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일 만의 변화. 한 달이 1년의 변화와 같아진 현재
AI agent. AI native. AX.
여전히 생소한 단어인데, 이젠 모르면 안 되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찐 문과 태생, 10년이 넘게 글을 쓰고 마케터라는 직무를 해오고 있는 나에게 현시대의 변화 속도는 벅차지만 도파민 돋는 변화이기도 하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글 쓰는 게 좋아서 마케터로 10년을 살아온 나이기에 이 변화가 흥미로우면서도 달갑지는 않기도 하다. 뉴스나 SNS에서 조차 AI가 대부분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고,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라는 전망을 매일같이 접하다 보니 어떤 부분에선 인간의 존엄성이 헤쳐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없지는 않기도.
딱 10년의 시간을 채운 시점에 고민이 정말 많았다.
앞으로 5년 뒤 내가 40이라는 숫자로 찍혔을 때, '나는 조직에서 돈을 받고 일할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 고민을 고민에서 끝내지 않기 위해 할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을 꽤나 하고 있던 차,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모두 믿음을 갖고 AI를 적극 활용하여 생산성과 퍼포먼스를 비약적으로 올려주세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주말 동안 대표님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다양한 경험 후 월요일 오전 볼타 팀 전체에 공표하셨다.
AI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해 AI네이티브 조직으로 변화하자는 말.
솔직한 마음으론..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라는 거지?
지금도 글쓰기와 업무 생산성은 GPT로, 검색은 Perplexity, 이미지는 Gemini 나노바나나로 만들어내며 AI 에이전트 활용을 꽤나 하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
물론, 개발자들은 대부분 클로드로 코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야 매일 듣고 있지만 그 외 업무에서 과연 얼마나 에이전틱 AI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았기에 적당한 슬랙 이모지를 남기고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미팅에 불려 가기 전까지.
따로 불려 갔다. 대표님과의 1on1은 언제나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기에 조금은 어려운 마음으로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결론, 클로드 확장 사용법 교육.
내 경우엔 약 1년간 GPT PLUS 요금제로 월 $20를 회사에서 지원해 주고 있었는데, 이번에 CLAUDE MAX로 변경하고 월 $100를 지원해 주겠다는 말이었다.
볼타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 조직 외 직무 인원이 마케터, 나뿐인데 나조차도 월 $100의 AI 에이전트를 사용해서 그 이상의 생산성을 가져오라는 것.
AI 네이티브 조직. 기술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IT 스타트업 조직 다운 선택이기도 하다.
어쨌든, 카드결제가 되어버렸고 한 달간의 사용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떻게든 한 달 안에 월 $100 그 이상의 생산량을 만들어내 나의 가치를 증명해 내야 한다. 개인적인 이슈로는 딱 한 달 뒤 신혼여행이라는 빅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에 조금은 조급한 마음도 겹쳐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리에 돌아오자마자 내가 에이전틱 AI로 어떤 걸 해볼 수 있을지 메모장에 나열해 보기 시작했다.
우선 내 주요 업무를 나열하고, 각 업무를 어떻게 에이전틱 AI 방식으로 바꾸지? 이 조차도 AI 에이전트와 논의.
이전에 AI 에이전트에 명령어 기반 프롬프트를 작성했다면, 이젠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나열하고 AI는 어떤 제시를 하는지 보면서 계속 티키타카 하는 방식으로 바꿔보았다.프롬프트를 정교화 해도 자꾸 어긋나는 경우 때문에 매번 혼내던 방식이 아닌 이젠 진짜 내 옆자리 동료랑 아이데이션을 하는 방식.
결과는 달랐다.
1주일 업무 중 70%에 해당하는 반복업무는 AI와 논의 끝에 자동화 스케줄로 셋팅했고, 그 외 업무 또한 매일 같이 AI 에이전트와 대화중이다.
내 머릿속 생각이 AI에 흘러들어가 AI가 내 사고를 확장해 주는 흐름. 이전과 완벽히 달라진 부분이다.
이제 겨우 3일 차,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선해 나가겠지만, 이전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던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은 단순히 내 프롬프트를 실행해 주는 도구를 넘어서 사고를 확장시켜 주는 옆자리 동료와 같다는 점. 내가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범위까지 확장해서 제안하고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랄까.
그런데 사실, 에이전틱 AI를 적극 활용하는 건 개발자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다. 지금껏 마음속 거리감 때문에 내가 저 정도의 돈을 써서 충분한 값어치를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크기도 했고.
웰컴레터 자동화, 데이터 분석 자동화 같은 건 개발자나 IT 친화적인 사람한테는 너무 쉽고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찐 문과 태생이자 콘텐츠 마케터로 활동을 해온 나는 데이터 대시보드 하나 구축하는 것조차 하루 종일 걸릴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딱 반년 전까지 API에 대한 개념조차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을 AI 에이전트에게 말하고, AI가 제시해 준 방향대로 '진행해줘'라는 명령어 하나로 자동화 시스템이 5분만에 구축됐다.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미래를 보여주는 SF 영화같달까.
딱 3일 만에 내가 만들어 낸 것들.
그중 업무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여준 건 블로그 콘텐츠 완전 자동화다.
매일 직접 키워드를 아이데이션 하고, 검색량 기반으로 작업 우선순위를 파악 후, 그에 맞춘 콘텐츠 글쓰기에 이미지 제작까지 모두 다 내가 수동으로 처리하는 과정이었다.그치만 이젠 키워드 서치부터 콘텐츠 작성, 이미지 제작, 심지어 블로그 채널에 업로드하는 것까지. 1건 포스팅에 최소 반나절이 걸리던 과정을, 시작부터 발행까지 3분 만에 끝내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꿨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
모든 기업의 마케팅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잠재 고객의 유입 퍼널을 설계하고, 최종 전환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구현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잠재 고객 유입이 어디서 이뤄지고 있는지, 유입은 많은데 전환이 높지 않은 채널은 무엇인지 시시각각 파악해서 최적화해 나가야 하는데. 꽤나 시간을 잡아먹는 업무이기에 주 1회 처리가 한계였다.
그치만 paid, organic, 서비스 유저, direct, AI 검색 유입 등 경로를 분류하고, 각 경로별 성과를 분석, 페이지별 인기도와 키워드 유입까지 체크해서 개선점을 뽑아내는 이 과정. 지금은 10분 투자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매일 오전 10시, 슬랙 알림으로 분석 결과를 받아본다. 주 1회가 일 1회로, 데이터를 보는 밀도 자체가 달라졌다.
볼타에 새로 가입한 유저에게 보내는 웰컴레터도 자동 분류·발송으로 전환했다. 웰컴레터 또한 각 고객 상황에 맞춤 메시지로 발행하기 때문에 수동 분류가 필수였는데, 매일 10분씩 처리하던 일이 이제는분류와 발송까지 자동으로 처리된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1인 마케터로서 매일 처리하는 모든 업무를 에이전틱 AI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시간 내 사용량 100% 채워버리면 1시간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데, 그러면 돌로 나무를 자르던 원시인처럼 수동으로 업무 하기를 반복.
딱 3일 만에 느낀 변화이다.
마케터답게 어느 정도의 과장이 섞인 표현이면 좋겠지만 직접 체감한 변화이다.
10년 간 경험하고 체득한 업무 스킬이 딱 1년도 안 돼서 올드한 방식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내가 접하는 1달의 기술 변화가 1년 간의 변화 그 이상.
그럼에도 이러한 시대 변화에 자유도 높은 기회를 팀원에게 모두 지원하는 조직은 몇 없기에 그 기회를 최대치로 활용해 보고자 한다.
하루마다 달라지는 나의 업무 루틴, 나조차도 신기할 따름.
AI 네이티브 조직화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면서도 나 또한 볼타의 구성원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성향과 맞아 시너지가 나는 중.
단 3일 차에 문과태생, 비개발자 타이틀로 업무의 70%를 자동화 시스템 구축해 낸 과정.
이건 시작일 뿐이다.
다음 글에서는 API라는 단어조차 몰랐던 내가 어떻게 10분 만에 업무 자동화를 구현했는지,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비개발자 마케터의 에이전틱 AI 실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