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경험의 토대확장

경험 주도권 전쟁 (테슬라 편 2)

by 권해강


경험의 순환고리


비즈니스의 본질은 제품과 서비스를 유상의 가치로 교환하는 체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유상의 가치는 금전적 수단뿐 아니라 시간, 노력, 편리함, 만족감 등 모든 형태의 가치를 포함합니다. 고객이 이 가치를 지불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받는 모든 과정은 물리적, 인지적 경험이 되며, 이 경험들이 쌓여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다시 고객에게 인지적 경험 요소로 작용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떤 기업은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어떤 기업은 강력한 브랜드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시장의 판을 흔들고 미래 그 자체를 설계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살펴본 테슬라 마스터플랜 Part 1,2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중심에 둔 제품 및 서비스 확장 계획이었고, 결과적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Part 2에서는 전기차는 에너지원인 전력 인프라인 충전네트워크,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까지 언급되며 자동차 산업을 넘어선 에너지 솔루션 사업으로의 확장을 암시했던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스터플랜 3은 바로 그 에너지 영역에 집중된 계획을 담고 있는데, 그 범위는 테슬라의 사업 계획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선언을 담고 있습니다. 자동차 기업이라는 틀을 넘어, 전 지구적 에너지 시스템의 재설계를 주장하는 테슬라는 과연 어떤 미래 경험을 그리고 싶은 것일까요?


한 가지 명확히 할 점은, 이 글의 목적이 테슬라를 분석하거나 그들의 방식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의 관점은 자동차 제품경험, 이동서비스 경험, 디지털 경험, 커머스생태계 경험, 그리고 이제는 AI와 로보틱스에 이르는 "경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재의 산업 경계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지를 구조화시켜보는 것입니다.


이제 마스터플랜 3가 미래 경험을 위해 어떤 토대를 제시하는지 그 설계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전 지구적 세 번째 계획


2020년대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소강기에 접어들며 경기가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뒤이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심화되었고, 에너지 위기와 에너지 안보가 전 세계적인 담론으로 부상했습니다. 2022년 독일에서 생활 중이었던 저의 기억에도 전쟁 발발과 함께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이 감소하자 난방, 전기 등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에너지 위기, 에너지 안보가 강조되던 이 시기에 테슬라는 2023년 3월 마스터플랜 Part 3을 통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태양광, 풍력, 수력 및 바이오매스) 생산한 전력만으로 충족시키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실현" 계획을 공개합니다. (Part3 원문)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또는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전력발전 방식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인식과 환경을 위한 경제적 손실이라는 현실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재생에너지 전력만으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실현 가능하며, 현재의 화석 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경제 구조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적은 투자와 자원이 소모된다."라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데이터 모델링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목표 전력생산 능력 : 30 TW (테라와트)

전 세계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능력 총합을 30조 와트로 제시했습니다. 대형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능력 (약 1 GW) 기준으로 계산하면, 30,000기 규모의 생산 능력입니다. 24년도 전 세계 총 전력생산 능력과 (약 9.7 TW) 비교하면 약 3배 이상의 규모이고,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능력 (약 4.5 TW) 대비는 약 6.7배 이상의 규모입니다. 더욱이 현재는 전력 외에도 운송, 난방 등에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수급방식도 존재하는 데, 30 TW 목표는 모든 에너지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생산능력 목표치이므로, 전 지구의 에너지 생산 구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 세계 전력생산 능력 (`24년) : 약 9.7 TW (화석연료 전력발전 + 재생에너지 전략발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능력 (`24년) : 약 4.5 TW (전체 전력생산 규모의 약 46%)
- 태양광 1.865 GW + 수력 1,283 GW + 풍력 1,133 GW + 기타 약 166 GW
(출처 :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 IRENA)


목표 전력비축 용량 : 240 TWh (테라와트시)

재생에너지의 단점은 햇빛이 없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등의 환경적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 240 TWh 규모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시합니다. 이 규모는 원전 1,000기의 (1 TW) 힘으로 10일 (240 시간) 동안 생산한 막대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설비 용량입니다. 국가별 전력 소비량 기준으로 비교 시, 대한민국 전체에 5개월 이상, 미국 전체에 3주 이상, 중국에는 1주일 이상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양입니다.

대한민국 연간 전력소비량 (`24년) : 558 TWh

미국 연간 전력소비량 (`24년) : 4,145 TWh

중국 연간 전력소비량 (`24년) : 8,990 TWh
(출처 : Enerdata)

또한 240 TWh 에너지를 전 세계에 분산된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소 (ESS : Energy Storage System)에 비축하고 활용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동형) 전기차 배터리 총합 : 112 TWh

(이동형) 항공 및 선박 배터리 총함 : 40 TWh

(고정형) 전기화학 배터리 총 저장 용량 : 46.2 TWh

(고정형) 열 배터리 총 저장 용량 : 41.4 TWh

요약하자면 운송수단의 배터리에 저장된 이동형 전력량과 전력망과 연결된 ESS에 저장된 전력량을 합산 수치이자, 유동적이고 유연하게 전력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예비전력의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력생산용 1차 에너지원 연간 규모 : 현재의 1/2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구조로 전환하였을 때, 전력생산에 필요한 연간 에너지원의 규모는 역설적으로 현재 에너지 구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된다고 예측합니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화석연료 운영방식에서 낭비되는 에너지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30 TW 생산 능력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240 TWh 비축용량으로 유동적으로 전력망에 대응하는 구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연간 83.6 PWh (페타와트시)에 해당하는 1차 에너지원이 필요하며, 이것이 현재대비 1/2 수준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재 필요 에너지원 규모 : 165.2 PWh (화석연료 133.7 + 재생에너지/바이오매스 31.5)

현재 필요 에너지원으로부터 얻는 최종적인 에너지 : 59.5 PWh

현재 손실 에너지 규모 : 105.7 PWh (64%)


변경된 필요 에너지원 규모 : 83.6 PWh (재생에너지 99.4 + 바이오매스 14 - 재사용 전력 29.8)

변경된 필요 에너지원으로부터 얻는 최종적인 에너지 : 72.8 PWh

변경된 손실 에너지 규모 : 10.8 PWh (10%)



총 투자 : $10조 (1.4 경원), 전 세계 GDP 10%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구조 구축에 20년간 약 10조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10조 달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막대한 규모입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비용이 지금의 화석연료 사용구조 유지 시 필요할 예상 비용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주장합니다.

향후 20년간 화석연료 투자 예상비용 : 14조 달러

향후 20년간 재생에너지 구조로 전환을 위한 투자 예상비용 : 10조 달러

또한, 다른 글로벌 지출항목과 비교 시에도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단서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총 GDP 대비, 약 10% 규모로 (22년 기준) 20년간 매년 평균 5천억 달러 사용 규모

전 세계 국방비는 약 2.7조 달러와 비교 시, 4년 미만의 금액


필요한 토지 면적 : 지구 육지 면적의 0.21%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ESS에 필요한 토지면적 총합을 지구 육지 면적의 0.21% 수준인 326,000 ㎢ 로 예측했습니다. 이 면적은 인도 전체면적 (328만 ㎢)의 10%, 사하라 사막 면적 (920만 ㎢)의 3.5% 수준의 공간입니다. 30 TW를 위해 증설되어야 하는 전력생산설비와 240 TWh 규모의 ESS 설비 고려 시, 물리적으로 요구될 토지 면적은 생각보다 막대하지 않은 규모입니다.


자원 부족 문제 : ZERO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배터리, 그리고 전력망 설비 등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광물 자원이 필요합니다. 재생에너지 전력 구조로의 전환 시 필요한 설비규모를 위해서 필요한 광물자원의 양은 20년간 12.8 기가톤이 될 것이라 예측됩니다. 전 세계에서 약 7년간 생산하는 철강의 총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정도 규모의 광물 자원량이 전 세계 매장량의 일부에만 해당할 뿐 아니라, 20년 간 계획을 실행하더라도 관련 광물자원이 고갈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예측하고 잇습니다.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은 (Silver)은 구리 (copper)로 대체 가능

풍력 터빈용 희토류는 점진적으로 최소화 가능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Lithium) 총필요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3 수준

배터리 양극재 원료 흑연 (Graphite) 은 인공 흑연 통해 공급량 확대 가능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을 위한 연간 광물채집 필요양은 3.3 기가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채굴되고 있는 화석연료 15.5 기가톤 대비, 10.8 기가톤이 오히려 감소

즉, 필요한 모든 광물이 지구상에 충분히 존재하며, 화석연료 시스템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자원부족 문제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질적인 제약은 광물량 자체가 아닌, 복잡한 규제 및 허가 절차에 있다고 지적하며, 친환경이 단순히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장 전체를 향한 여섯 가지 제시안

재생에너지 전력중심의 에너지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세부적인 제시안은 6가지 항목입니다.

1.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망 재편
2.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
3. 일상 및 산업용 난방 히트펌프로 전면도입
4. 공업용 고온 열공급 및 수소생산 공정 전력화
5. 항공/선박용 연료의 친환경화 확대
6. 지속가능한 에너지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설비 생산

1.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망 재편 :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탈탄소화, 친환경, 재생에너지 등의 구호는 각 국가의 정책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용확대는 사회적으로 권장되지만, 경제논리와 발전소와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력회사들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자발적으로 기존 전력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동기는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테슬라는 태양광 발전 (솔라루프, 솔라패널), 에너지 저장 시스템 ESS (파워월, 메가팩), 그리고 이를 제어하고 운영하는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솔루션 서비스, 즉 현재의 전력망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는데 필요한 기반시설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연장선 상에서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재편 화두를 이끌어 가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사업영역은 앞서 전 세계 목표 전력비축 용량으로 제시된 240 TWh 용량 중, 46.2 TWh를 차지하는 고정형 배터리 사업 즉 ESS사업에 해당합니다. 최근 9월 8일, Megas 행사에서도 차세대 ESS제품 메가팩 3과 메가블록을 공개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 46 TWh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자신들이 바라보는 시장의 규모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메가블록 이벤트 1:59)


그렇다면, 테슬라가 전 지구적 전력망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할 수 있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2017년 호주에서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 2016년 9월, 호주의 South Austratilia주에 강한 폭풍우로 송전탑 대량파손 및 대규모 정전사태 발생.
· SA주는 풍력발전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활용비중이 높고, 이 사건으로 안정적인 예비전력 필요성 대두.

· 2017년 초, SA 주정부는 ESS도입 계획 발표 및 전 세계 기업대상 입찰공고

· 3월 8일, 당시 테슬라 에너지부문 부사장 린든 라이브가 가정용 ESS제품 (파워월 2) 호주출시 행사에서 "테슬라는 SA주의 전력 위기 상황을 100일 안에 해결할 수 있다"라고 인터뷰 (출처 : AFR)

· 3월 9일, 아틀라시안 (Atlassian) 공동 창업자인 호주의 마이크 캐넌-브룩스가 트위터에 해당 인터뷰를 인용하며, 100MW ESS규모를 100일 안에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사실인지에 대한 질문을 트윗

· 3월 10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가 100일 안에 설치하지 못한다면 무상으로 제공하겠다." 직접 리트윗

· 7월 7일,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남호주 주정부는 ESS프로젝트 수행업체로 테슬라를 지정

· 9월 29일, 호주 전력망에 ESS설비 연결을 위한 기술적, 법적 허가 완료로 100일 카운트다운 시작

· 12월 1일, 남호주 Hornsdale 풍력발전 단지에 설치된 129 MWh 용량 ESS 가동 시작 (60여 일 소요)


당시 ESS 시장에는 AES Energy Storage, NEC Energy Solutions, Greensmith Energy 등, 기존의 선도 기업들이 존재하는 시장이었습니다. 당시 주된 방식은 부지에 배터리, 변압기, 개폐기 등 관련부품을 옮겨와 조립하고 제어 시스템을 구축을 진행하는 대규모 건설 방식으로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도 소요되는 기간으로 ESS 설비구축이 진행되었습니다.

테슬라는 ESS 산업의 후발주자였지만 그 방식에서 기존사업자들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기차를 통해 내재화한 배터리 팩 설계, 열 관리, BMS 기술과 기가팩토리의 대량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ESS를 표준화된 '완제품'으로 생산하여 현장에서는 '설치'만으로 프로젝트를 끝내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고, 이 방식의 차이에서 기존 ESS사업자들보다 월등히 적은 소요기간으로 ESS 설비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호주에서 실제로 선보였던 것입니다.


남호주 Hornsdale 풍력발전 단지에 설치된 129 MWh 용량의 ESS는 전 세계 최대규모였고, 'Tesla Big Battery'라고 별명 지어진 이 시설은 가동 직후부터 전력망 안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호주에서의 사례는 테슬라 에너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테슬라의 ESS 공급 실적은 23년 14.7 GWh, 24년 31.4 GWh를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고, 15% 수준의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로 ESS 시장에서 Sungrow, BYD, CRRC, Fluence (구 AES) 등의 기업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생산능력 또한 미국과 중국의 '메가팩토리'에서 연간 총 80 GWh ESS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품측면에서는 변압기 등 주변 장치까지 공장에서 사전 통합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1 GWh 시설을 20일 만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품 메가블록을 지난 9월 Megas행사에서 발표하며 ESS시장 주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개발생산기술역량과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대량구매함으로써 갖추게 된 배터리 원가 경쟁력은 ESS 개발생산의 방식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고, 테슬라는 이를 활용하여 ESS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켰습니다. 25년 현재, ESS시장의 강자로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의 전기차 OEM BYD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마치 아마존이 본업인 이머커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내재화한 서버인프라 운영역량과 유휴자원을 활용하여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을 만들어 냈던 것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테슬라는 제품 혁신과 제조 역량을 통해 46.2 TWh 규모의 에너지 저장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

고, 자신들이 선언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망 재편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테슬라 태양광 발전시설과 ESS 시설


2.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 : 테슬라 사업 포트폴리오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사업이 전기차 개발 및 판매라는 점은 명확합니다. 그렇기에 마스터플랜 3에서 전기차를 언급하는 것은 전기차의 판매량을 늘리려는 전략이라 해석하는 것은 상식적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기차의 배터리 자체가 움직이는 ESS로서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동시에 안정된 전력이 충전 비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은 재생에너지 전력중심의 에너지 구조로의 전환에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는 이 선순환 구조를 현실화하기 위해 인프라와 공급, 양쪽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측면 : 슈퍼차저 충전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슈퍼차저 충전 기술을 북미 표준으로 개방하여(NACS) 전기차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장애물인 인프라 부족 해결을 모색

공급 측면 : 연간 235만 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기가팩토리 네트워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대량 공급하며 시장의 수요를 견인

결론적으로 전기차는 테슬라에게 단순한 주력 상품이자 사업영역을 넘어, 자동차 시장과 에너지 시장을 연결하고 두 영역 모두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연결고리인 셈입니다.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에서 충전 중인 타OEM 전기차


3. 일상 및 산업용 난방 히트펌프로 전면도입 : 난방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화석연료 연소 방식의 난방을 히트펌프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테슬라는 히트펌프 제품화하여 시장에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기차 실내 공기난방 시, 전기로 열을 만든 과정에서 주행거리가 20-30%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히트펌프를 사용 중입니다. 21년형 Model Y를 시작으로 옥토밸브 (Octovalve) 히트펌프를 차량에 장착하여, 실내 난방 시 배터리 전력이 낭비되는 것을 최소화하여 주행거리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테슬라의 전략은 히트펌프 시장에서의 직접 경쟁이 아니라, 전력망 재편을 지속하여 전력공급이 안정화되고 전기요금을 낮아지면. 시장이 자연스럽게 가스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를 선택하게 되는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히트펌프 전면도입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4. 공업용 고온 열공급 및 수소생산 공정 전력화 : 제철, 화학 등 고온 가공이 필요한 공업은 탈탄소화가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힙니다. 이 분야에서도 고온 공정을 전기를 활용한 가열 방식으로 바꾸고, 수소 채집방식도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생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것이 네 번째 세부 제시안의 내용입니다.

이 영역에서도 테슬라는 산업용 설비를 직접 만들기보다, 히트펌프 전환 계획과 동일한 간접적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관련 산업계에 화석연료가 아닌 전력으로의 전환을 화두로 던지면서, ESS를 통해 산업용 전기 요금의 변동성을 줄이고 총비용을 낮춤으로써, 기업들이 화석연료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에너지 구조 재편에 영향력을 가져가고자 하는 방향성입니다.


5. 항공/선박 연료의 친환경화 확대 :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무게와 밀도의 한계상 장거리 항공기나 대형선박을 전기 배터리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항공 : 단거리는 전동화, 장거리는 합성연료 확대

단거리 항공기는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 전동화 가능

장거리 항공기의 전동화는 현재의 기술로는 제약조건이 존재하므로 합성연료 사용을 대안으로 모색

합성연료는(e-fuel) 피셔-트롭슈 공정 (Fischer-Tropsch process)을 통해 생산하며, 이 공정은
앞서 언급된 전력기반 수소생성을 비롯해 공기포집 기술, 전기분해 기술을 포함

연간 85조 갤런 항공유 사용량은 (약 3.1 PWh 에너지 규모), 합성연료 생산에 필요한 5 PWh 전력으로 대응하여 탈탄소화 가능

해운 : 대양을 횡단하는 배터리 탑재는 불가능하지만, 대안적 완전 전동화 가능

주요 항구들에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운항속도 및 항해경로 최적화로 중간기착 항구를 충전거점으로 활용

작은 배터리를 탑재하여 선박 건조비용을 낮추고 화물 적재공간으로 경제성 확보

결과적으로 전 세계 선박 소비 에너지 감소 (연간 3.2 PWh에서 2.1 PWh로 감소)


즉, 항공기와 선박에 사용되는 연간 약 7 PWh의 화석연료 사용량을 제거하고, 비슷한 수준인 7 PWh의 전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테슬라는 항공기 또는 선박을 제조하거나 합성연료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와 ESS에 필요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통해 배터리 집약도가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면서, 그리고 에너지구조 전반에서 전력공급망의 안정성 확대에 역할을 해나가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항공, 선박 분야에서도 배터리 사용을 최대화하는 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6. 지속가능한 에너지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설비 생산 : 지금까지 제안된 내용들을 실현하는데 전제조건이 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ESS 저장설비를 구축하는 것 그 자체도 필요한 과정입니다. 전 세계에 관련 시설을 구축되기 위한 설비 생산과정에서 필요로 되는 에너지의 양을 연간 4 PWh 규모로 계산했습니다. 앞선 내용에서 현재의 에너지 구조에서 사용되고 있는 최종적인 연간 에너지양으로 제시된 59.5 PWh 대비 7% 수준입니다.




계획의 실현 그리고 경험의 토대


지금까지 테슬라가 마스터플랜 Part 3을 통해 공개했던 전 세계 에너지 경제구조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목표와 계획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Part 1과 Part 2 대비 테슬라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 차원의 계획범위를 넘어서, 에너지를 주제로 정량적 예측치를 기반으로 복잡한 에너지 전환 문제를 단순화하여 제시하는 전 세계 차원의 계획이었습니다.


상당한 분량과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예측치 뒤의 현실적인 실행계획이나 예상되는 장애요소들 (자원 조달의 복잡성, 공급망의 취약성 등)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은 부족하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테슬라의 사업영역인 전기차 판매사업과 에너지솔루션사업의 확장을 위해 선언적으로 제시하는 메세지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이 글의 본질적인 목적인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마스터플랜 3의 시사점은

테슬라 제품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에너지 생산 방식, 이동수단의 동력원, 산업의 기반까지,
즉 경험의 물리적 토대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설계하고자 한다는 점

Part 1과 Part 2 가 그러했듯이 Part 3도 지금의 현실세계에서 허무맹랑한 내용일 수 있지만,
전 세계가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계획이다"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경험 그 자체를 제공하는 것

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기차, 자율주행, 그리고 에너지까지 이어지는 테슬라의 마스터플랜을 분석하는 글이 분량이 길어져 나누어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드디어 가장 최근의 마스터플랜 Part 4를 통해 지금까지의 계획을 토대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까지 어떻게 인간의 노동과 생산성, 그리고 일상을 재정의하여, 궁극적으로 "풍요의 경험"을 설계하고자 하는지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Master Plan Part 3 | Tesla

Tesla on X: "Master Plan Part IV" / X

Renewable capacity statistics 2025

세계 전력 소비량 | Enerdata


권해강 :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