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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May 18. 2022

지방 촌닭의 서울에서 살아남기

1. 지금 가고 있는 길… 이 길이 맞는 걸까?

  어린 시절 커서 ‘00’이 되겠다는 결심은 더 이상 실현이 어려워졌다. 내 나이 20대 중반... 이제 무언갈 이루어 내기 위해서 하루하루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나는 현재 방송 프로덕션에서 일하고 있다. 피디, 쉽게 말하면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다.


  는 허울 좋은 소리고 그냥 아직 방송이 뭔지, 내가 만들고 있는 건 무엇인지, 이게 맞는 건지, 나의 방송 정체성(?)부터 고민하고 있는 조무래기이다. 여전히 편집기는 너무 광범위하고(파이널컷 7을 쓰고 있다), 자막은 무엇인지, 어떻게 쓰는 건지, 좋은 앵글과 나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실험적인 컷들은 도대체 뭔지... 하루하루가 모르는 것 투성이이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더 부끄러워졌다.


  그래도 어떡해 내 일은 책임지고 끝까지 해내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달려온 지 어언 3년. 어느덧 나는 여기까지 와버렸다. 지방 출신의 촌닭은 서울에서 월세살이를 하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보증금 500에 50짜리 노후된 원룸 방에서 살다가 지금은 조금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저금하는 돈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나의 하루하루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중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소품들과 물건 가구들은 추후에 소개하겠다.


  혼자 독립해서 살다 보니 새삼 이런 생각은 든다. 어쩌다 나는 여기까지 왔는지. 나는 앞으로 어디로 가게 될지. 단지 저녁식사 시간에 가족과 함께 보던 주말 예능이 좋았고, 글이 많은 책이 좋았고,  상상을 마음껏 그려낼  있는 하얀 이면지가 좋았다. 덕분에 나는 지금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고 글과 자막을   있게 되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그림은  생각을 표현할  있는 수단이 되었다.


  커서 식물학자가 될 테야, 패션 일러스트 레이터가 될 거야, 디자이너가 될 거야, 스토리보드 작가가 될 거야. 이렇게 외치던 소녀는 어느새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성인이 다 되었다. (노안이라는 소리이다.) 때로는 하고 있는 일에 회의감, 권태감이 들기도 하지만(사실 자주) 나는 어느새 노력만으로 서울에서 버틸 수 있는 단단한 촌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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