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정체가 심해 길에서 9시간을 허비했다. 스키방학 마지막 토요일이었음에도 프랑스식 여유를 부렸던 게 화근였다. 한국휴가철엔 자는 애들 입에 빵 하나씩 물려 넣고 새벽부터 서둘러 정체를 피했다. 한국식 빠릿빠릿함을 벌써 잃은 건가. 9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는 하염없이 늘어나는 구글맵의 도착 시간을 확인하며 허탈해했다. 1년을 기다린 본인의 날이었다. 다행히 문 닫기 직전 빵집에서 마지막 남은 케이크를 확보, 번갯불에 콩 볶듯 탄생 9주년을 기념했다.