님들이 계신다고 하셨는데, 오랜 기간 같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비결이 따로 있나요?


준환 : 아무래도 오랜시간 동안 알던 친구이기도 하고, 서로 잘 맞기도 하고 불편하게 안하는 스타일이여서 그런것 같아요. 


경호 : 그럼 그 작가님들이랑 같이 전시도 하고 협업도 한 적 있나요?


준환 : 지금 이 공간에서는 아니고, 다른 공간에서 같이 전시를 운영한적은 있습니다.


경호 : 오 그럼, 어떤 점이 좋았나요?


준환 : 저 같은 경우는 그때 사실 조금 방황을 하던 시기였는데, 주변에서 친구들이 의욕과 열정을 갖고 뭐라도 하려고 하니까, 저도 그 친구들 열정을 배워가면서, 작업활동을 희미하게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호 : 지금까지 작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중에 친구들 도움도 있었겠네요. 그럼 그 때 공간은 전시용도로만 사용했나요?


준환 : 아니요, 작업공간으로 함께 겸용해서 사용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작업실은 온전히 작업만을 위한 공간이지만, 제가 사용했던 공간 중에 유학원이랑 함께 겸용으로 사용을 했던 적도 있고, 전시 공간으로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었구요.


경호 : 답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람이랑은 작업공간을 함께 하기 싫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준환 : 더러운 사람이요. 음 정확히 말해서 더러운 사람이라기보다, 공간을 공유하는거 자체가 서로 한 공간안에서 생활하는거니깐 그 범위 내에서 뭐, 청소를 잘 안해놓는다거나 자기 흔적을 너무 크게 남기는 것들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


경호 : 끝으로 하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ㅎㅎ


준환 : 맥주나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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