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조화는?
재생에너지가 아니더라도 원자력 발전 역시 탄소중립 에너지원이다. 어떻게 원자력 발전이 탄소중립이냐, 재생에너지만이 탄소중립이다,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뒤에서 이야기할 다른 내용을 제외하고 탄소배출량만 놓고 본다면 발전단계에서 원자력 발전은 탄소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 100% 무탄소 에너지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전력 부문 배출량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1인당 배출량 역시 유럽에서 최저 수준이다. https://brunch.co.kr/@hahyun-2ndmoon/27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뿐 아니라,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폐쇄하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되는 배출량을 모두 통합해서 보는 것을 생애주기 배출량이라고 한다. 이 관점에서 원자력 발전의 생애주기 배출량의 중윗값은 태양광보다 높지만, 풍력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즉 배출량 측면에서 풍력보다 깨끗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떻게 생애주기를 계산하느냐에 따라서 이 주장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그만큼 배출량이 낮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원전이 경직성 발전이어서 문제라고 하고, 원자력발전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재생에너지가 간헐성 발전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누가 맞을까? 둘 다 맞고 둘 다 틀렸다. 둘 다 맞다는 것은, 원전은 '어느 정도' 경직성 자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을 갖고 있다. 즉 태양이 있거나 바람이 불 때만 발전을 한다. 하지만, 둘 다 틀린 점이 있다. 원전은 LNG 혹은 석탄에 비해서 비교적 경직성 자원이지만, 마치 나무젓가락처럼 유연성이 하나도 없는 자원은 아니다 , 필요에 의해서 전력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단, 이렇게 전력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 경제적이지 않을 수 있고, 그 속도가 LNG처럼 빠르지 않을 뿐이다. 재생에너지 역시 간헐성을 갖고 있으나, ESS 등으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쉽게 생각하면 쉬울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적당히 맞춰서 많이 지으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은 전력망의 입장에서 보면 상극이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원자력 발전은 절대적으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임에는 변함이 없다. 비록 가장 비싼 비용을 들여서 발전소를 건설하지만, 우라늄의 엄청난 에너지양 덕분에 동일 전력 생산 단가가 가장 저렴하다. 그러다 보니 원자력 발전은 최대한 많은 시간 꾸준하게 발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그동안은 문제가 없었다. 원자력 발전 혹은 석탄발전이 꾸준히 발전하고 LNG가 전력 수요의 등락을 조절해 주었다. 하지만, 석탄과 LNG 대신 재생에너지가 도입이 되면서, 전력망 전체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즉 원자력 발전은 재생에너지를 위한 유연성 자원이 되어주지 못하고, 재생에너지 역시 원자력 발전을 위한 유연성 자원이 되어주지 못한다.
5월 18일에 있었던 대선 후보 토론만 봐도 그렇다. 인터넷 덕분에 에너지는 이제 전문가가 너무 많다. 지식의 올바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진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할 만큼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버린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는 이제 정치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의 특징이 서로 도움을 주지 못하다 보니, 누군가는 재생에너지를 누군가는 원자력 발전을 그야말로 아무 이유 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선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호도에 따라서, 정치적으로 에너지원을 결정하려고 한다. 네이버 서버의 OS는 무엇인지, 그 안에 설치된 네트워크 장비는 어디 장비인지, 혹은 서버 케이스나 저장장치는 어느 제품을 사용하는지는 따지지 않으면서, 왜 에너지는 이렇게 따지게 되었을까?
쉽지 않다. 결국 원전과 재생에너지 모두 필요하다. 전력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25% 수준일 뿐이다. 아직도 75%의 에너지 중에 최소한 60% 이상은 전력화가 되어야 한다. 즉 국가 에너지 소비의 90% 이상은 전력에서 나와야 하고 아주 일부만 CCS 등의 기술이 적용되어야 그나마 효율적으로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어느 것이 더 낫고 말고 할 시간이 없다. 그냥 다 짓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원전은 새로운 부지 선정의 어려움과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원전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