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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Jan 03. 2022

영어 유치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5~7세 영어 유치원 학비는 대학 등록금보다 1.9배 비싼 연평균 1,244만 원. 교재비와 방과 후 수업까지 포함하게 되면 월 100만 원은 거뜬히 넘는다.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높은 경쟁률에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3년 넘게 영어 유치원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다양한 성향과 실력을 가진 아이들을 만났다. 과연 영어 유치원을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영어 유치원'만' 다녀서는 2~3년을 투자하더라도 학부모님들이 기대하는 영어 실력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근무하는 영어 유치원 본 수업은 총 5교시로 이루어져 있으며 35분*5 = 175분. 하지만 하루에 한 시간은 한글, 수학, 체육 다양한 활동을 하므로 영어 몰입 수업은 35*4=140분. 즉 하루 중 20%의 시간만 영어에 노출이 되므로 집에서 함께 도와주지 않으면 점점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배운 내용을 함께 살펴보고, 집에서도 영어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줄 준비가 된 학부모님들이 영어 유치원에 자녀들을 보낸다면 비교적 만족하는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다른 오해는 "영어와 한글은 별개이다."  실제로 한글을 아직 다 떼지 않았는데 영어를 먼저 읽기를 바라는 학부모님들이 종종 있다. 영어 읽기를 7세가 되어도 못 읽는 95% 이상의 친구들은 모두 한글 읽기도 어려워한다. 모국어가 되어야 제2외국어인 영어도 잘할 수 있다. 영어뿐 아니라 꾸준한 한글 글 읽기와 자녀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자유롭게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연습이 된 친구들이 학원에서도 영어로 의사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한다. 결국 말이 없는 친구들은 영어 유치원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영어 말하기 실력 향상이 더디고, 본인의 의사 표현을 하기 좋아하는 친구들은 서툰 영어라도 끊임없이 말하기에 정말 빨리 말하기가 느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당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마다 영어 실력 향상이 되는 순간이 모두 다르다는 것. '왜 우리 아이는 3년이나 다녔는데 아직도 잘 못 읽을까요?' '저희 아이 평균 이하 아닌가요?' 등 불안해하는 학부모님들의 모습을 많이 봤다. 물이 99도까지 끓지 않다가 100도가 되면 끓기 시작하듯이 아이들도 각자 입이 트이는 순간이 모두 다르다.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면 언젠가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할 때가 분명 오게 된다. 영어 공부를 학습식으로만 노출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영어가 언어가 아닌 시험과 학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들이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옆에서 꾸준히 노출시켜주고 부모의 속도가 아닌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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