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주도권 전쟁 (테슬라 편 3)
로보택시 서비스를 주제로 완성차 OEM기업, 자율주행 기술기업, 빅테크 기업을 포함하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각각 어떠한 접근으로 이동하는 시공간에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자동차 그 자체에 가장 밀접한 완성차 OEM의 방향성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동차 기업 중에서도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테슬라의 방향성에 대하여 그동안 공개된 Master Plan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Part I (2006) : 운송수단 전동화 (Electrifying Transport)
Part II (2016) : 친환경 에너지 생산·저장 통합화 (Integrating Clean Energy Generation and Storage)
Part III (2023) :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전환 가속화 (Accelerating a Sustainable Energy Economy)
그리고 이제 드디어 가장 최근의 Part IV를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Part IV (2025) : 지속가능한 풍요 (Sustainable Abundance)
이번 마스터플랜은 표제에서부터 기존보다 더욱 확대된 추상적인 개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첫 번째 마스터플랜으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네 번째 마스터플랜은 어떤 비즈니스에 대한 계획이며, 테슬라가 주장하는 지속가능한 풍요는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9월 2일, X의 테슬라 공식계정에 Master Plan Part 4가 게시되었습니다. Part 1,2는 1300-1500 단어 분량의 한 페이지 게시글 형태였고, Part 3는 40장 분량의 pdf 문서로 공개되었었는데, 이번 Part 4는 별도로 제작된 영상까지 포함되어 회사 차원에서 매우 공을 들인 것으로 느껴집니다. (원문 : X / 홈페이지 / YouTube)
Part 4의 원문 서두와 공식영상은 테슬라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다시금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AI,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AI, 그리고 에너지 제품 개발을 통해 기술혁신과 대량생산 역량을 키워왔으며, 이제는 이를 토대로 AI SW와 HW를 통합되어 현실세계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물리 AI로 구현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신을 정의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욱 번영하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인류가 풍요로움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누리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사회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전제로서 대원칙 (Guiding Principles) 다섯 가지를 제시합니다.
1. 무한한 번영은 가능하다. (Growth is infinite)
2. 혁신은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 (Innovation removes constraints)
3. 기술은 실질적 문제를 해결한다. (Technology solves tangible problems)
4. 자율화 기술은 인류 모두를 이롭게 해야 한다. (Autonomy must benefit all of humanity)
5. 기술의 대중화가 더 큰 성장을 이끈다 (Greater access drives greater growth)
과거의 마스터플랜들에서의 세부적인 내용은 비록 당시의 시각으로는 다소 과장된 듯한 표현으로 느껴졌을지라도, 단계적인 실행 방향성을 공언하는 성격이었던 반면에, Part 4에서의 Guiding Principle는 실행계획이라기보다는 선언적인 내용에 가까워 보입니다. 때문에 X 게시물의 댓글에서도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일반적이다.", "그래서 계획은 어디에?", "더 설명이 필요하다."는 비판적인 의견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전 글에서의 Part 1-3을 분석은 과거의 계획을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이기에 2025년 현재까지 어떻게 실현되어 왔는 지를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Part 4는 발표시점이 바로 현재이기에 그 구체적인 실현성공 여부를 지금 짚어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풍요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과연 테슬라가 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최근의 테슬라의 행보를 바탕으로 유추해 봐야 합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6월 22일 이후, 약 네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테슬라와 관련된 상당히 많은 이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6월 22일 - 텍사스 오스틴 시범서비스 시작
10-20대의 모델 Y 차량으로 로보택시 파일럿 서비스 시작. 약 20 제곱마일 도심지 운영범위 (Geofense)
6월 27일 - 자율주행 배송 공개
모델 Y를 구매한 고객에게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 Y차량이 운전자나 원격 조종사 없이 FSD기능으로 차량 스스로 배송완료 (Tesla Delivers Itself to New Owner)
7월 - 8월 - 텍사스 오스틴 지오펜스 3차례 확대
최초 20 mi²에서 42 mi², 80 mi², 173 mi² 범위로 3차례 서비스 운영범위 확대. 도심지를 넘어 교외 지역, 기가팩토리 텍사스까지 확장하며 공장과 도시 간 자율주행 물류 가능성 시사
7월 31일 - 샌프란시스코 서비스 확장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지역 서비스 시작. 단, 주정부 규제로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형태로 운영
8월 8일 - 텍사스 주 운송면허 취득
텍사스 규제기관(TDLR)으로부터 주 전체에서 운송네트워크회사(TNC)로써 무인 서비스를 운영 허가 취득
9월 4일 - 모바일앱 일반공개
로보택시 앱을 iOS 사용자에게 공개하고 대기자 등록 방식으로 전환. 수요를 예측하고 대규모 운영 준비시작
9월 12일 - 네바다 주 자율주행 테스트 승인
네바다 주 차량관리국(DMV)이 자율주행 테스트 등록 인증서 발급. 라스베가스 로보택시 출시 교두보
9월 18일 - 호주, 뉴질랜드 FSD (Supervised) 출시
해외지역 규제 대응을 통한 FSD 출시 지역 확장
9월 20일 - 애리조나 주 자율주행 테스트 승인
웨이모 등 경쟁사가 활발히 활동 중인 애니조나 주의 교통부(ADOT)로부터 공공도로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 승인취득. 6월 제출 신청의 결과이며, 네 번째 주로의 확장 기반 마련.
10월 6일 - FSD (Supervised) v14 업데이트
v13 대비, 자율주행 AI 신경망 파라미터 10배 향상 및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최신 버전 FSD (Supervised) 배포 시작. 일론 머스크는 v14를 "지각이 있는 듯하게 (Sentient)", "살아있는 듯하게 (Feels Alive)" 느껴질 만큼의 성능향상이 이루어진 버전이라고 표현.
참고. 로보택시 서비스 투입차량들은 일반소비자용 FSD (Supervised)와 구분되는 FSD (Unsupervised) 특수 버전이 적용되어 있으며, 로보택시 목적성에 맞도록 최적화된 버전을 사용 중
7월 21일 - LA 할리우드 테슬라 다이너 오픈
레트로-퓨처 컨셉 레스토랑인 '테슬라 다이너'를 LA 할리우드에 오픈. 옵티머스가 팝콘을 서빙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옵티머스의 상호작용 능력을 마케팅 (Tesla Diner | Open 24/7)
9월 3일 - 황금 옵티머스 공개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가 X를 통해 테슬라 방문 중 촬영한 '황금 옵티머스' 영상 공개. Grok AI가 통합되어 음성으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옵티머스 3세대의 초기 프로토타입 암시 (X 영상)
10월 4일 - 쿵후 시연 영상 공개
일론 머스크가 X를 통해 옵티머스가 인간 파트너와 쿵후 동작을 연습하는 영상 공개. 옵티머스의 동적 균형 감각과 실시간 반응 능력 향상과 물리적 세계와의 복잡한 상호작용 가능성을 시사 (X 영상)
7월 12일 - Grok AI, 차량 IVI 시스템에 탑재
FSD, 옵티머스와 함께 테슬라의 AI 기업 정체성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서 xAI 사의 대화형 AI 'Grok'을 테슬라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에 탑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2025.26). 기존의 음성명령 시스템과는 별개의 어플리케이션으로, Grok을 통해 음성으로 차량기능 직접 제어는 현재는 불가능하며 (내비게이션 설정, 공조 장치 조절 등) 대화형 AI 기능을 IVI에서 사용가능한 경험을 제공. 장기적으로는 Grok으로 FSD를 포함한 차량의 모든 시스템과 통합된 형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
10월 7일 - 모델 Y, 모델 3 Standard 공개
모델 Y Standard (USD 39,990, 기존 기본모델 대비 USD 5,000 낮은 가격)
모델 3 Standard (USD 36,990, 기존 기본모델 대비 USD 5,500 낮은 가격)
9월 30일 자로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세액공제) 폐지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
(Introducing Model Y Standard & Model 3 Standard)
9월 9일 - Megas 행사, 신제품 메가블록 공개
Part 3에서 제시되었던 에너지 경제 구조 전환을 위해서 전 세계에 46 TWh의 전력 저장 용량 필요예측치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에너지 저장장치 (ESS) 메가블록 신제품 공개
7월 24일 - 2분기 실적발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 초기 비용, 옵티머스 개발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문 실적부진을 방어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 발표. FSD 라이선스 판매 가능성 언급
9월 1일 - 마스터플랜 Part 4 공개
회사의 정체성을 AI 및 로보틱스 기업으로 재정의하며 장기 성장 동력과 비전 제시.
9월 23일 - 언박스드 생산프로세스 특허 취득
차량생산 과정에서 모듈 단위로 사전 도장 및 조립 및 최종 결합방식으로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여 저가형 모델 및 사이버캡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언박스드(Unboxed)' 제조 공정 특허 취득
이와 같은 최근 테슬라의 일련의 행보에서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그리고 옵티머스가 상당히 두드러지는 데, 이번 마스터플랜과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 AI”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로보택시와 옵티머스를 "물리 AI"의 시각으로 보면
자율주행 AI를 전기차를 매개체로 물리 AI 화하여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로보택시서비스이며,
로봇 AI와 생성형 AI를 인간형 로봇을 매개체로 물리 AI화한 것이 옵티머스입니다.
즉, 자동차와 로봇은 더 이상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보다 AI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로 정의되는 것이고, Part 4에서 언급된 AI의 물리적 제품화 및 서비스화를 테슬라는 로보택시 서비스의 확장과 옵티머스 상용화 준비를 통해 이미 역점적으로 추진해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관점에서 Part 4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은 테슬라의 실행계획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1. 로보택시서비스 대규모 확산
무인 모빌리티서비스 사업영역 (택시운송사업 + 운송연결플랫폼사업)을 테슬라의 가치사슬로 편입시켜
→ 인간의 이동시간을 재정의하는 물리 AI 서비스 접점으로 활용
2. 옵티머스 상용화
미래 테슬라 가치의 8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로봇사업을 본격화하여,
→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한 반복적, 고위험 업무를 대체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물리 AI제품으로 활용
3. 에너지 사업 확장
AI 연산, 로보택시 운행, 로봇 작동 등, 물리 AI의 동력원이 되는 전기 에너지 제품 확산을 통해
→ 에너지 자원 희소성을 해결하고 비용 최적화
4. 제조역량 개선 지속
언박스드 공정과 같은 대규모 생산 공정 효율화와 로봇 AI를 생산과정에 자체활용함으로써,
→ 생산비용 절감을 통한 물리 AI 제품 공급 최적화
지금까지 세 편의 글에 걸쳐, 테슬라의 마스터플랜 분석해보았습니다.
테슬라는 20년 전부터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포괄하는 제품과 서비스 경험에서부터 (Part I), 이를 뒷받침하는 에너지 인프라 경험으로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Part II), 지구 전체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담론을 (Part III) 제시해 왔습니다. 그리고 Part IV에서는 이 모든 것을 기반으로 이제 물리 AI를 통한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인간의 경제적, 사회적 경험을 재구성 해나가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Part IV)
물론,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의 성장 둔화라는 현실 속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AI와 로보틱스라는, 잠재적 가치가 높아 보이는 카드를 내세운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계획들에서 공언했던 것들이 그들의 사업영역에서 실현되어 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번 Part IV가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사회"비전으로 내세우고 미래경험을 재정의하는 하는 데에 자율주행 AI, 로보택시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이미 실체가 존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 xAI 등의 회사까지 시각을 넓혀보면 테슬라는 이 모든 회사들과 상호 연결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풍요라는 비전이 테슬라만의 마스터플랜을 넘어 전체 생태계의 목적으로 수렴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X : 항공우주 엔지니어링으로부터 첨단소재 기술, 제조공정 기술 공유
(예시 : 사이버트럭 스테인리스 외장 소재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 합금 기술에서 파생)
스타링크 : 고대역폭, 저지연 글로벌 위성 인터넷 커버리지로 로보택시 운영안정성 담보 가능
(예시 : 글로벌 로보택시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모니터링, 원격 조종 고대역폭 데이터 연결 등)
xAI: 물리 AI와 인간 간의 대화 및 추론 상호작용 역할로 Grok AI 모델을 활용
(예시 : 옵티머스 및 테슬라 차량 IVI에 Grok을 점진적으로 통합)
이제 다시 경험주도권 전쟁, 테슬라 편의 핵심 질문으로 되돌아 가보겠습니다.
네 번째 마스터플랜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계획이며
지속가능한 풍요는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일까요?
제가 찾은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치사슬의 전환을 의미하는 비즈니스 모델 :
테슬라라는 기업을 물리 AI 제품과 서비스 기반의 가치사슬 중심 기업으로 전환
사회구조와 자원의 개념전환에 따른 지속가능한 풍요 :
물리 AI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을 통해 경제, 산업, 사회구조의 주축을 이루는 노동, 이동, 에너지 자원의 한계비용 최소화를 통한 풍요의 경험 제공
분명한 것은, 이제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들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경험은 자동차 안에서의 경험설계를 넘어, 물리 AI를 통해 인간의 경험구조 자체를 재구성하고자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사회'의 비전이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 경험을 기다려보는 것으로 경험 주도권 전쟁-테슬라 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Tesla on X: "Master Plan Part IV"
권해강 :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