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첫 입원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해열제를 한 번 먹였더니 둘째의 열이 거짓말같이 사라져 있었다. 컨디션도 매우 좋았다. 다만 걱정되는 건 분유를 평소보다 덜 먹었다는 것 정도.
그래도 약 한 번 먹인 후 낮시간 내내 열이 오르지 않아 내심 ‘입원까지는 안 해도 되겠는데..?’ 라거나 ‘이 정도면 입원 권유해도 통원치료 하게 해 달라고 얘기해 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똑닥이 열리자마자 예약을 했다. 대기 19번. 동네 소아과만 생각하고 대기가 금방 빠질 줄 알았는데 비교적 큰 병원이다보니 많이 아픈 아이들만 모여서 그런지 세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차례가 돌아왔다.
보호자 한 명만 동반이 가능하여 아이 아빠가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독감/코로나 검사를 하고, 피검사를 하고, 수액을 맞추는데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의 얼굴이 눈물범벅, 콧물 범벅, 침 범벅이 되었다. 아이의 그런 얼굴과 주삿바늘이 꽂힌 작은 손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진단은 폐렴. 그것도 초기도 아니고 이미 꽤 진행이 된 상태란다. 어제 갔던 병원에서는 듣지 못했던 얘기라, 일반적인 감기는 아닐 거라는 각오를 하고 갔으면서도, 새삼 당황스러웠다.
둘째 아이지만 첫째가 크게 아팠던 적이 없어 입원은 처음이라 우당탕탕이었다. 애초에 진료가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몰라 분유도 한 번치 밖에 안 가져왔었는데, 수액을 맞다 잠든 아이는 깨서 배고프다고 울어댔다.
그럴 줄 알고 미리 아이 아빠를 보내 분유를 가져오라고 부탁했지만 너무 늦게 보냈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미리 못 챙겨서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그냥 다 미안해.
출산 가방처럼, 입원 가방도 미리 싸놔야 했나 보다.
피검사 결과가 나온 후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밤에 힘들어할 것 같아서 입원을 추천드려요.”라고 하셨다. 아이가 힘들어할 거라는 말에 통원치료의 티읕조차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입원 추천이요, 네네. 호흡기 질환 검사도 해야 해요. 비급여이기 때문에 1n만원입니다, 네네. 네네. 네네. 모르겠고 그냥 다 해주세요, 다.
아, 그런데 컨디션은 그렇게 안 쳐졌는데.. 네? 밥을 못 먹는 게 쳐지는 거라고요? 아, 그렇네요, 네, 입원시켜주세요, 네네.
이제 갓 걸음마에 재미를 붙인 아이라 수액줄 때문에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는 걸 답답해하면서도, 지쳐서 그런지 제법 잘 안겨있었다. 계속 선 채로 안아달라고 해서 어깨와 허리, 손목 어디 하나 안 아픈 곳이 없었지만 아이가 아픈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프다 말할 것도 못 된다.
너를 안아주다 내 몸이 으스러져도 좋으니
부디 빨리 나아라, 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