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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영 Apr 09. 2023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관,
오하라 뮤지엄

일본 다카마쓰 여행 03



일본 다카마쓰 여행 03



구라시키 (2)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관,

오하라 뮤지엄



촉박한 시간임에도 다카마쓰에 도착하자마자 구라시키로 향했던 건 바로 오하라 뮤지엄 때문이다.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1930년 개관한 일본 최초의 사립 미술관, 이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가보고 싶었다. 일본 최초의 서양식 근대 미술관이기도 하다. 뉴욕 현대 미술관이 1929년, 도쿄의 국립서양미술관이 1959년 오픈한 걸 보면 실로 대단한 역사이다. 


Ohara Museum of Art

Address | 1 Chome-1-15 Central, Kurashiki, Okayama 710-8575 일본

Opening Hours | MON Closed / (Mar-Nov) 10:00-17:00, Entry until 16:30 / (Dec-Feb) 10:00-15:00, Entry until 14:30

Admission Fee | 2,000엔

https://www.ohara.or.jp/en/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외관의 미술관. 미관지구 초입에 위치해 돌담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 서양 미술관이 오픈할 수 있었던 건 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일본 섬유 회사 쿠라레 Kuraray 회장이자 자선사업가 '오하라 마고사부로 Ohara Magurosabu 大原孫三郞'와 그의 후원을 받은 서양화가이자 우정을 나눈 친구, '코지마 토라지로 Kojima Torajiro 鹿島虎次郞덕분이다. 


Kojima Torajiro

코지마 토라지로는 오하라 가문의 후원을 받으며 당시 유럽 유학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과 교류하며 인상파 화풍을 받아들인 그는 일본에 서양화 기법을 전파한 1세대 서양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작가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작품을 구매했는데, 그의 권유로 시작한 컬렉션이 오하라 미술관의 토대가 되었다. 모네에게 직접 찾아가 수련 작품을 구매하기도 하고, 오하라 컬렉션의 대표작인 엘 그레코의 수태고지, 로댕, 샤갈, 고갱, 피카소 등 거장들의 작품을 일본에 들여왔다.


1929년 세상을 떠난 코지마를 기리면서 오하라 미술관을 설립하게 되었다. 구라시키의 대표 관광지인 아이비 스퀘어 안에도 코지마 토라지로 기념관이 마련되어 있다.




가장 먼저 반겨주는 작품은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



미술관에 입장하자마자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코지마 토라지로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 오하라 미술관 컬렉션에 그 어떤 유명 거장들보다도 오하라 미술관의 토대를 세운 코지마의 작품이 관람객을 먼저 맞아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가 유학했던 벨기에의 소녀가 입은 기모노.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이 아름답다. 


* 미술관 내부는 사진 촬영 불가. 안내 표시가 작아 처음에는 모르고 찍었는데 마지막 사진이 되었당...  


Watermill in the Village 里の水車 (1906)


모네, 고갱, 피카소 등 유명 거장들의 작품도 물론 멋있고 좋았지만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으니. 이곳에서 본 코지마 토라지로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감을 받은 코지마의 그림은 따뜻한 순간을 사진으로 찰칵 담은 것처럼 마음에 남는다. 부드러운 색감, 아름다운 빛의 변화, 여인과 풍경을 담은 시선!


Autumn (1920) / Morning Glories 朝顔 (1916-20) / Sleeping Young Model 睡れる幼きモデル (1912)
Summer in Asahikawa 旭川の夏 (1913)



그리스 신전 같은 본관 메인 갤러리 옆으로 구라시키의 전통 가옥 같은 하얀색 벽의 건물은 크래프트 아트 갤러리 & 아시안 아트 갤러리. 동양의 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들도 좋았지만 오래된 목조 건물 안에서 보이는 지붕도 멋지고, 벽돌 바닥도 마음에 들었던. 





본관 뒤로는 정원과 분관 Annex가 있는데, 현재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었다. 분관 앞 야외마당에는 로댕과 헨리 무어의 조각 작품이 있고, 내부에는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곳. 코지마의 작품들은 공사 기간 동안 본관으로 옮겨 감상할 수 있도록 해두었지만, 더 많은 작품들을 못 본 점이 아쉬웠다. 어차피 티켓값은 동일하잖아여..!






El Greco, Annunciation (1590-1603)

El Greco Cafe (珈琲エル・グレコ)

Address | 1 Chome-1-11 Central, Kurashiki, Okayama 710-0046 일본

Opening Hours | MON Closed, TUE-SUN 10:00-17:00

Menu | 커피 660엔, 치즈 케이크 600엔

http://www.elgreco.co.jp/


오하라 미술관 바로 옆에 위치한 엘 그레코 카페 El Greco Cafe. 오하라 컬렉션의 대표 작품인 <수태고지>의 화가, 엘 그레코의 이름으로 지었다. 미술관 사무실로 사용되었던 공간으로, 미술관처럼 100여 년 된 카페! 오래되었지만 계속된 보수로 깨끗하게 유지 중이다. 우리는 엘 그레코 카페 맞은편에 위치한 레스토랑 키유테이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Restaurant Kiyutei (レストラン 亀遊亭)

Address | 1 Chome-2-20 Central, Kurashiki, Okayama 710-0046 일본

Opening Hours | WED Closed, 11:00-16:00 

Menu | Lunch Set 로스포크 피카타 1,750엔, 구라시키 오므하야시 1,750엔  

https://www.kiyutei.jp/menu/


구라시키 국제호텔에서 운영하는 경양식 레스토랑. 엘 그레코 카페 맞은편, 구라시키 미관지구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1911년 지어진 구라시키 교회였던 곳으로 개조해 1978년 레스토랑으로 개업했다. 지역 특산품으로 요리를 내는데, 구라시키 스타일의 오므하야시(오므라이스+하이라이스)와 오카야마 현의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유명하다. 


런치 세트로 로스포크 피카타 piccata를 시켰는데 돈가스처럼 튀김을 묻혀 납작하게 구워낸 음식. 구이 밑에는 파스타를 줬는데 맛은 굳이 추천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맛도 다 짠 편인데 별다른 반찬 없이 먹는 일본 음식의 특징인지, 원래 이런 맛인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



#미하치나오시마 #다카마쓰 #일본여행




공간을 스크랩하는 디자이너

기능적인 아름다움과 시간을 간직한 흔적을 좋아합니다.

올해는 여행을 다니고 영상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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