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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Sep 28. 2023

청춘이 청춘에게 권하다(1)_영화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수업 중

9월.

개강.


학기를 시작하며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써보도록 했습니다. 취업을 위해 쓰는 형식적인 글이 아닌,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20대가 되어 성장한 부분, 앞으로 직장생활을 할 때 강점과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것, 수업을 통해 배우고 싶은 것 등 공통적으로 적어야 하는 몇 가지 항목 중 주변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내용을 넣어 보았습니다.


"학우들에게 영화와 노래, 책 추천하기".  


학습 게시판에 "추천합니다!" 코너를 만들어 관련 내용을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고 고 다른 학우들은 어떤 영화와 노래, 책을 어떤 이유로 추천하는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였지요. 공부와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로 긴장되고 힘드는 시간 속에서 좋은 책과 영화, 위로가 되는 노래 몇 개쯤은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한 학생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은 숨이 쉬어지는 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같은 제목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올해 긴 추석 연휴뿐 아니라, 살아가며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 다가가보면 좋을 내용이 참 많더군요. 우리의 인생과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접하는 것도 있고, '아, 이거 나도 좋았지!' 하며 기억나는 제목도 있네요. 이번 학기 저와 함께 심리학 공부를 하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  <엘리멘탈>

너무나도 다른 두 원소, ‘불’과 ‘물’이 만 나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내용입니다. 자칫 쉬운 주제라 뻔해질 수 있음에도 이 영화는 연출과 표현을 매우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원소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고, 이방인과 토착민의 삶에 대한 내용도 자연스럽게 잘 녹여냈습니다. 단순하지만 중요한 내용을 쉽고 아름답게 다루고 있기에 이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파수꾼

이제훈, 박정민 배우 주연의 <파수꾼>입니다. 지난 여름, 학점 교류 제도를 활용하여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개설되는 기초 연기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여름 계절학기가 진행되는 3주간 기본 발성법부터 독백 연기까지, 실제 전공자를 위한 연기 수업에서 사용되는 기술들을 잠깐 맛보기로 배워볼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중 수업 자료로 교수님께서 영화 파수꾼의 한 장면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 전까지는 영화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제목만 들어본 상태였는데, 수업에서 접한 뒤 관심이 생겨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그 당시 마침 한 독립영화 극장에서 재상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명확한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주요 인물 세 명 모두가 정말 입체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세 친구들의 우정에 오해가 거듭되며 결국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관계가 꼬이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계가 심각하게 틀어지기 전 모여 앉아 서로의 입장에 대해 한 번이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면 참 좋았겠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 인물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갔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등장인물 중 누구 한 명도 함부로 비판할 수 없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참 좋았던 점 같습니다. 사춘기 소년들의 여린 속마음과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추천하고 싶습니다.


* 코코

가족영화이면서, 꿈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내용 자체가 엄청나게 획기적이거나 상상도 못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창의적인 소재와 가족과 꿈을 훌륭한 노래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이 보는 맛과 듣는 맛을 살렸다. 가족의 감동적인 재회, 꿈을 포기하지 않는 소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한데 어우려져 내 가슴을 울렸다. 보고 아주 많이 울었다.


* 셔터 아일랜드(2010)

고등학교 심리학 수업 시간에 소개받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인간의 무의식과 동기에 대해서 분석했던 것 같은데, 심리학에 흥미를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용이 흥미롭고 몰입이 잘 돼서 연휴 기간 동안 심심할 때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 ‘라스트 홀리데이’

라스트 홀리데이의 주인공은 의사의 실수로 시한부 판정을 받아 이제까지 미래를 위해 저축한 돈을 마지막으로 다 한 번에 사용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교훈은 현재에 충실하자로 미래에 대해서 항상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영화입니다.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을 영화로 전해주고 싶습니다.


* ‘비긴어게인’

싱어송라이터인 여자 주인공과 음반프로듀서인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를 맞이하게 된 사람들이 그동안의 제약들에서 벗어나 더 빛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당장은 자신이 큰 재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어떤 일에 실패를 하여 스스로를 미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학우분들에게 위로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잔잔한 영화라고 생각하여 추천하고 싶습니다.


*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감동과는 별개로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계기가 된 영화이기도 한 이 영화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수학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라스트 홀리데이

잠은 죽어서 자자. 살 빼고 입어야지. 아직 젊잖아. 가끔 우리는 YOLO를 외치기도 하지만 떄로는 우리는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행동한다. 때로는 우리에게 유한한 시간이 주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게 한 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YOLO의 재유행을 시도하며 통장 잔고를 탕진하고 적금을 깨라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 젊음을 좀먹어가며 밤새서 일을 하고 지금 입고 싶은 옷, 지금 하고 싶은 머리를 살 빼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 가고 싶은 곳을 좀 더 나이 먹고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어쩌면 올해 가는 여름 휴가가 나에게 라스트 홀리데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학우 분들도 대학교에 오기까지 많은 젊음을 바쳐가며 달려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우 분들도 이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 <Someday or One Day>

영화를 보고 난 후 처음으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진 영화였다. 본인도 이 영화 속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러한 창의력과 기획력을 가진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다.  또한, 영화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OST도 좋아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고, 로맨스 장르이기 때문에 언제봐도 좋은 영화이기에 추천한다.


* 노트북

사실 저는 로맨스 영화라면 치를 떨며 싫어합니다. 하지만 노트북은 그런 저의 취향을 무시하고 제 인생 영화가 되었습니다. 스포라 자세히 말은 못하지만 굉장히 풋풋하고 따뜻한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게다가 엄청 감동적이어서 영화 보는 내내 펑펑 울고 영화 끝나고도 계속 울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영화 중반부터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도 저런 풋풋하고 서로에게 진심을 다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전개 방식이 정말 눈물을 안 흘릴 수 없게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직접 보고나니 왜 노트북이 로맨스 영화 중에서도 명작으로 뽑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로맨스영화를 좋아하시거나 설렘을 느끼시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 향수

향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 주인공은 이 세상에 대한 모든 향이 민감한 정도의 천재였다. 자신이 자신의 냄새를 못 맡는 것에 두렵고 외로웠다. 영화의 마지막 신에 주인공이 자기가 만든 향수를 몸에 물고 사람들의 포옹, 찢기에 따라 이 세상에 사라진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어떻게 보면 이때 주인공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통해 증명을 했다. 어쩌면 주인공은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 속세로 돌아간다. 이 영화를 통해서 존재에 대한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 소공녀(2018)

집이 없고 번듯한 직업이 없어도 위스키와 담배만 있다면 행복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미소의 이야기입니다.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영화 속 미소의 삶이 너무나 단단해 보여 어딘가에 있을 미소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  어바웃 타임 

누군가는 이상주의적이거나 단순하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당연하고 쉬운 하루하루를 온전히 감사하며 살아가라는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화가 주는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추천합니다.


* <어바웃타임>

일단 여주가 너무 사랑스럽다. 여주는 레이첼 맥아담스란 배우인데 예전에 <노트북>이란 영화를 보고도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도 여주로 등장하여 반가웠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남자 주인공이 연인,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사용하여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하루하루를 정말 값지게 살며, 항상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살아가려고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처음엔 이 영화가 그저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인줄 알았는데, 과거로 돌아가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인 것 같다.


* ‘버킷리스트’

죽음을 앞둔 두 노인이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엘리멘탈>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물과 불의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는 영화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 외에도 사랑, 차별 등의 내용이 있어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할 거리들이 제법 생긴다고 느꼈습니다. 영화 자체는 그리 무겁지 않지만 스스로 얼마나 생각하냐에 따라 느낀점이 달라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팀 버튼의 ‘빅 피쉬’

 영화의 주인공은 돌아가시기 직전의 아버지에게 과장과 허풍이 섞인 일생의 무용담을 듣고 아버지의 삶을 되짚어 나갑니다. 얼핏 완전한 허구 같아 보였던 이야기는 굴곡진 삶 속에서 아버지가 발견했던 행복한 추억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깊은 감동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 <미 비포 유>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편지에서 ‘대담하게 살아요 클라크.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라는 대사가 참 좋다.


*  ‘노트북’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술적 조예가 깊지 않아서 영화도 어떤 숨겨둔 장치라던지, 감독의 숨겨둔 뜻이나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를 깨닫는 등의 이런 수준 높은 감상은 가지지 못합니다. 다만 제가 무덤덤한 편이기도 해서 영화를 보며 감정이 태풍처럼 밀려오는 영화를 제 주관 하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랑을 주제로 하는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데, 제가 본 로맨스 영화 중 가장 저의 감정을 요동치게 한 영화가 노트북이었습니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갈등과 관계의 끊어짐,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든 다시 만나 사랑하는 모습이 배우들의 진짜 연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압도적인 연기와 만나 관객의 감정을 쉬지 않고 건드립니다. 특히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학우들이라면 이 영화를 꼭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인생은 아름다워> - 로베르토 베니니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에 의해 수용소로 끌려가던 유대인들의 이야기로, 그중에서도 끝까지 유쾌함과 가족 간의 사랑을 잊지 않았던 한 유대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언급할 수는 없지만 영화 내내 그 끔찍하고 절망적인 전쟁의 참상 속에서 한 유대인 아버지가 자신의 어린 아들이 절망하지 않도록 지금 상황을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꾸며 말해주고, 자신이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아들을 위해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는 장면들은 보는 이로부터 심금을 울리게 한다. 당시의 유대인들에게 처한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고 참혹했는지 그 역사를 알고 있는 나조차도 그 아버지에 의해 안심되고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리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 절망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위대한 힘은 바로 가족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로, 학우분들께서 꼭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이터널 선샤인            

“사랑하는 감정은 부정할 수 없다”라는 메세지를 전달해줍니다. 또한 영화를 보는내내 개인이 누군가와 쌓은 추억과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미장센과 연출이 뛰어나고, 공드리 감독의 작품인 만큼 영화의 색감도 매우 조화롭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많습니다. 처음으로 추억의 소중함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며 신선한 충격을 받은 영화입니다.


* 스즈메의 문단속

저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지진의 피해를 다루고 있는데, 남겨진 사람들의 상처를 언급합니다.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집을 떠난 사람들이 ‘다녀왔습니다’를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눈물이 고이게 합니다. 또한 영화의 색감과 영상미가 예뻐 눈이 즐겁기도 합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스즈메의 문단속’은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에 감사함을 알도록 해주는 영화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 왕가위 <중경삼림>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조금은 어지럽고 캐릭터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조금 지루하기도 해서 그렇게 좋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서 영화의 빛깔이나 ost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보게 되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고, 살다 보면 종종 떠오르는 신기한 영화입니다. 아주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고 90년대 영화이지만 중경삼림 특유의 영상미와 쓸쓸한 감성은 현재 20대들에게도 통하기에 추천합니다.


* 크리스토퍼 놀란, <인터스텔라>

우주의 신비로움에 대해 흥미가 많은데, 제가 가진 호기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보다가 거의 잔 기억밖에 없지만, 다시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은 아주 크게 다가왔습니다.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에 비교했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고 나약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영화 속 배경음악도 웅장하니 꼭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오펜하이머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많지만 비교적 가장 최근인 오펜하이머를 추천하는 이유는 '조직심리학'이라는 과목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를 한 명의 리더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직 내에서 타인의 의견이나 기분에 공감을 해주며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펜하이머 같은 공감능력이나 대화 방식이 조직 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조직심리학 수업의 의의에 맞게 조직 내에서의 심리적 작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인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다.


*  <노트북>

‘어바웃 타임’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레이첼 맥아담스와 ‘라라랜드’의 남주인공 라이언 고슬링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17살에 만나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하다 돈이 많은 집안의 여주인공과 너무나 가난한 남주인공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결국 이별합니다. 하지만 24살에 우연히 서로의 소식을 듣게 되고 그 둘은 여러 문제를 이겨내고 다시 만나 결혼을 하게 됩니다.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현실적인 벽이 존재하지만 그 둘은 결국 그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내면서 둘은 마지막까지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데 그 둘의 사랑과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만듭니다. 고등학생 시절 이 영화를 보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렇게 누구보다 사랑해주며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가 주는 사랑의 감동을 학우들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 <디어 에반 핸슨>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학생 에반은 정신과 의사가 내준 과제로 자기 자신에게 'Dear Evan Hansen'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쓰는데, 이 편지를 뺏어간 코너가 자살하며 그가 마지막으로 갖고 있던 편지 때문에 에반이 코너와 절친했던 친구로 오해받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사실 내용과 연출에 있어서 혹평이 꽤 있는 작품인데, 계속해서 거짓말을 이어 나가는 에반의 행동에 공감하고 수긍하며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느냐로 평가가 많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에반의 행동이 많이 이해되는 쪽이어서 영화를 인상 깊게 봤던 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심리학과 학생으로서 봐볼 만한 영화인 것 같고,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감추고 살아가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원작이 인기 많았던 뮤지컬인 만큼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노래가 정말 좋기 때문에,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개인적으로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기에 추천하는 것은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이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가 극도록 발달한 2077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인간들의 개성이 사라지고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돈이 되면서 능력, 신체 심지어 기억까지 데이터로 만들어졌다. 돈 또는 지위가 없으면 치료도 받지 못하고 만약 저렴한 병원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장기매매의 사기에 빠지게 되여 사람으로서 가치가 완전히 사라질 정도까지 이익을 추구하는 자에 의해 이용당하고 한다. 심지어 이와 유사한 배경을 가진 다른 작품에는 호흡을 하는 것조차 기업에 돈을 내야 했다. 정부의 억제가 없는 자본이 과도발달된 사회를 야기하면서 과거 미국인들의 일본의 경계확장에 대한 위기의식으로부터 시작된 창작열풍을 통틀어서 사이버펑크라고 하는데 이러한 작품은 현재 경제체제에 대한 성찰 및 위기의식을 사고하게 하여 추천한다. 이 또한 내가 세상을 알아가는 방식 중 하나이다.


* 멜로가 체질 (드라마)

평소의 저의 감정들과 고민들을 꾸밈없이 잘 대변해준 드라마입니다. 특히, 20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사회 생활과 인간 관계 속에서의 갈등과 싫증들을 잘 표현했으며, 더 나아가 이를 마냥 희망차게만 풀어내는 것이 아닌 마치 20대들에게 직접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식으로 드라마를 구성했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이 보면 큰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드라마 속 “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어쩌면 상대를 모르는 것보다 나를 모른다는 것이 더 파괴적이다” 와 같은 대사들이 제 생활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제가 무언가를 끈기있게 시청하지 못하는 편이라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데, 그 중에서도 고전 명작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워낙 많이들 보셨을 영화같아서 줄거리는 과감하게 생략하겠습니다 … 킬링타임용 영화도 정말 좋아하지만, 가끔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들이 오래오래 뇌리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 있어 죽은 시인의 사회는 우리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영화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 일본 영화인데 아주 … 재밌습니다 !


* 어바웃타임

시간을 여러 번 돌려본 주인공이 앞으로는 매일 2번째 사는 것처럼 하루 하루 소중히 사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꼭 모든 날을 다 치열하게 보내지는 못하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아는 것은 평생 연습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파수꾼

친구 ‘희준’과 ‘동윤’이 인생의 전부였던 ‘기태’가, 마음은 진심인데 문제를 해결하 는 방식이 너무 미성숙해서 일이 다 꼬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하다 결국 친구를 모 두 잃고 삶을 포기하게 되는 그 과정을 역순으로 풀어나간 영화이다. 기태의 결핍과 미성숙함이 결국은 두 친구들을 힘들게 하고 떠나보내는 결과로 나타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세 친구들의 상 황과 마음이 모두 다 이해가 돼서 너무 슬프기도 한 영화이다. 기태의 혼란스럽고 다양한 감정들 과 그 기태 주위에서 배신감과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희준과 동윤의 감정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몰 입하여 느껴보면서, 다양한 사람과 감정에 대해 이해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기태의 생각 과 감정을 따라가며 감상하기를 추천하는데, 내가 희준 혹은 동윤이었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기태라는 친구를, 직접 그 입장이 되어 경험해 봄으로써 그 결핍과 아픔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 하고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과 감정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심리학도로서는 물 론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이라 생각하기에, 이 영화를 추천한다.


* <코다>

주인공은 농인 부모 아래서 자란 청인 자녀 (Coda)인데, 음악을 좋아하고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음에도 부모님의 일을 도와야 하고, 부모님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OST도 정말 좋았고, 연출과 내용 모두 감동이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 셔터 아일랜드

영화의 결말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결말까지 보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심리학의 기초를 배우는 수업에서 옛날에는 실제로 뇌엽 절제술을 진행한 적이 있다는 것을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뇌를 직접 자극하여 정신 질환을 없애려는 생각이 이해는 가지만(그 당시의 한정적인 기술로 인하여) 그것을 실제로 실행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뇌엽 절제술과 비슷하게 인간의 뇌를 물리적으로 자극하여 정신 질환을 없애고자 하는 그 당시 의사들의 생각이 드러나는데 그것을 보면서 그 수술을 실제로 받았던 환자들은 과연 어떤 느낌이 들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약물적인 도움이나 심리적인 원조를 통하여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었을 텐데 뇌엽 절제술이라는 수술을 받으며 그들이 신체적으로 받았을 피해가 안타까웠습니다. 대단한 반전을 원하시는 학우분들이라면 정말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 ‘집으로 가는 길’

개인적으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찾아서 보는 편도 아니라 영화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리고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경우도 딱히 없는 편이라 영화를 자의로 동일한 것을 2번 이상 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으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고, 영화를 본지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대한민국 외교부의 무기력함을 문제로 삼기도 하지만, 저는 가족이 몰락하게 한 아버지의 모습에도 분노를 느끼었습니다. 희생자는 결국 아이와 부인이었으니까요.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일을 책임지게 된 전도연이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생생합니다. 교도소 안 에서의 기묘한 따뜻함과 배려가 ‘연대’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우리가 차갑고 무섭기만 한 곳이라 생각하는 곳에서도 온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누구든 한 번 보면 여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어나더라운드

주제, 배우, 내용 전개, 결말 모두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삶의 권태에 빠진 고등학교 교사 4명이 “적당히 취한채로 살아가면 오히려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철학자의 말을 실험해보는 이야기인데, 제가 술마시는 걸 정말 좋아하고 주변에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더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맥주 한 캔 까두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보면서 토론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렇게 보면 더더 재밌어요. 한국 음주문화가 정말 폭력적이란 걸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술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술을 예찬하는 게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자칫하면 지나치게 교훈적이거나 단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음주예찬과 알콜중독 사이에서 줄타기를 아주 잘 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결말의 해석 방향이 다양한 점도 맘에 들었어요. 저는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학우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 <Green Book>

무거운 주제인 인종차별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코미디 영화다. 각 캐릭터를 매우 인간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는 가볍지만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에 대한 내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속한 공동체인 '우리'라는 틀 밖에 있는 '남'의 사정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헤아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나를 위해 투자하는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잠깐이나마 더 크고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 <서치>

보았던 영화 중 재미있었던 것도 의미 있었던 것도 너무 많아서 고민을 하다 가장 반전이었던 영화를 꼽아보자는 생각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연출 자체가 굉장히 독창적입니다. 전자기기로 대화하는 것을 화면에 비추어주는 것이 주 연출이고 소재도 영화를 보는 내내 땀을 쥐게 합니다. 어느 날, 딸이 실종되어서 아버지가 그 딸을 찾는 과정을 다룬 영화인데 뻔하지 않는 전개와 결말이 영화를 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영화에 집중하게 하고 보고 나서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족에 대한 건강하지 않는 집착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도 볼 수 있고, 두 부모의 상반된 올바른 애정과 엇나간 애정을 비교하여 볼 수 있는 영화라 추천합니다. 





저도 이번 추석에 영화 몇 편을 보려고 합니다.  

모두 평안하고 행복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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