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끄적이는 육아일기

둘째가 처음으로 크게 아픈 날.

by 모루


이제 막 돌이 지난 둘째는 365일 중 300일은 감기에 걸려있던 아이다. 독감도 걸렸었고 비염이 있어 감기가 아니더라도 어딘가 늘 고통받는 것 같다. 그런데도 눈을 마주치면 늘상 헤실헤실 웃는다.


그런 아이가 어젯밤부터 꽤나 많이 아프다. 돌이 지나 그런 건지 어린이집에서 옮아온 건지, 같은 교실에 있는 9명의 아이들이 모두 결석을 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을 탓할 생각은 없다. 아픈 건 영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의 숙명이요, 둘째의 운명이니.)


열이 38도가 넘게 오르는데, 해열제는 소용이 없다. 열이 떨어져도 37도 후반대다. 오늘 오전에 급히 병원에 가보았는데 모세기관지염으로 의심되지만 아직 심하지는 않으니 일단 약처방을 간단하게 해 보자 하신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아이의 기침이 심해졌다. 어제는 그래도 먹는 거라도 잘 먹었는데, 오늘은 그 좋아하는 분유도 물도 영 안 먹는다. 그나마 어린이 주스를 사주니 그건 좀 먹어서 다행이었다.


오늘 받아 온 기침 패치를 붙여주니 기침이 멎어 잠은 잘 자지만, 그래도 당장 내일 큰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입원을 하라고 할까 봐 내심 겁도 난다.



늘상 웃는 헤실이가 오늘은 아파서 그런지 짜증도 많고 내내 징징거린다.


인간적(?)으로 삼신할매는 엄마가 아이를 낳을 때 아이가 아프면 부모가 대신 아플 수 있는 선택권이라도 하나쯤 주셔야 했던 게 아닐까. 내가 대신 아파줄 수 없음에 속이 문드러진다.


돌이 지난 아이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떨어져 한 번씩 크게 아프고 지나간다고들 한다. 아프고 나면 쑥 자라 있기도, 아픔으로서 면역력을 키워나가는 거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와닿지 않고, 그저 안타깝다.


그 와중에 아이의 손에서 나는 침과 약이 뒤섞인 꼬랑내가 좋은 건 도대체 뭘까.



키가 하위 8% 일만큼 작은 나의 아기.

돌이 지났는데 이도 네 개밖에 나지 않은

나의 어린 아기.

사랑하는 아기야,

부디 아프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